연극 러브레터




지난 일요일 오후에 대학로 JTN아트홀 1관에서 연극 <러브레터>를 관람했다. 
11개월만의 대학로 방문이라서 즐거운 발걸음으로 달려갔다. 



연극 러브레터는 미국 극작가 A.R.Gurney(Albert Ramsdell Gurney Jr. 1930-2017)의 
동명희곡 <Love Letters>가 원작이고 조은아가 번역/각색, 위성신이 연출했고 수컴퍼니가 제작했다. 

A.R.거니의 원작은 뉴욕 공공 도서관(New York Public Library)에서 1988년에 초연됐고 
작가 본인과 여배우 홀랜드 테일러(Holland Taylor. 1943-)가 출연한 2인극이고 낭독극이었다. 

한국 초연은 1995년이었다고 하는데 
이웃 일본에서는 이보다 앞선 1990년 8월 19일에 연출가 아오이 요지(青井陽治. 1948-2017)의 번역, 연출로 
토쿄 시부야구에 있는 파르코 극장(PARCO劇場)에서 초연했다. 
초연 무대에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배우 야쿠쇼 코지(役所広司)와 오타케 시노부(大竹しのぶ)가 출연했다. 
일본에서는 거의 매년 상연되고 있어서 낭독극 하면 자연스레 러브레터가 떠오른다고 하는 
관객이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있는 작품으로 알고 있다. 



2020년 리뉴얼하여 재개관한 파르코 극장에서 연극 러브레터 30주년 기념 공연 무대에 오른 오타케 시노부 배우. 
상대역은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孤独のグルメ)>의 마츠시게 유타카(松重豊) 배우. 



위성신 연출가의 손을 거쳐서 낭독극에서 연극으로 탈바꿈하고 오랜만에 국내 무대에 오른 연극 러브레터에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가장 큰 요인은 바로 하희라 배우가 출연한다는 거였다. 



왜냐하면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처음에 관람했던 연극, 
즉 첫연극이 바로 당시 하이틴 스타였던 하희라 배우가 출연한 연극이었기 때문이다. 
샘터 파랑새 극장에서 관극했던 연극 <난 영화배우가 되고 싶어>가 뇌리에 아련하게 떠오른다. 



연극이라는 살아있는 예술의 멋과 재미에 눈을 뜨게 만들어준 그녀를 
오랜만에 다시 무대 위에서 만나게 되었으니 어찌 설레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연극 러브레터는 동갑내기 두 주인공이 50년에 걸쳐서 주고받은 편지 내용을 시간순으로 풀어낸다. 

남자주인공 앤디(Andy)의 풀네임은 Andrew Makepeace Ladd III 이고 
여자주인공 멜리사(Melissa)는 어머니의 이혼과 재혼으로 성이 바뀌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풀네임은 Melissa Gardner 이다. 
앤디는 글쓰기를 좋아하고 온화한 성격인 것에 반하여 멜리사는 글보다는 그림을 좋아하고 활달한 성격이다. 
둘이 처음 만난 것은 초등학교 2학년생인 8살 때였고 
멜리사의 생일 파티에 초대받은 앤디가 멜리사의 어머니에게 감사 편지를 쓴 것이 계기가 되어 
앤디와 멜리사 간에 편지 왕래가 시작되었다. 
몇 년 후 앤디가 전학을 간 이후에도 두 사람의 서신 교환은 중고교 시절, 대학 시절을 거쳐서 
사회인이 되고 결혼하여 각자의 가정을 가진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각자의 바쁜 일정 때문에 또는 상대방에게 마음의 상처를 받아서 한동안 답장이 뜸한 경우도 있긴 했으나 
그럼에도 둘 중의 한 명은 상대방의 답장을 기다리며 편지를 쓰고 또 써서 둘의 관계는 
멜리사의 장례식에서 앤디가 그녀의 어머니에게 마지막 편지를 전달할 때까지 50년 동안이나 지속되었다. 



솔직히 말해서 낭독극은 배우들 입장에서는 큰 부담감 없이 임할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의자에 앉아서 대본을 읽을 뿐이니 대사를 외울 필요도 없고 몸으로 연기하는 수고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러브레터는 낭독극이었던 기존 장르에서 벗어나 일반 연극으로 변화하였기에 
출연자들이 많은 양의 대사를 외워야 했고 때로는 몸짓으로 연기도 해야 했으므로 
낭독극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양의 노력과 시간을 들인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우선 박수를 보내고 싶다. 

분을 못 이긴 멜리사가 책상 위에 엎어져서 허우적대는 몸짓이라든가 
멜리사에게 함부로 말을 했던 앤디가 잘못했다며 바닥에 무릎을 꿇는 몸짓 등 
낭독극이었다면 볼 수 없었을 생생한 몸짓이 더해져서 극에 생동감과 활력을 더하였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 같은 무대 위에 있으면서도 두 배우의 공간이 끝까지 합쳐지는 일은 없었다는 것이다. 

상수(객석에서 봤을 때 무대의 우측)는 앤디의 공간으로, 
하수(객석에서 봤을 때 무대의 좌측)는 멜리사의 공간으로 설정이 되어 있는데 
극의 진행방식이 앤디와 멜리사가 번갈아가며 자신이 쓴 편지 내용을 소리 내어 읽는 방식이다 보니 
두 배우가 서로 다른 공간에 있다는 설정임에도 
전화 통화를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대사를 주고받는 것은 가능하였으나 
학교 댄스파티를 회상하는 장면이나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던 밤을 회상하는 장면 등에서는 
두 주인공을 회상 장면의 그 공간 속에 함께 집어넣고서 
대사뿐만 아니라 몸짓의 합까지 맞추는 시도로까지 변화를 주었다면 
보다 다이내믹한 무대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날 공연은 멜리사 역에 하희라, 앤디 역에 임호 배우였고 공연시간은 95분이었다. 
두 배우 모두 TV를 통하여 낯익은 얼굴이라서 반가웠고 
앞서 언급했듯이 하희라 배우와는 인연이 있어서 특히나 반가웠다. 
임호 배우의 근엄한 목소리는 차분하고 안정된 성향의 앤디 역에 잘 맞았고 
하희라 배우의 새된 목소리는 어디로 튈지 모를 말괄량이 타입의 멜리사 역에 잘 어울렸다. 



연극 러브레터에서 하희라 배우는 뮤지컬 영화 <오즈의 마법사(The Wizard of Oz. 1939)>의 주제가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를 비롯하여 자유분방한 멜리사가 여행하는 나라들의 이미지에 맞추어 
<라 비 앙 로즈(La Vie en rose)>,<펠리스 나비다드(Feliz Navidad)> 등 여러 곡을 간드러지게 노래한다. 
그녀를 뮤지컬 무대에서 만나볼 날을 손꼽아봐도 좋을 듯하다



거니는 미국의 상류사회를 구성하는 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 앵글로색슨계 백인 개신교도)의 
권위가 약해져 가는 시대적 추세를 날카로우면서도 재치 있게 그려낸 작가라고 평가받는데 
이 작품에서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일시적으로는 촉망받는 예술가로 주목을 받았으나 
결혼생활에 실패하고 예술가로서의 명망도 잃은 채 
알코올에 의존하다가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는 여주인공의 인생에서 그러한 경향을 엿볼 수 있었다. 

중년이 되어서야 불륜인 걸 알면서도 두 주인공이 서로를 향한 사랑의 깊이를 새삼 확인하는 
모습에서 영화와 뮤지컬로 접했던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떠올랐다. 
멜리사는 "지난 밤이 50년 세월을 채워준 것 같다"며 들뜬 목소리로 행복해했지만 
착한 아내와 세 아들의 아버지이자 하버드대 법대 출신의 상원의원 신분이 된 
앤디에겐 다시 찾아온 사랑보다 지켜야 할 것이 많았다. 
사랑은 타이밍이란 말은 진리인 듯하다. 





연극 러브레터 커튼콜. 





Manchester Community College 의 러브레터 공연 영상. 

유튜브에 연극 러브레터 낭독극이 풀영상으로 올라온 것이 있어서 링크해 보았다. 
확실히 배우들의 몸짓이 없어서 심심한 낭독극보다는 몸짓이 가미된 연극 쪽이 극적인 재미는 배가 된다. 



이 글은 초대권을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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