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영화 딥워터 2020/06/22 19:58 by 오오카미




7월 개봉 예정인 영화 <딥워터(Breaking Surface)>를 지난주에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시사회로 먼저 만나보았다.
무더운 여름에 어울리는 영화 하면 단연 공포영화와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해양영화라고 생각한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상어나 조난 등 위험요소가 더해지면
해양영화와 공포영화의 조합이니 금상첨화의 여름영화라고 할 수도 있겠다.

요아힘 헤덴(Joachim Heden)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이 영화는 전체 분량의 90%를
자매 역의 두 여배우만으로 채우고 있어서 등장인물의 수량면에서는 저예산영화의 느낌이 물씬 풍기지만
수심 33미터로 설정된 바닷속을 몇 번이나 오가는 수중촬영의 묘미 덕분에 그닥 싼티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영화의 두 주인공 이다(Ida) 역 모아 감멜(Moa Gammel. 1980-)과 투바(Tuva) 역 매들린 마틴(Madeleine Martin).

이다와 투바는 아버지가 다른 자매다.
이들 자매의 대화에 의하면 그녀들의 엄마가 여행을 좋아해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여러 남자와 사귀었던 모양이다.
자매의 집은 노르웨이 북부의 해안가에 위치하여 그녀들은 어려서부터 잠수와 수영을 놀이 삼아서 즐겼으나
언젠가 동생 투바가 물속에서 정신을 잃은 것을 언니 이다가 알아차리지 못해서 큰일이 날 뻔한 적이 있었다.
딸들이 잘 놀고 있나 보러 나왔던 그녀들의 엄마가 사태를 알아차리고서
물속에 뛰어들어 투바를 구해냈고 동생을 챙기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다는 호된 꾸중을 들어야만 했다.

세월이 흘러서 이다는 독립하여 가정을 이루었고 아직 옛집에서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투바는 잠수사가 되었다.
자매는 이제 떨어져 살고 있지만 이다가 친정을 찾아오면 
세 모녀가 바다로 나가서 다이빙을 즐기는 것이 일종의 가족행사인 듯하다.
영화의 시간적 배경이 되는 이날은 자매의 엄머가 기침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이다와 투바 자매만이 다이빙 도구를 차에 싣고서 북쪽의 해안가로 향했다.
그런데 자매가 물속에 들어가고 얼마 후 해안가 절벽에서 낙석이 발생했고 바다로 떨어진 커다란 돌이 투바를 덮친다.



영화의 야외촬영은 노르웨이와 스웨덴 해안가에서 실시됐으나
수중촬영은 벨기에 플랜더스(Flanders)에 위치한 라이트 스튜디오(Lites studios)에서 행해졌다.
이 스튜디오는 수중촬영을 위하여 24미터 x 21미터의 크기에 깊이 9미터의 탱크를 보유하고 있고
이 탱크에는 30도의 온수 6000톤이 채워져 있고 1미터 높이의 파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고 한다.





라이트 스튜디오의 수중촬영 홍보영상.



스튜디오 촬영에 관한 것은 영화를 본 후 자료를 찾아보다가 알게 된 사실이다.
스크린상으로는 정말로 바닷속에서 촬영한 것처럼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져서 실내촬영을 의심해볼 여지가 없었다.



영화 딥워터를 관람하면서 자연스레 떠오르는 영화는 속편까지 제작된 해양재난영화 <47미터>다.
47미터는 1편과 2편 모두 자매가 주인공으로 설정되어 있고
1편에서는 상어 케이지, 2편에서는 해저동굴로 배경은 다르지만 수중에 갇힌다는 설정과
식인상어가 위험요소로 출현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 스릴감 넘치는 해양영화다.
영화 딥워터에는 다행히 상어는 출현하지 않지만
그 대신 잠수복을 입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차가운 바다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이 47미터 시리즈와는 차이점이다.

영화 중반부에는 요즘 표현을 사용하자면 고구마 백 개를 먹은 듯한 답답함이 밀려오기도 했다.
수심 33미터의 바닥에 갇혀 버린 동생을 산소가 떨어지기 전에 구해내야 한다는
언니의 초조하고 절박한 심정에 자연스레 관객의 감정은 이입될 수밖에 없으므로.
그렇기에 언니 이다가 취하는 행동들이 주는 답답함은 스크린 속으로 뛰어들어갈 수만 있다면
좌석에서 일어나서 대신 도와주러 달려가고 싶다는 조바심마저 일게 만들 정도였다.

하지만 입장을 바꾸어서 과연 내가 주인공과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제한된 시간 내에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내어 위기에 대처할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에 솔직히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일 수는 없었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처럼 평소에 지식을 많이 쌓고 경험을 많이 해두는 것이
위기상황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는 사실을 되새기게 된다.

설원과 수중을 배경으로 더위를 잠시 잊게 만드는 짜릿함과 긴장감을 주는 해양재난영화
딥워터의 개인적 평점은
★★★★★★★★☆☆

P.S. 쿠키 영상은 없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자동차의 내부와 외부에 있는 각종 버튼의 용도에 관하여 보다 주의를 기울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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