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빨래 2020/02/21 15:56 by 오오카미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1관에서 뮤지컬 <빨래>를 관람했다.



뮤지컬 빨래는 어제 공연으로 5000회 공연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1관 공연장으로 오르는 계단벽에 기록 달성을 축하하는 알림판이 붙어 있었다.



이날은 대기록 달성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뮤지컬 빨래는 씨에이치수박 제작, 추민주 작/작사, 민찬홍 작곡이고
공연시간은 1부 75분, 인터미션 15분, 2부 70분이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서나영 역 김청아, 솔롱고 역 이진혁, 주인할매 역 강정임, 희정엄마 역 허순미,
구씨 역 심우성, 빵 역 김지훈, 마이클 역 나경호, 여직원 역 김유정 배우였다.



뮤지컬 빨래는 힐링뮤지컬로 유명하다.
빨래라는 단어가 옷에 묻은 더러운 때를 씻어내고 새하얗게 만든다는 이미지를 주는 데다가
힘들고 어려운 나날을 살아가는 서민들이 현실의 고난과 역경에 굴하지 않고 
울분과 고통의 눈물을 닦아내고 꿋꿋하게 다시 일어서는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관객의 가슴에도 희망과 용기의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어주기 때문이다.

공장에서 열심히 일하고도 월급을 몇 개월째 받지 못했지만
불법체류자 신세라서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는 몽골인 노동자 솔롱고와
선배 직원을 부당하게 해고한 악덕사장 빵에게 반발했다가
서울의 서점에서 파주의 창고로 쫓겨나는 신세가 되는 서점 직원 서나영
이들 두 남녀 주인공이 옥탑방 이웃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과정은 풋풋하고 사랑스럽다.
솔롱고와 나영 커플은 가난하고 척박한 현실을 살고 있을지라도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는 짝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하고 행복한 일인지를 보여준다.

두 젊은 청춘 외에도 거동이 불편한 마흔 살 딸의 똥기저귀를 빨며
내가 딸보다 하루라도 더 오래 살아야 할 텐데 하고 탄식하는 주인집 할머니,
딸을 버리고 집을 나온 돌싱이고 홀아비 구씨와 요란하게 사랑싸움을 하는 희정엄마,
사장에게 바른말했다가 15년 간 근속한 서점에서 해고당하는 김지숙 사원,
남편이 죽은 후 생계를 위해서 마을버스 운전대를 잡게 된 여성 운전사 등
저마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주변인물들의 이야기가 대사와 노래로 전해진다.


 
국제수퍼 출입문에는 하얀색 바탕에 빨간색 글자로 쌀이라고 쓰여 있다.
솔롱고와 함께 옥탑방에서 살고 있는 필리핀 노동자 마이클은
솔롱고가 나영을 향해서 부르는 연가 <참 예뻐요> 넘버의 끝부분에
피처링으로 참여해서는 간드러진 창법으로 멋지게 마무리를 장식하는데
이때 사랑을 강하게 발음한 단어 싸랑을 길게 늘어뜨려 "쌀~"이라고 발음하며 
슈퍼 출입문의 쌀 마크를 팔로 감싸안아서 객석에 웃음을 던져준다.
좌석이 객석의 왼쪽 구석일 때에는
슈퍼 입구가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놓칠 수도 있는 웃음 포인트라서 적어 보았다.



이날 공연에서 서점 막내직원 역을 연기한 김유정 배우와
마이클 및 서점 남자직원을 연기한 나경호 배우는
촐싹대고 까불거리는 동작으로 극에 활기를 더했다.
서점직원들이 제주 똥돼지를 안주로 소주를 마시며 회식하는 장면에서는
술에 취한 나영과 막내직원이 객석 앞열의 남성관객에게 다가가서는
서점 사장에게 내뱉어주고 싶었지만 차마 할 수 없었던 욕을 관객에게 대신 쏟아내는데
이때 그녀들의 뻔뻔하고 당돌한 표정은 한 대 쥐어박아주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생생하다.
한 명의 관객이 희생함으로써 다른 관객들에겐 웃음이 돌아간다.



희정엄마 역의 배우는 제일서점 김지숙 사원과
1부의 마지막 넘버 <비오는 날이면>에서 마을버스기사 역을 연기한다.
허순미 배우는 넉넉한 풍채와 익살스러운 연기로 극에 활력을 더하며 눈길을 끌었다.



홍보문구를 보니 뮤지컬 빨래는 이번 23차 공연에서 넘버들을 새롭게 재편곡했다고 한다.
이날 관람하며 들어보니 반주에 기타, 퍼커션 등 악기들이 추가로 편성되어 이전보다 풍성한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노래 파트의 멜로디가 바뀌거나 하는 커다란 차이점은 없는 것 같았으므로
보다 풍성해진 배경음과 함께 이전의 친숙하고 그리운 맛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었다.

파란 하늘 아래 펄럭이는 새하얀 빨래처럼 공중에 두둥실 떠오르는 비눗방울처럼
관객의 가슴에 여유와 위로의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뮤지컬 빨래는 언제 봐도 따뜻한 기운이 가득한 좋은 공연이다.



뮤지컬 빨래 넘버 리스트

- 1부 -
01. 서울살이 몇 핸가요?
02. 나 한국말 다 알아
03. 안녕
04. 어서 오세요, 제일서점입니다
04a. 엿같은
05. 자, 건배!
06. 참 예뻐요
07. 내 이름은 솔롱고입니다
08. 빨래
09. 내 딸 둘아
10. 비오는 날이면

- 2부 -
11. 책속에 길이 있네
12. 책속에 길이 있네(re)
13. 자, 건배(re)
14. 한 걸음
15. 아프고 눈물 나는 사람
16. 슬플 땐 빨래를 해 
17. 참 예뻐요(re)
18. 서울살이 몇 핸가요?(re)
19. Play off(커튼 콜)





뮤지컬 빨래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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