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브릴리언트 찬란하게 빛나던 2020/09/28 18:16 by 오오카미




9월 중순에 대학로 업스테이지에서 연극 <브릴리언트 - 찬란하게 빛나던>을 두 차례 관람했다. 
연극 브릴리언트는 강원도 지역의 아티스트들이 힘을 합쳐 만든 
사회적협동조합 무하가 대학로 진출 프로젝트로 제작한 작품이다. 
장혁우 작/연출, 김준/장혁우 작사, 김준/김재덕 작곡이고 공연시간은 85분이다. 


연극 브릴리언트는 2인극이고 각 배역은 더블캐스팅이다. 
자신이 작사, 작곡한 노래를 세상에 꺼내는 것이 무서워서 커버 노래만 부르는 
무명의 인디 가수 연수 역에 간미연, 김서별, 
미래에 꿈꾸는 자신의 이상적 모습은 확실하지만 현실의 벽에 늘 부딪히는 
무명의 연극 배우 지훈 역에 황바울, 염성연 배우가 출연한다. 
간미연 배우와 황바울 배우가 실제 부부여서인지 
출연자 일정표를 보면 미연과 바울 페어, 서별과 성연 페어로 남녀 조합은 고정이 되어 있다. 
필자는 베이비복스 시절부터 간미연 배우의 팬이므로 두 회 공연 모두 미연과 바울 팀으로 관람했다. 



무대는 2층 구조로 되어 있는데 2층은 등장인물들이 극 중에서 무대에 서는 장면에서 공연장 무대로 활용이 된다. 
즉 연수가 관객도 없는 거리에서 쓸쓸하게 버스킹(거리공연)할 때, 
지훈이 아르바이트로 어린이용 뮤지컬 무대에 악역으로 출연할 때, 
그리고 엔딩부에서 연수가 메이저 데뷔 후 단독 콘서트를 여는 장면에서 2층 무대가 사용이 되고 
그 밖의 상황에서는 대부분 1층 무대가 주된 무대로 사용되었다. 



연극은 연수의 버스킹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 작품은 연극이지만 극 중에 3곡의 오리지널 음악을 삽입하여 뮤지컬적 요소를 가미하고 있다. 
네이버 바이브, 멜론 등 음원사이트에서 <브릴리언트 OST>를 검색하면 이들 노래를 만나볼 수 있다. 
OST의 노래는 김서별, 염성연 배우가 녹음한 걸로 알고 있다. 



간미연 연수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이 공연을 위하여 만들어진 신곡들을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겠다. 
또한 지훈이 연수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즉흥적으로 베이비복스의 <Get Up> 멜로디를 흥얼거리는 장면에서 
가사를 바꾸어 게럽(get up) 대신 공연의 협찬 맥주인 테라로 가사를 바꾸어서 부른다든가 
지훈과 연수가 동거하며 둘만의 알콩달콩한 시절을 보내는 장면에서 
지훈이 연수의 뒤에서 그녀의 양쪽 머리카락을 잡고 늘어뜨리더니 양볼에다 딱 붙이고서는 
넌 이 헤어스타일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하여 Get Up을 부르던 시절의 간미연 배우를 떠올리게 하는 둥 
베이비복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애드리브가 몇 장면에 사용되어 그 시절을 기억하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그 시절의 머리모양을 오랜만에 관객들에게 보이게 된 미연 배우가 "수치스러워"라고 맞받아친 애드리브도 걸작이었다. 



연수가 달콤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오프닝은 
관계자외 출입금지인 스태프실에서 흘러나온 시끄러운 목소리 때문에 깨어지고 말았다. 
마침 스태프실 근처의 좌석이었기에 공연 중에 어떤 몰지각한 인간이 매너 없이 큰소리로 대화를 나누나 싶어서 
조용히 하라고 한마디 해야 하나 하고 스태프실을 돌아보았는데 문을 열고 나타난 것은 상대역인 황바울 배우였다. 
연극 <나의 PS파트너>나 이 연극처럼 공연 중인 무대에 불청객이 나타나서 무대에 난입한다거나 
뮤지컬 <루나틱>처럼 관객의 한사람인 척 객석에 앉아 있다가 공연 중간에 뜬금없이 무대에 올라가는 식으로 
독특한 배우 입장법을 취하고 있는 공연이 간혹 있다. 



연극 브릴리언트의 하이라이트는 부제 찬란하게 빛나던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남녀 주인공이 한창 뜨겁게 사랑했던 과거의 그 찬란했던 시절을 사랑스럽게 그려내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청중이 한 사람밖에 없었다고는 하나 연수의 버스킹은 지훈의 시끄러운 전화통화 때문에 엉망이 되어 버렸다. 
얼마 후 어린이날에 야외공연장에서 맥주 판매 아르바이트를 하던 연수는 
무대 위에서 악당 역으로 출연한 지훈을 우연히 발견하고는 공연이 끝난 후 
앵콜을 연거푸 외쳐서 열 차례가 넘는 커튼콜을 수행하게 하여 그를 기진맥진하게 만듦으로써 
자신의 거리공연을 망쳐놓은 죄에 대하여 귀여운 복수를 달성한다. 

이렇듯 연수와 지훈의 만남은 일종의 해프닝처럼 시작되었지만 이내 동거하는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연수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동안 사랑을 꽃피워가는 연수와 지훈의 모습은 훈훈하고 사랑스러웠다. 
미연과 바울 두 배우가 실제 부부 사이이다 보니 
두 사람의 실제 연애시절이나 신혼시절도 무대 위의 모습 같았을 거라고 자연스레 상상해보게 됐다. 



깨를 볶는 듯한 고소한 냄새가 피어오르던 연인의 사랑은 그러나 현실의 벽 앞에 부딪히고 만다. 
사랑도 돈이 있어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현실이 고깝지만 어쩌겠는가. 그것이 현실인 것을. 
이별한 후에야 그들은 깨닫는다. 지난 사랑이 얼마나 소중했던가를. 
하지만 돌이키기에는 이미 늦어 버렸다. 
찬란하게 빛나던 그때는 이젠 추억 속에서만 돌이켜볼 수 있는 과거의 유산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브릴리언트는 있을 때 잘하라는 명언을 떠올리게 하는 아련한 여운이 남는 연극이었다. 
잃어버린 후에야 사람들은 알아차리곤 한다. 그것이 얼마나 소중했던가를. 
잃기 전에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는 것은 어리석은 인간의 한계이자 숙명일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렇기에 가질 수 없는 너는 그래서 더 빛나 보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연극 브릴리언트 찬란하게 빛나던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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