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어나더어스 2020/03/11 18:47 by 오오카미




지난 주말에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2관에서 창작뮤지컬 <어나더어스>를 관람했다.



뮤지컬 어나더어스는 아음컴퍼니 제작,
유한나 작/작곡, 윤상원 각색/연출, 한성주 무대, 이현규 조명이고 공연시간은 80분이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노아 역 김대웅, 조슈아 역 김지유, 람 역 박한근, 홍키 역 주태윤 배우였다.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내용이 디스토피아(암울한 미래)적 SF라는 점이다.
공상과학물답게 무대는 우주선의 내부처럼 꾸며놓았다.

2060년에 치명적인 바이러스 레이나가 창궐하여 지구의 인구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대재앙을 맞이하게 된다.
치료약인 RSV(Respiratory Syncytial Virus.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되긴 하지만
백신의 양이 적어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인구 백 명 중의 한 명꼴밖에 되지 않았다.
백신의 수가 한정적이어서 선택받은 사람에게만 접종이 허락되었고
그 결과 백신의 혜택을 받아서 바이러스의 공포에서 일단 벗어난 지배층 노빌리움과
여전히 바이러스의 공포에 떨어야 하는 피지배층 호미니스로 인류의 계급이 분화되고 만다.
2070년에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세 명의 아이 즉 이 작품의 세 주인공 조슈아, 노아, 람이 태어난다.
이와 같은 작품의 세계관을 배우들이 노래로 부르면서 공연의 막이 오르고
성인이 된 세 주인공이 각자의 꿈을 좇는 2098년의 시점에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나 다른 세계을 무대로 하는 판타지 장르에서는 세계관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렇기에 독자나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프롤로그를 할애하여 작품에서 설정하고 있는 월드에 관하여 장황한 설명을 곁들이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뮤지컬 어나더어스는 세계관 설명을 첫 넘버 한 곡으로 끝내고 있다는 점이 다소 아쉬웠다.
CG 영상을 활용하여 시각적으로 설명을 더한다거나 시간을 더 들여서 세계관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편이
익숙하지 않은 SF 뮤지컬을 접하는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러닝타임이 80분으로 짧은 편이었기 때문에
인류를 위협한 바이러스의 특징이라든가 또 다른 지구를 찾으려 노력했던 선구자 사이먼과 에스더의 에피소드나 
어려서부터 친구였던 세 주인공의 과거 에피소드 등을 내용적으로 추가해도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배계층인 노빌리움들은 레이나 바이러스의 위협을 일단 벗어나긴 했지만
지구는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실외에서는 숨쉬기도 힘들 정도의 상태인 데다가
변종이나 신종 바이러스 등 인류를 위협할 위기가 언제라도 다시 찾아올 수 있다고 판단하여 
인류가 이주할 수 있도록 지구와 같은 환경을 가진 새로운 행성을 찾는 연구를 시작했다.

일찍이 또 다른 지구, 어나더 어스를 찾으려 애쓴 탐험가 사이먼 박사와
인류를 구할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서 연구에 헌신한 에스더 박사가 있었다.
조슈아는 사이먼의 뜻을 이어받아 어나더 어스를 탐색하는 탐험가,
노아는 에스더의 유지를 계승하여 강력한 백신을 개발하는 생물학자,
그리고 사이먼의 아들 람은 중앙위원회의 리더가 되어 인류를 보다 나은 미래로 이끌겠다며 각자의 꿈을 키운다.

결국 조슈아는 실종된 사이먼 박사가 발견했다고 알려진 또 다른 지구 라메스를 찾아내고
이 행성으로 이동할 수 있는 지구상의 웜홀도 찾아낸다.
사이먼은 이 행성에 아들의 이름을 따서 라메스라고 명명한 후 
조사와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삭제하고 홀연히 모습을 감추었었다.

* 웜홀(Wormhole) - 시공간을 뛰어넘어 이동할 수 있는 출입구.

그러나 조슈아는 라메스와 웜홀 발견 사실을 노빌리움 정부에 알리지 않는다. 
모든 인류가 평등하게 사는 것을 원했던 그녀는
노빌리움과 호미니스가 함께 이주하면 지구에서처럼 불평등한 사회가 다시 반복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슈아는 비밀리에 호미니스들만을 새 행성 라메스로 이주시킬 계획을 세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노아와 람은 갈등하게 된다.



음악면에선 유튜브에 공개된 노아와 조슈아의 듀엣곡 <별들처럼>같이 감미로운 멜로디의 넘버가 많이 포진해 있었다.
개인적으론 작품의 세계관을 노래로 소개하는 첫 넘버가 특히 인상적이었고 "안녕, 안녕" 하는 후렴구는 중독성이 있었다.
김대웅, 주태윤 배우는 이 공연이 첫 만남이었고 박한근 배우는 뮤지컬 <6시 퇴근>에서 장보고 역으로 만났었기에 반가웠다.
뮤지컬 <세종 1446>에서 소현왕후로 만나봤던 김지유 배우의 조슈아는 맑고 고운 목소리로 매력적인 히로인을 노래했다.

내용면에서 뮤지컬 어나더어스는 인류가 이주할 새로운 별을 찾는다는 점에서 영화 <인터스텔라>,
지배층과 피지배층으로 나뉜 미래사회를 그렸다는 점에서 영화 <알리타 배틀엔젤>을 생각나게 했다.
뮤지컬에선 좀처럼 만나보기 어려운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이라는 참신함에
평등한 삶이라는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흥미진진한 스토리의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러닝타임을 보다 늘리고 관객의 이해를 돕게끔 서사면에서 보다 살을 붙이는 편이 더 재미있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티켓의 작품명 위에 라메스 편이라고 부제가 인쇄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노아와 그의 조수 역할을 하는 안드로이드 홍키를 중심으로 풀어갔던 이번 작품과는 달리
조슈아나 람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또 다른 이야기도 준비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라메스 편에 또 다른 이야기를 합쳤을 때 비로소 제대로 완성된 한 편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는 것일까.





뮤지컬 어나더어스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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