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쏘왓 2019/10/03 13:14 by 오오카미




지난 주말에 대학로 원패스아트홀에서 뮤지컬 <쏘왓>을 관람했다.
초연하는 뮤지컬 쏘왓은 박해미 배우가 대표로 있는 해미뮤지컬컴퍼니에서 제작한 신작이다.

독일의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Frank Wedekind. 1864-1918)의 대표작
<눈뜨는 봄(Frühlings Erwachen. 1891)>을 원작으로 하고 랩풍의 음악을 넘버로 사용함으로써
고전의 친숙함에 현대적 느낌을 잘 버무려서 감성을 자극하는 근사한 맛으로 탄생시켰다.
뮤지컬 쏘왓은 박해미 총감독, 문희 각색, 오광욱 연출,
이종원(L.Kaison) 작사/작곡, 서수지 안무이고 공연시간은 95분이다.

희곡 눈뜨는 봄은 국내에 <사춘기>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고
2009년에 국내 초연했고 당시 주원, 조정석 배우가 주연을 맡았던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Spring Awakening)> 또한 이 희곡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무대는 2층 구조로 되어 있다.
1층의 담장에 그라피티가 그려져 있다. 2층 왼쪽의 블라인드가 쳐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공간은
내부에 조명이 들어오면 안이 보이는 구조로 되어 있고 개인 침실 또는 예배당 공간으로 사용이 된다.

원작 눈뜨는 봄은 3막으로 구성된 비극이고 검열에서 상연금지 처분을 받아서
출판된 지 15년 후인 1906년에서야 연극으로 초연되었다.
원작이 미성년자의 섹스, 강간, 낙태, 자위, 동성애, SM(사디즘&마조히즘), 자살 등의 소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초연 때에도 원작의 여러 장면을 삭제하는 조건으로 무대에 올릴 수 있었다고 한다.

한창 성적 호기심이 왕성할 나이의 청소년들이 성에 눈을 뜨기 시작하지만
어른들은 종교적 신념 또는 사회적 통념을 근거로 청소년들의 성적 충동을 억압한다.
이에 좌절과 실패감을 느낀 청소년들 중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도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내용의 작품이다 보니 오늘날에도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충분히 문제작으로 취급될 수 있는 작품인데 100여 년 전의 평가는 오죽했을까.



핸스헨(Hanschen) 역 김상우 배우.
그는 벤들라의 엄마, 벤들라의 친구 안나(Anna) 등을 함께 연기하는 멀티맨이다.
여성 역을 연기할 때에는 의외로 목소리가 배역에 어울리는 느낌이라서 크게 이질감이 들지 않았다.

핸스헨과 멜키오 그리고 모리츠는 곧잘 어울리는 17세 동갑내기 동급생이다.
이들 또래가 흔히 그렇듯이 모이면 여자 이야기로 떠들썩하곤 한다.
그러나 실은 핸스헨은 동성인 멜키오를 좋아하고 있었다.  



모리츠(Moritz) 역 김형철 배우.

모리츠는 열등생이다.
성적은 바닥이고 머리가 좋지 못하다는 걸 본인도 자각하고 있다.
하지만 성적 호기심은 왕성한 편이고 일제에게 관심을 두고 있다.
스스로를 낙오자라고 비관하여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린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는 권총으로 자살한다.)



일제(Ilse) 역 이예슬 배우.

예쁜 외모로 남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었으나
언제부터인가 학교에 나오지도 않는 비행소녀가 되어 버렸다.
많은 남자들과 관계를 맺고 다닌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벤들라(Wendla) 역 윤지아 배우.

벤들라는 17세의 나이인데도 아직도 아기는 황새가 물어다준다고 믿고 있는 순수한 소녀다.
성적 호기심에 사랑하지도 않는 멜키오와 관계를 가진 후 임신을 하게 되지만
미성년자 미혼모를 용납할 수 없는 그녀의 어머니는 딸의 아이를 낙태시킨다.



멜키오(Melchior) 역 심수영 배우.

멜키오는 우등생이다.
그는 머리도 좋고 아는 것도 많고 신체도 건장하여 이성은 물론이고 동성친구들에게도 선망의 대상이다.
성에 관심이 많은 친구 모리츠를 위하여 멜키오는 성관계를 설명하는 그림을 상세하게 그려서 선물해주었다.
모리츠가 투신자살한 후 소지품에서 멜키오가 그려준 그림이 발견되어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게 되자
모리츠의 죽음에 자신이 영향을 주었다고 죄책감을 느낀 멜키오는 정신병원에 수용되는 조치를  받아들인다.
하지만 수용생활을 견디다 못한 멜키오는 병원을 탈출했고
추적을 피해서 숨어든 묘지에서 벤들라의 무덤을 발견하고는 오열한다.



원작 자체가 주인공을 청소년으로 설정하기는 했으나 
성과 관련된 내용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인간의 원초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다가
인간의 본능이라 할 수 있는 성욕이 사회적 관습에 의해 억압당하는 부당함을 메시지로 담고 있어서
흥미진진하게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이라서 쏘왓에서도 그 재미는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뮤지컬 쏘왓은 원작을 오늘날의 느낌으로 적절하게 각색한 공연이었고
그래서 뭐(So What?)라는 반항적인 제목처럼 제약된 틀에 맞서려는 인간의 저항의지가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론 십 년 전에 관람했던 스프링 어웨이크닝보다
쏘왓 쪽이 더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싶을 정도로 기대치를 상회하는 공연이었다.

넘버가 랩으로 구성되었다고 하여 다소 실험적인 공연이 아닐까 우려하기도 하였으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많은 가요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랩을 가미해왔고 그룹에는 랩을 담당하는 멤버가 있을 정도이다 보니
뮤지컬 공연에서 음악에 랩이 사용되었다고 하여 특별히 이상하게 느껴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랩 위주로 넘버가 구성되어서 오히려 십대들의 이야기라는 느낌을 더 잘 어필하고 있었다.
또한 넘버가 전부 랩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멜로디 파트에서는 따라서 흥얼거리고 싶어질 정도로 매력 있는 선율을 지닌 넘버들도 여럿 있었다.
그렇기에 음악면에서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작품 소개글을 보니 이번 공연은 오디션을 통해 뽑은 신인배우들로 구성했다고 하는데
이날 공연에 출연한 배우들의 프로필을 살펴보니
이 공연이 데뷔작이거나 또는 작년에 다른 작품으로 데뷔한 신인들이었다.
그럼에도 신인 티가 느껴지지 않는 완성도 높은 무대를 보여주었으니
한국 공연계는 앞으로 기량이 뛰어난 신예들이 가세하여 더욱 재미있고 풍성해질 것 같다.



공연 후에는 1층 입구의 바로 우측에 있는 식당터에서 배우들의 사인회가 열렸다.



멜키오 역 심수영 배우는 이날 가장 눈여겨본 배우다.
키가 크고 체격이 좋고 미남형인 데다가 목소리도 감미로워서
성시경 느낌이 나는 배우였고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뮤지컬 쏘왓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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