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소설 마리아비틀 2019/12/31 13:51 by 오오카미


이사카 코타로(伊坂幸太郎. 1971-)의 소설 <마리아비틀(マリアビートル)>을 읽었다.
일본에서는 카도카와쇼텐(角川書店)에서 2010년 9월에 단행본, 2013년 9월에 문고본으로 출간됐고
한국에서는 이영미 번역가의 번역으로 2011년에 출간됐었는데 
마리아비틀의 후속작인 <악스>를 출간한 알에이치코리아(RHK)에서 이번에 재출간했다.

이사카 코타로의 킬러(殺し屋) 시리즈는
<그래스호퍼(グラスホッパー. 2004)>, 마리아비틀, 악스(AX. 2017) 이렇게 세 권이 있다.
그래스호퍼는 21세기북스, 마리아비틀은 랜덤하우스코리아에서 국내 번역본이 출간됐었는데
세 번째 시리즈인 악스를 발간한 RHK에서 이번에 전작들을 재출간함으로써
십여 년에 걸쳐서 띄엄띄엄 발간됐던 킬러 시리즈를 한번에 음미할 수 있게 되었다.



토호쿠신칸센(東北新幹線) 노선도.

일본소설 마리아비틀의 공간적 배경은 토호쿠신칸센 하야테(はやて)의 차량 안이고
시간적 배경은 토쿄(東京)에서 모리오카(盛岡)까지 최고시속 275km로 달리는 2시간 30분 동안이다.
열차 안에 제각각의 목적을 지닌 살인청부업자들이 탑승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이 소설은 2018년 2월에 일본에서 연극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백화점 옥상에서 떨어져 혼수상태에 빠진 여섯 살 아들의 복수를 위해 열차에 올라탄 전직 킬러 키무라(木村),
악명 높은 야쿠자 보스의 납치된 아들을 구출하여 의뢰인에게 호송 중인 콤비 킬러 레몬(檸檬)과 밀감(蜜柑),
예기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는 것이 일상화되어 걸어다니는 머피의 법칙이라 자조하는 운 없는 킬러 나나오(七尾),
곱상하고 연약해보이는 미소년의 외모를 지녔으나 내면은 악의 화신과도 같은 사이코패스 중학생 오우지(王子) 등
다양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이 얽히고설키며 벌어지는 목숨 건 사투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작가는 센다이(仙台)시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토쿄와 센다이를 오갈 때 자주 이용하는 토호쿠신칸센을 무대로 이야기를 구상해본 것이리라.
딱히 숨을 곳이 마땅치 않은 객차 수 10량의 신칸센 열차를 무대로 활용하고 있음에도
레몬과 밀감 콤비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 나나오가 펼치는 도망전을 숨가쁘게 묘사하는 대목에서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게 된다. 이래서 독자들이 이사카 코타로 월드에 열광하게 되는 것이리라.



제목 마리아비틀은 무당벌레를 의미하는 영단어 레이디비틀(ladybeetle)에서 유래한다.
성모 마리아를 Our Lady라 표현하므로 레이디 대신 마리아를 갖다붙인 것으로 보면 되겠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나나오의 별명이 무당벌레다.
무당벌레는 일본어로 텐토무시(テントウムシ. 天道虫)라고 하고
등에 점이 일곱 개 있는 칠성무당벌레를 나나호시텐토(ナナホシテントウ. 七星天道)라고 하는데
이름에 나나(七)가 공통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별명이 붙은 것 같다.
이사카 코타로의 킬러 시리즈에 등장하는 청부업자들의 별명에는 매미, 말벌, 풍뎅이 등 곤충명이 꽤 된다.



소설 마리아비틀의 등장인물 중 레몬과 밀감 콤비는 만담 콤비라 해도 좋을 정도로 유쾌한 캐릭터들이다.
혈액형 B형인 레몬은 껄렁껄렁한 성격에 매사가 무사태평이고 기차 매니아다.
그래서인지 일반적 상식은 결여되어 있으나 <꼬마기관차 토마스와 친구들>에 대해선 박사 수준이다.
혈액형 A형인 밀감은 매사에 신중하고 치밀한 성격이고 소설광(小說狂)이다.
좀처럼 화를 내지 않지만 화가 났다 하면 그가 읽었던 소설의 대사를 줄줄이 암송하며 분기탱천한다.
2년 전 악스 출간 후 가졌던 작가의 인터뷰 기사를 찾아보니
레몬과 밀감 콤비는 작가가 개인적으로 애정을 지니고 있는 캐릭터들이라서
이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장편소설에 흥미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소설 속에 하야테와 코마치(こまち) 간에는 객실을 이동할 수 없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사진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혹시 열차끼리 추돌한 것 아닌가 착각할 수도 있겠으나 하야테와 코마치 열차가 연결하여 달리고 있는 사진이다.
토쿄에서 모리오카까지는 이렇게 연결하여 달리고
모리오카에서 두 열차가 분리되어 하야테는 신아오모리(新青森)로, 코마치는 아키타(秋田)로 향하게 된다.



신칸센 열차의 맨 앞과 맨 뒤 차량의 볼록한 끝부분은 좌우로 개폐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고
그 안에는 열차끼리 연결 가능하도록 연결장치가 수납되어 있다.

달리는 신칸센 안에서 각자의 목적을 지닌 킬러들이 생사를 걸고 벌이는 혈투를
박진감 넘치게 그리고 있는 소설 마리아비틀은 65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툼한 책이지만
일단 손에 쥐면 밤을 새우며 읽게 만들 정도로 통속소설의 재미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작품이라서
이사카 코타로 월드의 매력을 만끽해보고 싶은 독자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걸작이다.
개인적으로도 레몬과 밀감 콤비 그리고 나나오는 다른 작품에서 다시 만나볼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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