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6시 퇴근 2020/01/23 13:24 by 오오카미




대학로 JTN아트홀에서 뮤지컬 <6시 퇴근>을 한 달 만에 다시 관람했다.



뮤지컬 6시 퇴근은 고스트컴퍼니 제작, 문정연/박종우 원작, 김가람 각색, 이동근 연출,
Medici Effect 작곡, 정혜진 음악감독, 김도후 안무감독이고 공연시간은 120분이다.



이날 공연의 제과회사 애프터눈 홍보 2팀의 캐스팅은 
노주연 과장 역 박태성, 윤지석 대리 역 이민재, 안성준 대리 역 정휘욱,
서영미 주임 역 간미연, 최다연 사원 역 금조, 장보고 비정규직 사원 역 박한근, 고은호 인턴 역 정인지 배우였다.



뮤지컬 6시 퇴근은 배우가 직접 악기도 연주하는 액터 뮤지션 뮤지컬이다.
그래서 더욱 흥이 나는 공연이고 십여 분간 진행되는 커튼콜 때에는 콘서트장 같은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다.



제과회사 애프터눈 홍보 2팀에게 사장님의 특명이 하달된다.
한때는 회사를 대표하는 주력상품이었으나 현재는 실적 부진으로 단종의 위기에 처해 있는
'가을달 빵'의 판매량을 30일 이내에 200% 증가시키라는 것이었다.
부서 존폐의 갈림길이 될지도 모르는 이 명령을 완수하기 위해서 부서회의에서 두 가지 방안이 도출된다.
윤지석 대리가 낸 방안은 가을달 빵 광고모델로 인기 아이돌을 기용하여 확실한 마케팅 효과를 내자는 것이었고
서영미 주임 등이 제시한 방안은 마침 부서 내에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직원들이 여럿 있으니
홍보 2팀 직원들로 직장인 밴드를 결성하여 아마추어 밴드 활동의 근황을 SNS로 알리는 한편
우리 밴드가 가을달 빵 CM송을 연주하고 노래하는 영상도 내보내어 자연스런 홍보 효과를 노리자는 것이었다.
아이돌을 섭외하기엔 예산이 부족했으므로 노주연 부장은 가을달 빵 홍보대책으로 두 가지 대안 중 후자를 선택한다.

밴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한 달 내내 야근이 불가피했으므로 처음에는 부서원 중에선 불만이 있는 자도 있었으나
기타, 베이스, 건반, 드럼, 보컬, 안무로 나뉘어 각각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연습하고 합주하는 날이 거듭되면서
홍보 2팀 직원들은 예상치도 않았던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처음엔 악기들끼리 박자를 맞추는 것도 어려웠던 밴드가 시간이 지나면서 멋지게 어우러진 소리를 내게 되자
업무의 일환으로 어쩔 수 없이 시작한 밴드 활동이 이때부터는 취미생활을 하는 것처럼 즐겁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밴드의 중심인 보컬 장보고 역의 박한근 배우는 시원스런 노래도 좋았지만
보고가 밴드 활동을 위해서 합주실을 처음 방문하는 장면에서는
피아노와 기타까지 연주하며 악기 다룰 줄 아는 남자의 매력을 보여주었다.



보고와 썸을 타는 건반 주자 최다연 역의 금조 배우에게선 스타일이 좋다는 느낌을 우선 받았다.
2019년에 해체한 걸그룹 나인뮤지스의 후기 멤버인
금조 배우는 그녀의 뮤지컬 데뷔작인 <노서아 가비>에서 만나봤었다.
그녀는 데뷔 때보다 한결 무대와 동화된 모습을 이날 공연에서 보여주었고
밴드 연습을 마치고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보고와 다연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빵" 소리를 내면서 썸남에게 손가락총을 쏘는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총에 이어서 수류탄까지 던지는 대목에서는 팔과 다리를 쫙 펴면서
大자 모양으로 제자리 점프를 하며 귀여움의 정점을 찍었다.



인간성 좋아보이는 노주연 과장 역 박태성 배우는 애드리브를 가미한 아재개그로 허탈한 웃음을 주었고
호들갑이 심한 안성준 대리 역 정휘욱 배우는 사투리를 섞어가며 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고
차도남 스타일의 윤지석 대리 역 이민재 배우는 뮤지컬 <카페인> 때와는 다른 분위기를 만나볼 수 있었고
어눌하고 연약해보이는 고은호 인턴 역 정인지 배우는 막내사원 역다운 엉뚱함과 귀여움으로 활력을 더했다.



그리고 중학생 딸을 키우는 싱글맘 서영미 주임 역 간미연 배우에게선
"나 탬버린이 너무 좋아. 스트레스가 확 풀려."라는 영미의 대사처럼
그녀 자신도 공연을 온몸으로 즐기고 있음을 그녀의 표정과 율동에서 충분히 느낄 수가 있었다.
한 달 전의 <6시 퇴근> 관람 때에는 머리카락이 허리 중간쯤까지 내려오는 포니테일 스타일이었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지난번보다 짧은 길이였고 머리를 묶지 않아서 헤드뱅잉할 때 한결 움직임이 커 보였다.
가을달 빵 CM송의 안무를 짜면서 탬버린을 흔드는 간미연 배우의 춤이 사랑스럽고
영미의 싱글곡 <우리 엄마도>를 열창할 때의 노랫소리는 강렬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가을달 빵 CM송을 완성하고 프로모션을 준비하는 장면에서는 15분 정도 진행되는 프로모션에 맞추기 위하여
CM송 이외에 추가곡으로 어떤 노래가 좋을까를 놓고서 팀원들간에 의견을 나누는데
이때 간미연 영미는 무대 중앙에 나와서는 베이비복스의 <Get Up> 후렴구를 노래하며
그리운 안무를 선보여서 객석에 웃음꽃을 피우게 했다.



베이비복스로 활동했던 시절부터 무척 좋아했던 간미연 배우를
TV 브라운관 너머가 아니라 뮤지컬 무대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기 한량없다.

유튜브에 밴드 영상을 올린 후 댓글을 읽으며 독자의 반응을 살펴보는 장면이나
성준이 지석을 무대 중앙으로 오라고 한 후 대학 밴드 시절의 구호와 율동을 함께하는 장면은
애드리브적 요소가 강하다는 걸 재관람하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
매회 공연마다 내용이 바뀔 수 있는 즉흥적인 부분이니
여러 번 관람하는 관객일수록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 뮤지컬 6시 퇴근 넘버 리스트 -

01. 출근을 한다
02. Dead Line
03. 물가상승률
04. 나의 꿈
05. 우리 엄마도
06. 6시 퇴근
07. CM송 - 가을달 빵
08. 신데렐라맨
09. 나의 집 나의 서울
10. 주문을 외워보자 쿵빠 쿵쿵빠
11. 가족의 얼굴
12. 어른이 되어가는 건
13. 그 흔한 사랑조차 하지 못하는 청춘들에게
14. 나의 이름

뮤지컬 6시 퇴근은 직장인들의 애환과 취미생활을 통하여 얻는 즐거움을
주요한 소재로 다루고 있어서 내용면에서 관객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고
무엇보다도 뮤지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음악적 매력이 뛰어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관객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뮤지컬인가를 판별하는 기준으로서
공연장을 뒤로하면서 흥얼거릴 수 있는 넘버가 있는가를 하나의 척도로 삼고 있는데 
뮤지컬 6시 퇴근에는
"좋아 완벽해 우리는 6시 퇴근 좋아 완벽해 우리는 살아남는다"라는
작품명이자 작품 속 직장인 밴드명과 같은 넘버 <6시 퇴근>의 후렴구를 비롯하여
<신데렐라맨>, <출근을 한다>, <주문을 외워보자 쿵빠 쿵쿵빠> 등
귓가에서 아른거리는 멜로디를 지닌 중독성 강한 넘버가 가득하여
음악적으로도 충만함을 만끽할 수 있는 매력 넘치는 공연이다.





뮤지컬 6시 퇴근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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