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스푸트니크 2019/10/16 14:18 by 오오카미




지난주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연극 <스푸트니크>를 관람했다.
상상만발극장 제작, 박해성 작/연출이고 공연시간은 70분이다.



스푸트니크(Sputnik)는 소련이 쏘아올린 인공위성 및 우주선이다.
1957년 10월 4일에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Спутник) 1호를 발사했고
다음달인 11월 3일에는 세계 최초의 우주선 스푸트니크 2호를 우주로 올려보냈다.
스푸트니크 2호에는 라이카(Лайка)라는 이름의 개가 탑승했다.
라이카는 우주로 나간 최초의 생명체로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라이카는 생환하지 못헀지만 1960년 8월 19일에 쏘아올린 유인우주선의 시험기로서 생명유지장치를 설치한
스푸트니크 5호에는 베르카(Белка)와 스토레르카(Стрелка) 두 마리의 개가 탑승했고
궤도에 올라 지구둘레를 18바퀴 돈 후 다음날 지구로 돌아옴으로써 최초로 우주를 여행한 생물체가 되었다.
이들의 노고가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의 탄생에 이어졌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다.

연극의 제목과 포스터에 나온 우주선과 개 그림 때문에 소련의 스푸트니크의 역사에 관하여
짧게 언급을 해보긴 했으나 사실 연극의 내용과 역사상의 스푸트니크와는 별반 상관은 없다.
이 연극은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유목민처럼 떠도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지구의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는 그들의 모습이 마치 지구 둘레를 맴도는 인공위성 같다고 하여
최초의 인공위성 및 우주선인 스푸트니크의 이름을 갖다붙인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신명균 배우가 연기하는 남자는 공공연히 밝힐 수 없는 물건을 파는 세일즈맨이다.
극 속의 등장인물 중에 분쟁지역의 군인과 난민이 등장하는 걸로 미루어보아 무기판매상일 것이다.
잦은 해외출장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라는 의미인지 회사는 그에게 심리상담을 받아보라고 했다.



문현정 배우가 연기하는 여자는 심리상담사다.
찾아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각자의 차트를 작성하고 있기는 하지만 피상담자들에게 별 관심은 없다.
그녀가 들어가고 싶어하는 직장은 연구소라서 이곳 심리상담소는 그녀에게 있어서 거쳐가는 관문일 뿐이다.



김세환 배우가 연기하는 남자는 분쟁국가에 파견나가 있는 군인이다.
그가 여기에 있는 이유는 전쟁을 좋아해서도 아니고 특별히 애국심이 강해서도 아니다.
돈 때문이다. 돈을 모아서 카페를 차리는 것이 그의 꿈이다.



신사랑 배우가 연기하는 여자는 난민이다.
동생의 게임기를 팔아서 피난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물건을 샀다.
고국을 떠난 그녀에겐 안정하고 정착할 수 있는 새로운 고향이 필요하다.



무대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의자가 십여 개 놓여져 있다.
두 명의 배우가 대화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신명균 배우와 문현정 배우가 심리상담을 진행하는 장면과
김세환 배우와 신사랑 배우가 난민촌 경계지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주를 이루고
신명균 배우와 신사랑 배우가 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받기 전후의 장면과
문현정 배우가 김세환 배우가 운전하는 택시를 이용하는 장면이 추가된다.

김세환 배우가 연기한 군인과 택시운전사나
신명균 배우가 연기한 샐러리맨과 우버기사가 동일인물인지 1인 2역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이 연극은 시공간이 중첩하고 교차하는 일종의 무질서함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두 배우가 연기한 배역들은 동일인물의 과거와 미래가 아닐까 생각한다.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인지
각 인물들이 독백을 하는 장면은 없고 꼭 두 배우가 짝을 이루어 대화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말이 있듯이
둘씩 짝을 이루어 대사가 오갔지만 인간은 언제나 외롭고 고독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셀러리맨 남자는 하도 세계 곳곳을 돌아다녀서
이젠 자신의 집이 어디였는지도 헷갈리고 그걸 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건지 하는 회의를 느끼고 있고
심리상담사 여자는 일하고 싶은 준거집단이 다른 곳에 있어서 현재 하고 있는 일에서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군인 남자는 돈을 벌기 위해서
상황에 따라서는 총으로 사람을 쏴죽여야 하는 무거운 무게감을 짊어진 일을 하고 있으며
피난민 여자는 고향을 버리고 떠도는 피난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어딘가에 정착을 하고 싶어한다.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며 지구 둘레를 맴돌았을 스푸트니크처럼 이들은 방황하고 있다.
스푸트니크 2호는 돌아오지 못했지만 스푸트니크 5호는 무사히 지구로 돌아왔다.
방황을 끝맺고 지구로 돌아온 스푸트니크 5호처럼 이들의 무사귀환을 응원한다.





연극 스푸트니크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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