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2019/11/10 16:55 by 오오카미




지난 수요일에 CGV 용산에서 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의 시사회가 있었다.

한적한 밤의 공원에서 본드를 흡입하고서 몽롱한 상태로 취해 있는 소년에게
웬 어른이 다가와서는 그 소년의 옆에 털썩 앉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그 상태로 밤을 지새우고 아침이 되자 그 어른은 소년에게 밥 먹으러 가자며 손을 내민다.

영화를 보기 전까진 단순히 청소년들의 일탈을 그린 영화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억압하는 사회에 대한 불만이나 자유를 향한 갈망을 다룬 그저 그런 영화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나 영화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작이었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위해서 어른들이 해줄 수 있는 것에 관한 진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고
밤의 선생님을 연기한 김재철 배우를 비롯하여 고교생을 연기한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좋았다.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청소년들의 고민과 방황을 주요한 소재로 삼고 있는 영화인 만큼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둡고 무거울 수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전개되어
스크린에 푹 몰입하며 관람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독의 연출력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준영(윤찬영), 용주(손상연), 현정(김진영)은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고교에 진학해서도 곧잘 어울리곤 한다.
이들에게는 가정환경이 넉넉지 못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편모가정에서 자란 준영은 술에 취해 찾아와서는 행패를 부리는 외삼촌이 싫어서 오토바이를 타고 집 밖을 떠돌고
편부가정에서 자란 용주는 술에 취하면 신세한탄을 늘어놓는 아버지가 싫어서 방에 틀어박혀서 게임에 몰두하고
동네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엄마의 일을 돕기 위해서 현정은 화장을 하고서 새벽 늦게까지 가게에서 일해야 했다.



민재는 준영들이 다니는 고등학교의 교사다.
그에게는 밤의 선생이란 별명이 있다.
밤마다 동네를 순회하며 길에서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기 때문이다.
그 자신이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불우한 환경의 아이들이 지닌 아픔과 고민을 이해할 수 있었고
누군가 건넨 따뜻한 말 한마디와 따뜻한 손길이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방황하는 비행청소년들을 선도하기 위한 민재의 노력이 항상 좋은 결실을 맺은 것은 아니었다.
그에겐 지근이라는 이름의 잊을 수 없는 학생이 있다.
지근은 편모가정에서 자랐지만 심성이 착한 아이였다.
민재는 지근을 설득하여 폭주족을 그만두게 할 수는 있었지만 본드 중독까지 끊게 하지는 못했다.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근의 모습을 지켜보며 민재의 인내심은 한계에 도달하고 말았었다.



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의 원작은 일본 에세이 <야간 순찰 선생(夜回り先生. 요마와리 센세-)>이다.
야간순찰이란 직역 표현이 다소 어색하므로 한국에서는 밤의 선생님으로 흔히 번역하고 있다.
에세이의 저자는 미즈타니 오사무(水谷修. 1956-) 교육자다.
그는 요코하마에서 고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던 시절부터 야간에 도심의 번화가를 돌아다니면서
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말을 걸고 그들을 선도하려고 몸소 실천한 인물이다.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면서 그에게 상담을 신청하는 이메일이나 전화가 쇄도헀음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는 지난 8월 21일에 돌연 그가 운영하고 있던 블로그를 폐쇄했다.
"안녕히. 이제 지쳤습니다. 이로써 이곳을 폐쇄합니다. 안녕."이라는 폐쇄 공지 포스트에 이어서
"상담을 신청하는 사람 중에 내 책을 읽어본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책 속에 답이 있는데."라는 포스트가 
마지막으로 추가되어서 미즈타니 씨가 수없이 반복되는 똑같은 질문에 시달려서 지친 게로구나 하고
블로그 폐쇄의 이유를 추정할 수 있었다.

선행을 실천하는 사람으로 익히 알려져 있는 인물이므로 혹시 우울증은 아닐까 하고
그를 걱정하는 네티즌의 댓글도 많이 보였는데 웹에서 뉴스 기사를 검색해 보니
연예인의 약물중독과 관련된 사건에 관하여 미즈타니 씨가 약물중독의 위험성을 경고했다는 지난달 기사도 보이고
12월 5일에는 후쿠오카현 코쿠라(小倉)시에서 청소년문제와 관련된 무료 강연회가 있다는 기사도 보이므로
미즈타니 오사무 선생의 청소년 선도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고 생각한다.

미즈타니 씨는 지금까지 30권이 넘는 저서를 썼는데
한국에는 <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夜回り先生. 2004)>와
<늦은 밤 잠 못 드는 아이들(夜回り先生と夜眠れない子供たち. 2004)> 두 권이 2005년에 발간된 바 있다.



2009년에는 테라와키 야스후미(寺脇康文. 1962-) 배우가 미즈타니 오사무 선생 역을 연기한 단편 드라마
<안녕이라고 말할 수 없어서 - 슬픔으로부터 구해주세요(さよならが、いえなくて―助けて、哀しみから. 2000)>가
제작되어 방영되기도 했다. 선생이 약물에 중독된 학생과 주고받은 편지를 토대로 쓴 동명의 논픽션이 원작이다.



아역배우로는 세 명의 주연 외에도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지만 학급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수연 역으로 출연한 걸그룹 아이즈원(IZ*ONE)의 멤버 김민주 배우가 시선을 잡아끈다.
이 영화는 걸그룹 데뷔 전에 촬영한 것이다.

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는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없던 어른들조차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볼까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호소력이 있는 작품이었다.
관심과 따뜻한 손길이 모두를 변화시킬 수야 없겠지만
그 중 누군가에게는 구원의 손길이 되어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영화였다.

목소리 좋은 김재철 배우의 내레이션이 묵직한 울림을 주는 청소년 영화이고
민재 선생과 미즈타니 오사무 선생 같은 어른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이자
청소년 문제에 어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의 개인적 평점은
★★★★★★★★★☆



영화 상영 후에 오동진 영화평론가가 진행하는 기자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이성한 감독과 윤찬영, 손상연, 김진영, 김재철 배우가 참석했다.
GV 현장의 영상을 담아왔다.
아무래도 영화 상영 후의 간담회이다 보니 내용에 네타바레(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므로
기왕이면 영화를 보고나서 시청하는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GV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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