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자기계발서 기적의 암기법 2020/04/22 16:43 by 오오카미


유노북스에서 출간한 자기계발서 <기적의 암기법>을 읽었다.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누구라도 귀가 솔깃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학생과 응시생 등 각종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더욱 그럴 것이다.
이 책을 쓴 정계원 작가는 2015년에 열린 세계기억력대회(World Memory Championships)에서
권순문 선수와 함께 한국 최초로 이 대회에서 국제기억력마스터 자격을 획득했다.
작가는 현재 기억력스포츠협회의 대표이고 유튜브에서 <기억력 매거진>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 세계기억력대회 - 마인드맵의 창시자 토니 부잔(Tony Buzan. 1942-2109)이 창설한
WMSC(World Memory Sports Council)에서 주최하는 세계적인 기억력 스포츠 대회.
대회는 1991년부터 시작되었고 협회가 정한 일정기준 이상의 성적을 내면 국제기억력마스터 증서가 부여된다.
협회 홈페이지의 통계(stastics) 카테고리에서 역대 대회 참가자의 성적과 세계 랭킹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장면으로 상상하세요. 다양한 정보를 연결하여 시각적인 장면을 떠올리는 것이
기적의 암기법의 핵심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기억의 궁전법이 있습니다."
정계원 작가가 그의 강의에서 한 이 말은 이 책 기적의 암기법을 간추린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만 외우지 말고 그림과 사진처럼 이미지화하여 외우면 더 쉽고 오래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본문에 나온 여러 예 중 하나를 들어보겠다. 
달리트(Dalit)라는 힌디어(인도어)가 있다. 불가촉천민(Untouchable)이란 뜻이다.
인도에는 법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특유의 신분제도인 카스트(caste) 제도가 잔재하고 있다고 한다.
카스트는 위로부터 브라만(승려), 크샤트리아(귀족, 군인), 바이샤(농민, 상인), 수드라(천민)로 구성된
신분계층인데 수드라에조차 들지 못하는 최하위 계층을 달리트라고 하여 멸시하고 천대한단다.
작년 뉴스 중에는 달리트는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다는 관습 때문에
노상에서 용변을 보던 달리트 신분의 어린 형제가 어른들의 채찍질에 맞아죽었다는 기사도 있었다.
인도가 아무리 IT가 발달하고 우수한 인재가 많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구시대적인 계급차별이 없어지지 않는 한 국가적 발전에는 한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달리는 트럭의 짐칸에 누추한 차림의 천민이 추위에 떨며 앉아 있는 장면을 연상해 보자.
달리는 트럭 하면 불쌍한 천민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떠오르게 되었을 것이다.
이번에는 달리는 트럭의 앞글자와 단어 달리트를 연결한다.
이렇게 하면 달리트 - 달리는 트럭 - 불쌍한 천민 - 불가촉천민 식으로 연결되어
낯선 단어의 의미를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된다.



<마법의 수 7 ± 2(The Magical Number Seven, Plus or Minus Two)>라는 말이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조지 밀러(George A. Miller. 1920-2012)가 1956년에 그의 논문에서 쓴 표현으로
사람은 일반적으로 숫자를 7개까지 외울 수 있고 사람에 따라서 두 개 정도 앞뒤로 차이가 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감각기관에서 들어온 정보를 잠시 동안 기억하는 것을 작용기억(Working memory)이라고 하는데
조지 밀러 교수는 실험을 통하여 사람은 평균적으로 숫자는 7개, 글자는 6개, 단어는 5개를 기억할 수 있다는 걸 알아냈다.

숫자를 그대로 기억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숫자 여러 개를 각각의 청크(chunk. 덩어리)로 묶어서 구분을 지으면 외우기가 한결 편해진다.
이러한 작업을 청킹(chunking)이라고 하는데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흔한 예가 전화번호다.
마법의 수가 7이기 때문에 숫자 10자리를 외우기는 쉽지 않으나
중간에 하이픈(-) 두 개를 집어넣으면 10개의 숫자가 3개의 단어로 변화된 셈이라서 한결 외우는 부담이 줄어든다.



이 책에서 작가는 숫자의 청킹(묶음)과 관련하여 재미있는 꿀팁을 알려준다.
구구단을 외우는 것처럼 00에서 99까지 100개의 두 자리 숫자에 각각 사물을 대입하여 외우는 것이다.
각 숫자의 발음과 유사한 사물을 연결하는 것이 요령이다.
예를 들어 52는 채소 오이를 연결짓는다거나 99는 울음소리가 흡사한 비둘기나 아이스크림 구구콘을 연결하는 식이다.
구구단을 암기하듯이 자신만의 숫자-사물 변환표를 머릿속에 만들어 놓는다면
열 자리 이상의 숫자를 외워야 할 때 숫자를 그대로 외우는 대신 사물로 대체하여 외움으로써
마법의 수 제약과 숫자 간의 혼동이라는 암기상의 단점을 보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대목은 <기억의 궁전법>이다.
영국드라마 <셜록(Sherlock)>의 주인공 셜록 홈즈 등
천재들이 자신의 뛰어난 기억력의 비법으로 언급하는 기억법이 바로 기억의 궁전(Mind palace)이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기억의 궁전이란 표현보다는 장소법(the method of loci)이라는 표현이 더 일반적인 것 같았다.
로키(loci)는 라틴어로서 영어의 장소(place)를 의미하는 단어이고
고대 로마의 정치가 키케로(Cicero)가 사용했던 기억법이라고 하니 역사 또한 오래된 기억법이라고 하겠다.



여담으로 코난 도일의 원작소설 셜록 홈즈 시리즈에서는 기억의 궁전이라는 기억법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그 대신 원작에서는 <머릿속 다락방(brain attic)>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명탐정의 뛰어난 기억력의 원리를 알려주고 있는데
기억을 위하여 특정한 공간을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명칭만 다를 뿐이지 유사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억의 궁전법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일단 순서를 확실하게 기억할 수 있는 자신만의 장소를 설정해야 한다.
작가는 누구나 공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예로 들기 위해서
사람의 신체를 활용한 기억의 궁전법을 먼저 소개했다.
머리부터 발까지 위에서 아래로 각각의 신체부위에 기억해야 할 사물을 연결짓는 예를 살펴보자.

신호등, 스키, 딸기, 마스크, 치약 이렇게 5개의 단어를 순서대로 외워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신체부위 중 얼굴, 어깨, 손, 배, 발을 이들 사물과 각각 연결짓는다.
얼굴이 신호등처럼 붉게 반짝이는 모습을 이미지로 그려본다.
눈이 쌓인 어깨 위를 요정들이 스키를 타고 활강하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손에 들고 있던 딸기를 꽉 쥐어서 손이 딸기범벅이 된 장면을 그려본다.
배에 커다란 대형마스크를 두르고 있는 모습을 이미지화해본다.
발로 치약을 밟아서 치약이 튜브 밖으로 나온 모습을 그려본다.
이들 장면을 머릿속에 그림처럼 또렷하게 그려보았다면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에도
다섯 개의 사물과 사물의 순서를 기억해낼 수 있을 것이다.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 책을 읽은 지 사흘이 지났지만 기억의 궁전에서 처음 소개했던 이 사례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쉬운 소개를 위해서 사람의 몸을 첫 사례로 들었지만
머릿속의 공간은 얼마든지 보다 구체화되고 세분화된 공간으로 대체할 수가 있다.
참고로 작가는 이 장의 서문에서 자신은 1000개의 공간으로 구분된 기억의 궁전을 갖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었다.
기억의 공간으로 삼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는 집과 사무실 등 일상에서 수시로 접해서
눈을 감고도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뇌리에 각인된 장소라고 생각한다.

구구단을 하루 아침에 외울 수 없었듯이 청킹을 활용한 숫자 기억법이나
기억의 궁전법을 활용한 순서 암기법도 단시간에 내 것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꾸준한 노력이 더해진다면 기억력 향상에 분명히 효과가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으니
자기계발서 기적의 암기법은 기억력을 높이고 싶은 독자들에게 
효율적인 기억력 단련법의 힌트를 제공하는 의미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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