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영화 리메인 2020/08/24 14:24 by 오오카미




지난주에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리메인>의 시사회가 있었다.
원래는 주연배우들의 무대인사도 예정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영화 외식 할인쿠폰 발행, 임시공휴일 지정 등 무능한 정부가 자처한 우한 코로나의 재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실시되는 바람에 무대인사는 취소된 것 같다.
8월 하순에 관람 예정이었던 시사회가 3편이나 취소된 걸 감안한다면
시사회라도 일정대로 진행한 주최측이 대견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영화 리메인은 2017년에 부산에서 제작되었다.
배소현 제작, 김민경 감독/각본, 권혜란 무용감독, Vasana Haines 음악감독이 주요 스태프이고
한수연 역의 이지연, 박세혁 역의 김영재, 고준희 역의 하준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36세의 수연과 40세의 세혁은 결혼 10년차 부부다.
건축사로 일하는 세혁이 부산의 아파트 공사를 맡게 되어 부부는 서울을 떠나 잠시 부산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수연은 대학시절까지 장래가 촉망되는 무용수였으나 부상과 결혼을 계기로 무용을 그만두었다.
최근 수연에게는 남에게 말 못 할 고민이 생겼다.
부부 간의 성생활에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즉 성불감증이다.



게다가 일로 바쁜 남편과는 잠자리를 갖는 횟수조차 줄어들었다.
수연에게 아이가 있다면 육아로 눈코 뜰 새 없는 일상을 보내거나
아이가 커 가는 모습에서 즐거움을 느끼면서 일상의 불만을 희석시킬 수도 있겠으나
세혁의 무정자증으로 인하여 부부 사이에는 아이가 없다.



낯선 타지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이 답답해진 수연은
부산에서 예술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대학선배 나영(40)을 만나러 갔고
선배로부터 장애인들의 재활을 돕는 무용치료강사 일을 소개받는다.
구민체육센터에 출근하여 오랜만에 자신의 전공을 살리면서 수연은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운명적인 만남이 수연을 찾아온다.
배우지망생이었으나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준희(25)가 무용치료 수강생으로 새로 들어온 것이다.



사고 이후 자신감을 잃고서 주변에 벽을 쌓고 살아왔던 준희는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춤을 가르쳐주는 수연에게 자연스레 눈길을 보내게 되고
처음 준희를 본 순간부터 본능적으로 그에게 끌렸던 수연은 춤을 통하여 그와 교감하면서
무채색처럼 무미건조했던 그녀의 일상이 서서히 형형색색의 유채색으로 물들어가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영화 리메인은 유부녀의 낭만적인 일탈을 그린 작품이었다. 비도덕적이라고 비난받을 수도 있겠으나.
사회 또는 관습이 정해놓은 규약이나 제재에 순종하며 살아야 하는 오늘날의 현대인에게는
마음 속으로나마 구속에서 벗어난 일탈과 방황을 꿈꾼 적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개중에는 누군가에겐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일탈을 행동으로 실천하여 현실화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여교사와 남학생의 부적절한 관계를 그린 일드 <마녀의 조건>이나 김하늘, 유인영 주연의 한국영화 <여교사>처럼
영화 리메인도 가르치는 연상의 여자와 가르침을 받는 연하의 남자를 불륜의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수연과 준희의 사랑은 부도덕하다고 손가락질 받을 만하다.
그럼에도 둘의 사랑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춤을 매개체로 하는 영화이니만큼 배우들의 춤사위가 펼쳐지는 장면이 특히 인상에 남는다.
나영이 이끄는 예술단의 연례공연회에서 장애인재활센터 참가자로 무대 위에 오른
수연과 준희가 무언의 춤으로 말하는 서로를 향한 사랑의 속삭임에는 서글프면서도 황홀한 빛이 감돌았다.



정을호 부산광역시 시민사진기자가 촬영한 죽성성당 사진.

영화의 엔딩 촬영지는 부산 기장군의 죽성성당이다.
성당 건물 우측의 포토존을 겸한 무대에서 춤을 추는 주인공의 모습은 애처롭기도 했지만
영롱하게 빛나는 추억을 고이 간직한 채 꿋꿋이 살아가겠다는 삶의 의지가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주인공의 춤에선 감독이 전하고자 한 영화 타이틀의 의미도 전해졌다.

주부의 일탈을 춤과 더불어 아름답게 채색한 영화 리메인의 개인적 평점은
★★★★★★★★☆☆

P.S. 여주인공 수연을 연기한 이지연 배우에게선
청초한 이미지의 일본 여배우 이시다 유리코(石田ゆり子)의 이미지가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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