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6시 퇴근 2020/06/02 22:18 by 오오카미




지난주에 대학로 고스트씨어터에서 뮤지컬 <6시 퇴근>을 관람했다.
올해 2월 중순까지 JTN 아트홀에서 공연했다가 5월 하순에 이곳으로 무대를 옮겨서 새로운 시즌을 시작했다.

뮤지컬 6시 퇴근은 고스트컴퍼니 제작,
유환웅 총괄프로듀서, 이윤나 프로듀서, 문정연/박종우 원작, 김가람 각색,
고스트 연출, Medici Effect 작곡, TL이기호 예술감독, 김도후 안무감독, 정혜진 음악감독이고
공연시간은 약 15분 간의 커튼콜을 포함하여 2시간 10분이다.



이날 공연의 주식회사 애프터눈 홍보 2팀의 캐스팅은
노주연 과장 역 류경환, 안성준 대리 역 박준후, 윤지석 대리 역 유환웅,
서영미 주임 역 간미연, 최다연 사원 역 허윤혜,
장보고 계약직 사원 역 고유진, 고은호 인턴 역 이주순 배우였다.



뮤지컬 6시 퇴근은 제과회사의 직장인밴드를 모델로 하는 밴드뮤지컬이자
배우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액터뮤지션뮤지컬이다.

제과회사 애프터눈의 홍보 2팀에 회장님이 직접 지시하신 특명이 하달된다.
과거에 이 회사의 대표상품이었던 "가을달 빵"이 판매부진으로 단종위기에 처하였으니
한 달 내에 판매량을 200퍼센트 향상시킬 수 있는 홍보전략을 세우라는 것이었다.
부서회의 결과 인기 아이돌을 CF모델로 기용하자는 안건은 예산부족으로 기각되고
홍보 2팀 직원들로 직장인밴드를 결성하여 업무 후 밴드 활동의 일상을 유튜브에 공개하여
사내 동호회 활동이나 아마추어밴드에 관심 있는 시청자들을 타깃으로 삼아서 홍보하자는 안건이 채택된다. 
자연스런 제품 홍보를 위해서 "가을달 빵" CM송도 만들게 된다.



- 뮤지컬 6시 퇴근 넘버 리스트 -

01. 출근을 한다
02. Dead Line
03. 물가상승률
04. 나의 꿈
05. 우리 엄마도
06. 6시 퇴근
07. CM송 - 가을달 빵
08. 신데렐라맨
09. 나의 집 나의 서울
10. Don't Look At Me
11. 주문을 외워보자 쿵빠 쿵쿵빠
12. 가족의 얼굴
13. 그 흔한 사랑조차 하지 못하는 청춘들에게
14. 어른이 되어가는 건 
15. 나의 이름



뮤지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뭐니 뭐니 해도 음악이다.
매력적인 노래는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여러 번 공연장으로 발길을 인도하기 마련이므로.
뮤지컬 6시 퇴근에는 좋은 넘버가 가득하다.

첫 곡 <출근을 한다>는 모든 배우가 부르는 합창곡이자
각 캐릭터의 개인사를 가사에 담고 있어서 홍보 2팀 직원들을 소개하는 소개곡이기도 하다.
가사는 샐러리맨의 고단한 일상을 담고 있으나 멜로디는 흥겨운 곡이다.

<Dead Line>은 성과 여부에 따라서 부서가 해체될 수도 있는 회장님 특명 하달에 따른
홍보 2팀 직원들의 위기감을 전하는 무거운 분위기의 곡으로 레퀴엠을 연상시킨다.

<물가상승률>은 회사에 지각하여 헐레벌떡하는 안성준 대리와 서영미 주임이 부르는 혼성듀엣곡이다.
유치원 다니는 쌍둥이 딸의 아빠 안 대리와 첼로를 배우는 중학생 딸을 혼자서 키우는 싱글맘 서 주임은
높은 물가 때문에 아이 키우기가 힘들다는 신세한탄을 노래하며
사무실을 향해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손을 맞잡고 삼바 리듬에 맞추어 현란한 춤을 선보인다.

<나의 꿈>은 썸 타는 청춘 최다연과 장보고가 노래하는 듀엣넘버다.
여행작가가 꿈이었던 최다연과 싱어송라이터가 꿈이었던 장보고가
생계를 위해서 회사원이 된 후 잠시 잊었던 자신들의 꿈을 그리움을 담아서 아련하게 읊조린다.

<우리 엄마도>는 밴드 첫 연습날 지각한 서영미 주임이 연습실에 혼자 남아서 부르는 솔로곡으로
자식을 키워봐야 부모 마음을 안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드는 의미 있는 넘버다.
이 뮤지컬 중 유일한 여배우 솔로넘버라서 무척 임팩트 있고
가슴 저미는 노랫말과 배우의 혼신을 담은 열창으로 가슴이 뭉클해지는 곡이다.

<6시 퇴근>은 작품의 타이틀과 같은 제목의 넘버인 만큼 이 뮤지컬의 대표곡이다.
홍보 2팀 직장인밴드는 모든 직장인의 꿈인 6시 퇴근을 밴드의 이름으로 삼았다.
멤버들의 소개로 시작하여 임무를 완수하여 회사에서 살아남겠다는 강한 의지를 신명나게 노래한다.

<CM송 - 가을달 빵>은 최다연의 작사와 장보고의 작곡으로 탄생한 가을달 빵 CM송이다.
6시 퇴근 밴드의 첫 자작곡이자 부서의 목표인 가을달 빵 홍보의 본격적인 시작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밝게 빛나는 가을달을 바라보며 짝사랑하는 마음을 노래하는 달달하고 유쾌한 넘버다.

<신데렐라맨>은 대학시절 같은 록밴드에서 활동했던 선후배 사이인
안성준 대리와 윤지석 대리가 주축이 되어 시작하는 밴드곡이고 이 작품에서 가장 신나는 넘버라고 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공연을 하며 제품 홍보를 시작한 6시 퇴근 밴드에게는 가을달 빵 CM송 외에도 다른 곡이 필요했다.
베이비복스의 <Get Up> 등이 후보곡으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두 대리의 추억이 깃든 이 노래로 낙찰된다.
노래 시작 전에 안 대리가 애드리브로 하는 대사와 몸 동작을 윤 대리가 따라해야 하는 암묵적 룰이 존재하여
매 공연마다 새로운 기분을 느낄 수가 있다. 이날 공연에선 트와이스의 <CHEER UP>이 애드리브에 활용됐다.

<나의 집 나의 서울>은 퇴근 후 밴드 연습까지 하여 녹초가 된 몸으로 별을 보며 퇴근하는 멤버들이
좀처럼 희망이 보이지 않고 반복되는 서울의 일상을 우울한 기분으로 노래하는 넘버다.
분위기 처지는 가사와는 달리 멜로디는 리듬감이 살아있고 흥겨운 느낌이라서 귓가를 간지럽힌다.
 
<Don't Look At Me>는 썸을 더 타게 된 최다연과 장보고 사원이 감미롭게 노래하는 사랑의 듀엣곡이다.
지난 시즌에서는 빠졌다가 이번 시즌에 다시 추가된 넘버이고 내용면의 변화와도 관련이 있는 넘버다.
지난 시즌에선 밴드 연습 후 다연과 보고가 버스정류장에서 막차를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었으나
이번 시즌에선 버스정류장 장면을 없애고 버스에 함께 탄 두 사람이 나란히 좌석에 앉아서 귀가하는 장면을 추가했다.
이 장면에서 보고가 도착하면 깨워주겠다고 하자 다연은 보고의 어깨를 베고 편안히 잠을 청한다.
그러나 보고도 어느새 잠이 들어서 둘은 종점까지 가고 만다.
잠에서 깬 보고는 당황하지만 그와 반대로 침착한 다연은 잠깐 함께 걷자며 서늘한 밤거리로 발을 내딛는다.
나란히 앉아서 어깨를 기꺼이 내어주고 믿고 머리를 맡기는 두 청춘남녀의 알콩달콩한 관계가 보기 좋았다.
그리고 서로를 향한 뜨거운 마음을 차마 고백하지는 못하고 독백으로 노래하는 넘버이기에 
짝사랑을 경험해본 적 있는 관객의 가슴에도 애절하고 열렬하게 와닿는 노래였다.

<주문을 외워보자 쿵빠 쿵쿵빠>는 지난 시즌부터 추가된 넘버이고 팀의 막내 고은호 인턴의 솔로곡이다.
쿵빠 쿵쿵빠라는 주문이 관객의 귓가에서 맴돌게 하는 중독성 강하고 흥겨운 넘버다.
최다연 사원이 연기하는 천사와 서영미 주임이 연기하는 악마가 피처링으로 참가하여 재미를 더한다.

<가족의 얼굴>은 퇴근 후 밴드 연습으로 밤 늦게 귀가해야만 하는 멤버들이
가족을 향한 그리움을 조금 우울한 기분으로 노래하는 느린 템포의 곡이다.

<그 흔한 사랑조차 하지 못하는 청춘들에게>는 보고가 다연을 바라보며 부르는 세레나데다.
6시 퇴근 밴드는 회장님이 참석한 자선공연 무대에서 음향기기 문제로 실수를 하는 바람에 호된 질책을 받게 되고
직장인밴드 활동으로 제품 홍보를 하겠다는 계획도 결국 중단되고 만다.
밴드 연습을 위해서 빌렸던 연습실에서 연습 마지막날에 보고는 예전에 만들어놓았던 발라드곡을 다연 앞에서 노래한다.

<어른이 되어가는 건>은 냉혈한의 이미지를 주는 윤지석 대리의 솔로곡이다.
6시 퇴근 밴드를 활용한 홍보안이 좌초되자 아이돌을 내세운 홍보안을 제안했던 윤 대리의 기획안이 가동되게 되었다.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윤 대리가 팀원들을 가혹하게 대하자 팀원들은 윤 대리를 무서워하고 피하게 된다.
윤 대리는 혼자라는 외로움에 몸을 떨며 어린 시절 꿈꾸었던 미래와는 다른 현실을 직시하고는 서글프게 노래한다.

<나의 이름>은 이 작품의 끝을 장식하는 피날레곡이다.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라는 말이 있듯이 인간은 살아가면서 한계와 좌절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나 칠전팔기라는 말처럼 의지와 용기가 있다면 인간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마지막 넘버에서 6시 퇴근 밴드 멤버들은 자신의 소중함 그리고 함께하는 즐거움을 깨닫게 된다.
아무리 작은 존재일지라도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연주하는 이 순간 자신은 빛나는 존재라는 것을.
그리고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하면 슬픔은 반이 되고 기쁨은 배가 된다는 것을.



허윤혜 배우는 대사할 때와 노래할 때의 목소리가 달라서 이전과는 또 다른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대사할 때에는 황우슬혜 배우의 느낌이 나서 코믹 시트콤 <너의 등짝에 스매싱>이 떠오르기도 했다.



고유진 배우를 처음 만나본 것은 이십여 년 전 연강홀에서 있었던
그룹 <플라워>의 <地Ral발광(지랄발광)> 콘서트에서였다.
플라워의 보컬인 그가 팀의 대표곡 <눈물>의 도입부에 사용된 헨델의 <울게 하소서>를
가성으로 열창하는 라이브를 들으며 남자가 저런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던 기억이 난다.

고유진 배우가 연기하는 장보고는 맑고 순수한 소년의 이미지였다.
<Don't Look At Me>와 <그 흔한 사랑조차 하지 못하는 청춘들에게>를 노래할 때에는
같은 남자조차도 감미로운 기분에 젖어들게 만드는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안성준 대리를 연기한 키다리 박준후 배우는 키가 크면 싱겁다는 속담을 잘 보여주었다.
안 대리는 분위기 파악을 못해서 노 과장에게 매번 잔소리를 듣는 문제아적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의외로 홍보 2팀의 무드 메이커적 면모를 보여주기도 하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인데
박준후 배우는 베이스를 칠 때 게다리 포즈라든가 공연을 앞두고 급똥을 참는 포즈 등을 취하여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며 객석에 웃음을 주었다.



노주연 과장을 연기한 류경환 배우는 기차 화통을 삶아먹은 듯한 큰 목소리로 무대에 기합을 더했다.
이름에서부터 주연이 아님이 느껴지는 노 과장은 기러기아빠라는 외로운 설정이고
자상한 형처럼 부하들을 대하는 인자한 인품을 지니고 있어서 연민이 느껴지는 캐릭터다.



그리고 서영미 주임을 연기한 간미연 배우는 언제나처럼 매력 넘쳤다.
베이비복스 시절부터 그녀의 팬이었으므로 무대에서 그녀를 만날 때마다 즐겁고 기쁘다.
서 주임의 싱글넘버 <우리 엄마도>를 열창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관객의 가슴에 진한 울림을 전해준다.
율동과 함께 탬버린을 흔드는 모습 또한 큐트하여 심쿵하게 만든다.
애드리브로 베이비복스의 히트곡 <Get Up>의 후렴구를 노래할 때에는
원곡의 춤동작을 함께 안무하여 웃음과 함께 그리움의 향기를 선사한다.



뮤지컬 6시 퇴근의 커튼콜은 한마디로 신명난다.



흥겹게 헤드뱅잉을 하는 두 여배우의 사진은 움짤을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두 시간 넘게 무대에서 열연하는 배우들의 열기와 흥은 객석에도 그대로 전달되고
커튼콜에서는 콘서트 공연장처럼 뜨거운 기운이 무대와 객석을 가득 메운다.



커튼콜에서는 <6시 퇴근>, <CM송 - 가을달 빵>, <신데렐라맨>. <나의 이름>이 앵콜곡으로 노래되었다.





뮤지컬 6시 퇴근 커튼콜.



뮤지컬 6시 퇴근은 직장인의 고단한 삶과 비애를 다루고 있기도 하지만
직장인 밴드 활동을 통하여 등장인물들이 일상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림과 동시에
잊고 지냈던 꿈을 다시 찾아가게 되는 여정을 노래하고 있는 밝고 따뜻하고 신나는 작품이다.





P.S. 베이비복스의 <Get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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