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영화 젠틀맨 2020/02/17 15:43 by 오오카미




지난주에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젠틀맨(The Gentlemen)>의 시사회가 있었다.
영화 상영 후 SNS에 리뷰를 올린 관객에게는 선착순으로 홉고블린 캔맥주가 배포되었다.



영국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유럽의 마약왕 믹키 피어슨(Mickey Pearson)이
단골 카페에서 암살자의 기습을 받는 장면이 영화의 프롤로그다.

시간을 건너뛰어서 사립탐정 플레처(Fletcher)가 믹키의 오른팔
레이먼드(Raymond)의 자택을 찾아오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말이 사립탐정이지 플레처가 하는 일은 흥신소의 파파라치와 다를 바가 없었다.
플레처는 카메라를 들고서 믹키를 미행하며 세상에 공개되어선 곤란한 마약왕의 비밀을 수집해왔는데
이 자료들을 믹키에게 넘기는 조건으로 거액의 입막음료를 요구하기 위해서
믹키가 신뢰하는 부하 레이먼드에게 거래를 알선해 달라고 찾아온 것이다.
레이먼드는 플레처에게 대답한다.
당신이 알고 있다는 비밀이 과연 보스가 거래에 응해야 할만한 것인지 우선 내가 들어보고 판단하겠다고.
이리하여 플레처는 수집한 자료들을 토대로 추리한 믹키와 주변인물들의 그간의 행적을 늘어놓는다.

현재 시점에서 행해지는 플레처와 레이먼드의 대화가 영화의 뼈대를 형성하고
플레처의 추리로 회상되는 과거 시점의 풍성한 에피소드들이 영화의 살을 구성한다.

휴 그랜트(Hugh Grant. 1960-) 하면
영화 <노팅 힐(Notting Hill. 1999)>에서 보여주었던 부드럽고 온화한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젠틀맨에서 그가 연기하는 플레처는 교활하고 천연덕스러운 속물이라서 전혀 다른 분위기로 다가온다.



마약왕 믹키를 연기한 매튜 맥커너히(Matthew McConaughey. 1969-)와
믹키의 아름다운 아내이자 여성 전용 럭셔리 카센터를 경영하는 여장부
로잘린드(Rosalind) 역의 미셀 도커리(Michelle Dockery. 1981-).

믹키는 범죄로 부와 권력을 이룬 악당이기는 하지만
미국의 가난한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난 미천한 신분임에도 
명석한 두뇌로 영국의 일류대학 옥스퍼드로 유학을 와서 자수성가했다는 점과
여러 여자를 거느릴 수 있는 지위임에도
일편단심으로 아내만을 사랑한다는 점에서 미워할 수만은 없는 악당이었다.
로잘린드를 위해서 미친 듯이 달려가는 믹키의 모습은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로 손꼽고 싶다.



믹키는 마약 사업을 정리하고 은퇴하고자 미국의 재벌 매튜(Matthew)에게 거래를 타진한다.
제레미 스트롱(Jeremy Strong. 1978-)이 연기하는 매튜는 다소 어리숙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약삭빠르고 영악한 사업가다.
믹키는 영국의 곳곳에 숨겨져 있는 자신의 대마 재배 사업장을 제값을 받고 팔기를 희망하지만
사는 사람 입장에서야 최대한 값을 깎고자 하는 것이 인지상정인 데다가
중요한 계약일수록 이변이 생기는 일도 적지 않은 법이다.



콜린 파렐(Colin Farrell. 1976-)이 연기하는 코치(Coach)는 복싱체육관 관장이다.
코치는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명언을 실천하는 선한 캐릭터다.
그는 동네에서 범죄를 일삼고 방황하는 청춘들을 체육관에 오게 하여 권투를 가르친다.
그의 가름침을 받은 덕분에 갱생하는 젊은이들도 있긴 있는 것 같지만
만약 갱생하지 못한다면 복싱기술이라는 전투력을 추가한 범죄자를 양성한 꼴이 될 수도 있다.
마약왕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을 것 같은 코치이지만 그의 제자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연루되게 되고
코치와 그의 제자들은 영화의 후반부에서 맹활약을 하게 된다.
코치의 제자들이 범죄 현장을 촬영하여 유튜브에 올린 영상은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 경쾌하고 흥겨웠다.



영화 제목을 왜 신사를 의미하는 젠틀맨이라고 지었을까 의문이 들기는 하는데
믹키가 필로폰을 만들어서 유통시키는 중국 마피아의 두목을 찾아가서 나눈 대화의 내용 중에
너희가 만드는 필로폰은 사람을 죽이지만
내가 만드는 대마초(마리화나)는 사람을 죽이지는 않아라는 대사로 미루어볼 때
같은 마약상이더라도 범죄의 품격이 다르다는 의미를 담은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믹키 본인이 스스로를 신사적이라고 생각할지라도 범죄는 범죄일 뿐이니까
마약상을 조롱하는 반어적 의미를 담은 제목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다양한 개성의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캐릭터면에서 보자면
찰리 허냄(Charlie Hunnam. 1980-)이 연기하는 레이먼드가 신사의 이미지에 가장 가까웠다.
늘 양복 정장 차림인 데다가 허락도 없이 집에 침입한 플레처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수염 기른 남자를 좋아하지 않지만 찰리 허냄의 수염은 의외로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 것도
그가 연기하는 레이먼드의 근사한 분위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보스에 대한 충성심 또한 레이먼드의 매력에 빛을 더한다.



영화 <알라딘(Aladdin. 2019)>을 연출한 가이 리치(Guy Ritchie. 1968-)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영화 젠틀맨은 잘 짜여진 스토리가 빛을 발하는 범죄오락영화였다.
초반부에는 다소 루즈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범죄영화답게 피가 튀기 시작하면서 재미에 가속이 붙기 시작했고
곳곳에 적절하게 가미된 개그 코드는 긴장감을 완화시키며 오락영화로서의 웃음을 이끌었다.

은퇴를 꿈꾸었던 마약왕의 좌충우돌 우여곡절 스토리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는 영화
젠틀맨의 개인적 평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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