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위윌락유 (We Will Rock You) 2020/01/27 07:41 by 오오카미




지난 수요일 오후에 잠실종합운동장 위윌락유 로열씨어터에서 뮤지컬 <위윌락유(We Will Rock You)>를 관람했다.



잠실종합운동장 위윌락유 로열씨어터는 올림픽주경기장(메인스타디움)의 서쪽에 위치한다.
이 공연을 위해서 임시로 설치된 가건물이지만 좌석수 약 1500석 규모의 대공연장이다.



야외에 설치된 천막형의 가설 공연장이라서 혹시 춥지는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하였으나
공연장 내부의 양 사이드에 설치된 수십 대의 히터에서 온풍이 뿜어져 나와서 추위를 느끼지는 못했다.
그 대신 공연장 상공으로 헬리콥터가 지나갈 때에는
헬기의 프로펠러 소리가 공연장 내부에도 전해져서 방음면에서는 다소 취약점을 보이기도 했다.



뮤지컬 위윌락유는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록그룹 퀸(Queen)의 음악 24곡으로 만들어진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2002년 5월 14일에 영국 웨스트엔드의 도미니언 극장(Dominion Theatre)에서 초연됐고
한국에서는 이번 공연이 초연이다.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Brian May. 1947-)와
드러머 로저 테일러(Roger Taylor. 1949-)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했고
영국의 코미디언이자 극작가 벤 엘튼(Ben Elton. 1959-)이 대본을 썼으며
로버트 드 니로(Robert De Niro. 1943-)가 설립한 트라이베카 프로덕션(TriBeCa Productions)이 제작에 참여했다.
2002년 초연 이후 2014년 5월 31일까지 12년 간 4600회 이상의 공연을 행했다.
2003년 호주 투어를 시작으로 일본, 스페인, 미국, 러시아, 독일 등
20여 개가 넘는 국가에 방문하여 해외투어공연을 실시하고 있다.



벤 엘튼, 로버트 드 니로,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갈릴레오(Galileo) 역에 유회승, 스카라무슈(Scaramouche) 역에 임소라,
킬러퀸(Killer Queen) 역에 BMK, 카쇼기(Khashoggi) 역에 정상윤,
비욘세(Beyonce) 역에 정찬우, 오즈(Oz) 역에 오진영,
버디(Buddy) 역에 김재만, 교사 역에 채시현 배우였고
앙상블 역으로는 지인규, 김석구, 강원준, 임동섭, 이종영, 박상훈,
정승범, 염승윤, 홍미금, 이지섭, 류수아, 김새미,
조영웅, 오민석, 강샤론, 임영선, 신채림, 박서영,
서은진, 장재동, 공성유, 유호인, 이재희, 고운지 배우가 출연했다. 



엠에스컨텐츠그룹 제작, 벤 엘튼 원작, 브라이언 메이/로저 테일러 음악,
문희 각색/작사, 김장섭 연출, 강옥순 안무감독, 이성준 음악감독이고
공연시간은 1부 70분, 인터미션 20분, 2부 55분이다.



위윌락유는 대작 뮤지컬답게 우선 무대에 상당히 공을 들였음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다.
여러 대의 대형 LED가 사용되어 다양한 배경이나 영상을 송출하였음은 물론이고
무대의 양 끝을 회전무대로 구성하여 배우나 대도구의 입장과 퇴장에 입체감을 주었고
무대의 양 측면 쪽에 배우가 출입할 수 있는 여섯 개의 대형 기둥을 설치하여 무대에 볼륨감을 더했다.



뮤지컬 위윌락유의 시대적 배경은 세기말 분위기가 감도는 그리 머지않은 미래다.
지구(Earth)라는 이름 대신 아이플래닛(iPlanet)이라는 호칭이 사용되고 
글로벌소프트(Globalsoft)라는 기업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글로벌소프트가 다스리는 문명화된 도시의 바깥에는 보헤미안이라 불리는 떠돌이들이 살고 있다.
보헤미안들이 거주하는 황무지 안의 은신처 하드락카페에 쌓여있는 잡동사니들이나
이들의 이동수단인 캠핑카가 무대에 등장할 때에는 
영화 <매드 맥스>나 만화 <북두의 권>에서 느꼈던 세기말적 느낌이 오버랩되었다.



원작에선 300년 후로 설정하고 있으나 이번 공연에선 서기 2066년으로 설정하고 있어서
원작의 설정보다 더 가까운 미래에서도 자유가 사라지고 통제가 남발하는
디스토피아가 도래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하긴 지금으로부터 20년 전만 하더라도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시대가 올 거라고는 상상하기 힘들었으니까.



또한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세상을 통제하려 하는
거구의 지배자 킬러퀸과 그녀의 부하 카쇼기를 우스꽝스럽고 과장된 몸짓으로 희화화함으로써
민중을 괴롭히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독재자와 부역자(者)들을 향한 조롱을 잊지 않고 있다.



글로벌소프트가 다스리는 세상에서 태어난 사람들에겐 이름조차 URL 주소처럼 부여되었다.
모두가 똑같은 옷을 입고서 똑같은 것을 학교에서 배워야 하는 천편일률적인 삶을 인정할 수 없었던
남주인공은 자신의 이름을 꿈속에서 들었던 갈릴레오 피가로라고 짓고서 체제에 저항을 선언한다.
여학생 중에도 갈릴레오처럼 시스템에 반항하는 이가 있었는데
갈릴레오는 그녀에게 스카라무슈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여교사는 학교의 방침에 순종하지 않는 갈릴레오와 스카라무슈를 상부에 보고했다.
사태를 파악하러 내려온 카쇼기는 꿈속에서 낯선 음악을 듣는다는 갈릴레오의 말에서 위험을 감지한다.
킬러퀸에 의하여 자유로운 창작활동이 금지된 시대이므로 음악 또한 허가된 것만 들을 수 있는 세상이다. 
인간의 다양한 감정들을 노래했던 로큰롤 같은 구시대의 자유로운 음악은
킬러퀸이 다스리는 이 세상에서는 존재해서는 안 되는 위험요소인 것이다.
갈릴레오가 부르는 노래에 자신도 모르게 어깨가 들썩이는 것에 소스라치게 놀란 카쇼기는 마음을 다잡는다.



도시를 탈출한 갈릴레오와 스카라무슈는 황야에서 캠핑카를 모는 보헤미안 커플을 만나게 된다.
비욘세와 오즈(오지 오스본의 약칭)라는 이름의 이 커플은 드리머(Dreamer. 꿈 꾸는 사람)를 찾고 있었다.
예언에 따르면 드리머는 세상에 진정한 음악을 되찾아주고 보헤미안들에게 자유의 빛을 가져다줄 구원자라고 했다.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자유로운 멜로디와 가사들의 향연 그리고 끝없이 노래하고 싶은 열망을 통하여 
갈릴레오는 자신이 이 세상에 자유와 음악을 부활시킬 구원자 즉 예언의 드리머임을 자각하게 된다.



영국 초연 때의 보헤미안 커플의 이름은 브릿(Brit)과 미트(Meat)였다고 한다.
각각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와 미트 로프(Meat Loaf)의 약칭이다.
개인적으론 미트 로프의 노래 중 <I'd Do Anything For Love (But I Won't Do That)>를 무척 좋아한다.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영상미 뛰어난 뮤직비디오가 좋고 애절한 노랫소리가 심금을 울린다.
1994년에 미트 로프가 내한했을 때 사인회에 참석하여 사인도 받고 악수도 나누었던 것이 기억난다.
이번 한국 초연에서는 브릿과 미트 대신 비욘세와 오즈로 이름이 바뀌었다.
재미있는 점은 남자배우에게 여자가수 이름을, 여자배우에게 남자가수 이름을 붙였다는 거다.
오진영 오즈는 파워풀하고 활달한 여장부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 뮤지컬 위윌락유 넘버 리스트 -

01. INNUENDO
02. RADIO GA GA
03. I WANT TO BREAK FREE
04. SOMEBODY TO LOVE
05. KILLER QUEEN
06. PLAY THE GAME
07. UNDER PRESSURE
08. A KIND OF MAGIC
09. I WANT IT ALL
10. HEADLONG
11. NO-ONE BUT YOU (ONLY THE GOOD DIE YOUNG)
12. OGRE BATTLE (INSTRUMENTAL)

13. ONE VISION
14. WHO WANTS TO LIVE FOREVER
15. FLASH
16. SEVEN SEAS OF RHYE
17. DON'T STOP ME NOW
18. ANOTHER ONE BITES THE DUST
19. HAMMER TO FALL
20. THESE ARE THE DAYS OF OUR LIVES
21. WE WILL ROCK YOU
22. WE ARE THE CHAMPIONS

23. WE WILL ROCK YOU (FAST VERSION)
24. BOHEMIAN RHAPSODY

오리지널 공연에선 커튼콜에서 <WE WILL ROCK YOU>와 <BOHEMIAN RHAPSODY> 두 곡을 부르지만
한국 공연에선 주요 캐릭터들이 자신의 넘버를 불러서 보다 풍성한 커튼콜 무대를 보여준다.



BMK 킬러퀸은 한국을 대표하는 재즈 및 소울 가수답게 풍성하면서도 힘이 넘쳐나는 노래를 들려주었다.
킬러퀸이 부르는 넘버는 <KILLER QUEEN>, <PLAY THE GAME>, <A KIND OF MAGIC>,
<DON'T STOP ME NOW>, <ANOTHER ONE BITES THE DUST> 이렇게 5곡이나 되어서
세계를 지배하는 왕답게 화려한 금빛 의상을 입고서 무대를 가로지르며 꽤 많은 시간 동안 위용을 자랑한다.



정상윤 카쇼기는 뮤지컬 <세종 1446>에서 위엄 넘치는 군주의 모습으로 만나보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이번에는 얼굴에 우스꽝스런 분칠을 하고 선글라스를 쓴 코믹하면서도 박력이 있는 캐릭터로 만나보게 되었다.
역시나 딕션이 정확하고 감정을 잘 담은 대사로 전달력이 돋보이는 연기를 보여주었고 노래 또한 일품이었다.



서로가 개성을 중시하는 만큼 처음엔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지만
금세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는 알콩달콩한 커플
갈릴레오는와 스카라무슈는 <UNDER PRESSURE>, <HEADLONG>,
<WHO WANTS TO LIVE FOREVER>, <HAMMER TO FALL>을 함께 부른다.
사랑스러운 연인의 듀엣 넘버가 많을수록 작품의 낭만적인 색채는 짙어지기 마련이다.

유회승 갈릴레오는 그의 첫 곡인 <I WANT TO BREAK FREE(난 자유를 원해)>로 청량감이 느껴지게 등장했다.
바로 앞 넘버가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듯 똑같은 모습을 한 앙상블들의 합창으로 불려지는 <RADIO GA GA>였기에
갈릴레오의 남들과 다른 개성의 발현은 경쾌한 리듬의 노래와 어울리며 관객의 주의를 환기시키기에 충분했다.

임소라 스카라무슈 또한 그녀의 싱글 넘버 <SOMEBODY TO LOVE(날 사랑해줄 사람)>로 시원하게 등장한다.
이 곡의 후반부에는 긴 호흡으로 십여 초 동안 고음을 유지하여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드리머가 된 갈릴레오는 보헤미안들과 <WE WILL ROCK YOU>를 합창하고
이어서 <WE ARE THE CHAMPIONS>를 함께 부르며 공연은 막을 내린다.



킬러퀸이 어떻게 결말을 맞게 되는지 명확하게 보여주길 원하는 관객도 있겠으나
퀸을 아는 관객이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할 두 곡의 명곡을
무대 위를 꽉 채운 배우들이 함께 부르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드리머 갈릴레오에 의해서 예언대로 로큰롤이 부활했고
세상에는 다시 자유가 찾아왔으니 독재자의 말로가 어떻게 됐을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무대장치에 공을 들였음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뮤지컬
위윌락유는 퀸의 음악들을 만나볼 수 있는 반갑고 경쾌한 작품이었다.
노련한 보헤미안 버디가 지니고 있던 비디오테이프가 재생되는 장면에서는
무대 뒷면의 대형 LED에 마이클 잭슨, 휘트니 휴스턴 등 이제는 밤하늘의 별이 되어 버린
수십 명의 팝계 거물들의 초상화와 이름이 영상으로 흘러나와서
팝을 즐겼던 관객들의 가슴에 숙연하면서도 그리운 감정을 피어오르게 했다.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 1946-1991)는 떠났지만
퀸의 음악은 그를 기억하는 팬들과 영원히 함께할 것이다.





뮤지컬 위윌락유 커튼콜.







덧글

댓글 입력 영역



황장수의 뉴스브리핑 블루

검찰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