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에서 뮤지컬 <스페셜 딜리버리>를 관람했다.

뮤지컬 스페셜 딜리버리는 MJ플래닛 제작, 오미영 원작,
유자홍(유정민) 작, 조선형 작곡, 오준석 연출이고 공연시간은 105분이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댄스가스로서 인기 아이돌 시절을 보냈고 지금은 포크송 가수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44세의 여가수 정사랑 역에 유정민,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가출하여 나쁜 길로 빠질 위기에 처해 있는 18세의 여고생 강하리 역에 김지윤,
라이브 클럽 라라랜드를 경영하는 게이이고 동성애를 인정하는 나라로 이민을 생각하고 있는 라라 역에 김성현 배우였다.

뮤지컬 스페셜 딜리버리는 가족의 의미에 관하여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흔히 배달이라고 해석되는 딜리버리(delivery)에는 출산, 분만의 뜻이 있다.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던 사랑은 의사로부터 폐경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길 듣게 되고
동성애자인 라라는 아이를 입양하여 키우고 싶어도
한국에서는 법이 정해놓은 절차가 까다로워서 엄두를 내지 못한다.
반면에 미성년자인 여고생 하리는 원치 않았던 임신을 하게 된다.
사랑과 라라가 경제적으로 아이를 양육할 능력이 있음에도 출산과는 거리가 먼 인생이었던 반면에
아직 학교를 졸업하지도 않았고 밥 한 끼를 걱정해야 하는 하리는 생명을 잉태하게 되었다.
주인공들의 상반된 입장에서 인생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되지만
사랑과 하리가 산책로에서 우연히 부딪힌 사고로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은
사랑의 친구 라라의 중재를 통하여 나이차가 많이 나는 자매 같은 관계로 발전하게 되면서
피로 이어지지 않은 사이라 하더라도 얼마든지 가족과 같은 관계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관람했던 <스페셜 딜리버리>와 이번에 관람한 작품과는 결말이 달랐다.
그래서 공연을 진행하면서 결말을 바꾼 건가 하고 관련기사를 찾아보았더니
원래부터 세 가지 버전의 엔딩을 준비하여 공연 초반부터 시행해 왔다고 한다.
이 작품의 엔딩은 하리와 관련된 에필로그라고 할 수 있는 장면이라서
하리 역에 세 명의 여배우가 캐스팅되었으므로 하리 역 배우에 따라서 엔딩이 달라지는가 생각했는데
배우들의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니 하리가 아니라
그날 출연하는 라라 역 배우가 누군가에 따라서 엔딩이 달라진다고 하여 허를 찔린 기분이었다.
지난 공연의 윤성원 라라의 엔딩에서는 하리가 교복을 입고 등장했으나
이번 공연의 김성현 라라의 엔딩에서는 하리가 죄수복을 입고 등장했다.
나머지 또 한 명의 라라의 엔딩은 어떤 것일지 궁금해진다.

- 뮤지컬 스페셜 딜리버리 넘버 리스트 -
M1 홈,스윗,홈 - 합창
M2 살려주세요(사랑Ver) - 사랑solo
M3 예전에 (사랑Ver) - 사랑solo
M4 아 짜증나 - 하리solo
M5 She,He and They - 라라solo
M6 넌 돌아올거야 - 혁세solo
M7 예전에(하리Ver) - 하리solo
M8 뮤직포에버 시그널
M9 무지개 - 사랑solo
M10 Shut up - 하리,사랑
M11 머니 - 합창
M12 클라멘타인 - 사랑solo
M13 너의 심장소리 - 합창
M14 옛날 옛적에 - 하리solo
M15 엄마 - 합창
M16 살려주세요(하리Ver) - 하리solo
M17 난 싸울거야 - 합창
M18 당신은 모르는 이야기 - 합창
M19 Curtain Call - 합창
뮤지컬 스페셜 딜리버리는 음악면에서 무척 매력적인 작품이다.
작품의 주제를 암시하고 있는 듯한 첫 넘버 <홈, 스윗, 홈>부터 시작하여
사람은 누구나 있는 그대로의 완벽한 존재임을 역설하는 <She,He and They>,
내일은 내일의 무지개가 뜰 거라는 희망 가득하고 따뜻한 넘버 <무지개>,
세상은 돈이 있어야 사람답게 살 수 있음을 강조하는 서글픈 넘버 <머니>,
어떠한 역경에 처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겠다고 각오하는 <난 싸울 거야> 등
많은 넘버가 한 번 들어도 되뇌이게 되는 중독성 강한 멜로디를 지니고 있어서 귀를 즐겁게 한다.

유정민 배우는 이 작품의 대본을 쓴 작가이기도 한 만큼 배역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인터뷰 기사를 보니 세 아이의 엄마로서 출산과 양육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배우 경력에 공백이 생긴 기간들이 있는데
다시 무대에 서려고 오디션을 보거나 했을 때 이들 공백기와 아이 엄마라는 요소가
캐스팅에서 마이너스적 요소로 작용하는 것을 보며 안타까웠다고 밝히고 있었다.
배우로서의 경력에 손해를 입더라도 지키고 싶은 것이 엄마로서의 가정이 아닐까.
그런 만큼 가족의 따뜻함과 소중함의 의미를 작품 속에 담고 싶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저출산국가이므로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뮤지컬 스페셜 딜리버리는 이번 주말로 막을 내리지만
매혹적인 넘버들로 무장한 작품인 데다가
가족의 탄생이라는 따스한 울림을 담고 있는 좋은 작품이라서 꼭 다시 만나보고 싶은 공연이다.
뮤지컬 스페셜 딜리버리 커튼콜.


덧글
엠제이플래닛 소식을 원하신다면 페북(@mjplanetlove)과 인스타그램(@mjplanet_love)
그리고 유투브채널을 구독!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