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우로보로스 2020/08/28 17:16 by 오오카미




지난 주말에 대학로 민송아트홀 2관에서 연극 <우로보로스>를 관람했다.
민송아트홀이 기획하여 올해 처음 연 제1회 29아나 관람전에는 5개 극단의 작품이 출품됐는데
우로보로스는 그 중 마지막을 장식한 작품이었다.
29아나 관람전은 20세에서 90세까지 아무나 관람할 수 있는 관람전 같은 연극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연극 우로보로스는 극단 우로보로스 제작, 김영미 작/연출,
추보름 조연출, 이유리/김지연 영상이고 공연시간은 100분이다.



연극의 제목 우로보로스는 그리스어이고 "꼬리를 삼키는 자"라는 뜻이다.
먼 옛날부터 용이나 뱀이 입으로 자신의 꼬리를 물어서 원 모양을 만든 형태를 우로보로스라 불렀고
처음과 끝이 연결되어 무한하게 순환한다는 의미를 내포하여 윤회나 영원불멸의 의미로도 사용되었다.



진정한 자아를 찾기를 염원하여 친구들과 여행을 계획한 중년의 여인 인화 역에 이현경,
인화의 오랜 친구이자 대학교수 부인이고 자원봉사 다니는 걸 자랑하는 현실 역에 조정민,
인화의 오랜 친구이고 돈 많은 티 내는 걸 좋아하고 몸치장하길 좋아하는 로라 역에 이영은,

인화의 젊은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이타주의적 성격의 여자1 역에 김다혜,
현실의 젊은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개인주의적 성격의 여자2 역에 하연숙,
로라의 젊은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이기주의적 성격의 여자3 역에 최지수,

수도승처럼 욕망을 절제한 삶을 갈구하며 바닷가 절벽 위에 펜션을 지은 펜션 주인 역에 서반석,
중년의 측량기사이고 오랜 경험으로 여자의 속성을 꿰뚫고 있다고 자신하는 남자1 역에 오일영,
젊은 측량기사이고 마술과 시 낭송 등 다양한 기술로 여자를 현혹시키는 남자2 역에 김동휘 배우
이렇게 9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연극은 인화의 독백으로 시작된다.
천천히 돌아가는 커다란 관람차 위로 헬리콥터가 지나간다 싶었는데
그 헬리콥터가 관람차를 끌어올려서는 어딘가 알 수 없는 세계로 이동했다는 꿈 이야기 같은 내용이다.

연극의 주된 배경은 경치 좋은 바닷가 절벽 위 펜션의 1층 로비(응접실)다.
인화의 오랜 친구 현실과 로라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대학교수 부인인 현실은 자원봉사 다니며 보람을 느낀다고 은근히 자랑을 늘어놓고
돈 많은 사모님 로라는 몸에 걸친 값비싼 옷과 장신구를 뽐내며 공들인 미모에 관하여 대놓고 자랑을 한다.
둘의 대화 속에서 이번 여행은 인화가 계획을 했고 얼마 전 인화가 이혼했음이 알려진다.
현실과 로라는 이혼한 친구를 위로해주려고 흔쾌히 여행에 함께했다.



뒤늦게 내려온 인화가 합류하여 오랜 우정으로 맺어진 중년의 세 여성이 담소를 나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펜션에 예약을 넣은 세 명의 젊은 여성이 로비에 등장한다.
회사에서 남자들에게 동등한 동료로 인정받고 있다고 자랑하는 여자1,
글래머스한 몸매를 과시하며 펜션 주인에게 유혹의 눈길을 보내는 여자3,
성격이 달라서 충돌하는 여자1과 여자3 사이에서 완충제 역할을 하며 
스스로를 희생하여 주변사람들을 보살피는 여자2.

조금 떨어진 두 개의 테이블에 둘러앉은 다른 연령대의 세 여자들이지만
여자 1, 2, 3의 이미지는 순서대로 현실, 인화, 로라의 이미지와 닮아 있다.
어쩌면 여자 1, 2, 3의 모습은 오래전 현실, 인화, 로라의 모습일는지도 모른다.



술이 돌고 흥이 오르자 두 테이블 간에도 대화가 오가며 여자들의 수다로 분위기가 무르익는데
불청객 두 남자가 펜션을 방문한다.
이들은 측량기사이고 근처에 업무차 왔는데 이곳 경치가 너무 멋있어서 하룻밤 묵고 싶다고 말을 꺼냈다.
펜션 주인은 이곳은 예약제로만 운영하기 때문에 당일 손님은 받을 수 없다고 거절하지만
로비에 있던 여인들 중에서 낯선 남자 손님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미는 이들이 있었다.

중년의 선배 측량기사는 무언가를 갈망하는 듯한 인화에게서 동질감을 느끼고선 그녀에게 주목하고
젊은 후배 측량기사는 마술쇼를 선보여서 여인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현장의 분위기를 띄운다.



벨기에 작가 모리스 메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 1862-1949)의 동화
<파랑새(L'Oiseau bleu. 1908)>는 치르치르와 미치르 남매는 행복의 상징인 파랑새를 찾으러
과거와 미래의 나라를 모험했지만 기나긴 여정에서도 끝내 파랑새를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남매가 그토록 찾아다녔던 파랑새는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남매의 집 새장 속에 있었더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파랑새 동화는 원하는 것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에 있다는 교훈을 전하고 있다.

연극 우로보로스에서 인화는 어린 시절의 자신이 진정한 자아에 가까웠다고 생각하여
어린 시절부터의 두 친구 현실, 로라와 함께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든 땅으로 여행을 떠난다.
오랜 친구들과 그곳에 가면 세월의 풍파와 세속의 때에 찌든 지금의 내가 아닌
훨씬 순수했고 완전했던 옛날의 나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희망한 것이다.
그러나 그곳의 경치 좋은 펜션에서 두 친구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인화는 깨닫게 된다.
과거의 나도 나였고 지금의 나도 나라는 것을.

연극의 처음과 마지막에서 울려퍼지는 인화의 독백은 철학적이기도 하고
데이비드 리드 존슨(David Read Johnson)의 <발달적 변형(Developmental Transformations)>
이론의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여 다소 난해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펜션 로비에서 벌어지는 인물들 간의 좌충우돌은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내용이었다.
그것이 비록 현실이 아니라 인화의 상상 속의 이야기였다 할지라도.
자아를 탐구하는 것도 좋지만 일단은 지금의 나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이것이 개인적으로 이 연극에서 느낀 작품의 메시지다.





연극 우로보로스 커튼콜.





덧글

  • tvair 2020/08/29 21:01 # 삭제 답글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넉넉한 저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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