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거트루드 2019/10/02 15:09 by 오오카미




지난 주말에 대학로 스카이씨어터에서 연극 <거트루드>를 관람했다.



한국여성연극협회에서 주최하고 제작하는 한국여성극작가전은 2013년에 제1회를 시작하여
2016년까지 이어지다가 제작비를 지원받지 못하여 경제적인 이유로 중단되었다가
올해 3년 만에 재개되어 제5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올해에도 제작비를 지원받지 못하였으나 행사의 취지를 살리고자 재개되었다고 한다.
제5회 한국여성극작가전에는 여섯 작품이 출품되었고
스카이씨어터에서 9월 4일부터 10월 13일까지 개최된다.
각 작품의 작가와 연출가가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 이 행사의 특징이다.



연극 거트루드는 홍란주 작/연출이고 공연시간은 65분이다.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햄릿>을 주인공의 어머니 거트루드를 중심으로 각색한 작품이었다.
무대 중앙에는 흔히 타원형 고무다라이라고 불리는 대형 플라스틱 대야가 뒤집힌 채로 놓여 있다.
김장용 대야로 활용되기도 하고 어린이들의 욕조로 활용되기도 하는 친근한 소품이다.
극이 시작되면 커다란 대야를 힘겹게 들어올리고 그 속에서 거트루드가 기어나온다.
거트루드의 등장장면은 단단한 껍질을 깨고 나오는 새의 탄생을 연상하게 했다.
주인공이 남자인 원작을 여자가 주인공인 작품으로 각색한 것처럼
남성 중심의 사회를 여성 중심의 사회로 변혁하겠다는 산통처럼도 느껴졌다.



연극 거트루드의 전반적인 느낌은 원작을 희화화한 풍자극이라는 것이었다.
햄릿(Hamlet)의 엄마 거트루드(Gertrude)와 햄릿의 여자친구 오필리어(Ophelia)는
초반에는 마치 모녀 관계인 것처럼 서로 장난도 치고 정겨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햄릿의 숙부이자 거트루드의 두 번째 남편이 되는 국왕 클로디어스(Claudius)가
오필리어에게 관심을 보이자 거트루드는 더 이상 오필리어를 예뻐하지 않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대야에 오필리어를 밀어넣은 후 물을 부어서 익사시키는 질투의 화신으로 변하기에 이른다.

거트루드 역에 박무영, 오필리어 역에 배유리,
햄릿 및 클로디어스 및 선왕 역에 박재현 배우가 출연했다.
객석에서 안을 볼 수 있도록 대형 플라스틱 대야를 옆으로 눕혀놓고서
햄릿과 오필리어가 그 안에 들어가 밀회를 나누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비좁은 대야 속에서 남녀가 뒤엉키어 몸짓으로 사랑을 노래하는 모습이 의외로 에로틱했다.

햄릿의 많은 등장인물 중 다섯 명의 캐릭터만을 출연시키면서도 원작의 대략적인 줄거리를 표현했다는 점과
거트루드와 오필리어 두 명의 여성 캐릭터를 전방에 내세우고 햄릿과 클로디어스를 주변인물화함으로써
여성 중심의 이야기로 재구성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했다.
그러나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처럼 미래의 고부 사이가 될 수도 있었던 거트루드와 오필리어가
남자 때문에 관계가 틀어지고 마는 진부한 설정은
여자는 질투에 눈이 멀면 무슨 짓이든 한다는 태생적이고 고정적인 관념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공연장에서는 뒷좌석에 앉은 기침 관크 때문에 공연에 집중하기 무척 힘들었다.
공연 중에 헛기침해서 잡음을 내면 주위 관객들에게 민폐라는 걸 생각을 못하는 건가.





연극 거트루드 커튼콜.
흐르는 흥겨운 음악은 일본영화 <쉘 위 댄스(Shall we ダンス?. 1996)>의 미국 리메이크작
<쉘 위 댄스(Shall We Dance. 2004)>의 OST로 사용된 걸그룹 푸시캣 돌스(The Pussycat Dolls)의 <S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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