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 2019/10/01 19:30 by 오오카미




지난주에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연극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를 관람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현 시대의 주목할 만한 예술가를 선정하여 공동제작하는 기획 프로그램
2019 아르코 파트너에 선정된 이 연극은 2017년에 국내에서 초연했고
2018년 제39회 서울연극제에서는 대상과 연출상, 연기상 그리고 관객평가단의 인기상을 수상했다.
관객들이 직접 뽑는 인기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그만큼 재미가 보장된 연극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연극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극단 프로젝트 아일랜드 공동제작,
뻬뜨르 젤렌카(Petr Zelenka. 1967-) 작, 서지혜 연출이고
공연시간은 1부 80분, 인터미션 15분, 2부 75분으로 구성되었고
남동진, 강애심, 김귀선, 남미정, 최무인, 신문성, 김지성, 임정은,
조예현, 이승현, 이승우, 윤혁진, 나혜영, 푸르던스 데타이어(Prudence Destailleur) 배우가 출연한다.



체코 영화감독이자 극작가인 뻬뜨르 젤렌카는 2005년에 원작의 대본을 쓰고 영화로 만들었다.
영화의 체코어 제목은 <Příběhy obyčejného šílenství(일상의 광기의 이야기)>이고
영어 타이틀은 <Wrong Side Up>이다.
독일 태생의 미국 소설가 찰스 부코스키(Charles Bukowski. 1920-1994)의
단편소설에서 원작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객석의 남자 역 이승우, 발레리나 역 나혜영, 체첸의 군인 역 윤혁진 배우.

발레 공연을 보러 극장을 찾은 주인공 뻬뜨르가 그의 절친 모우카의 여자친구 안나에게
발레에 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며 공연 중에 소음을 일으키는 관크 짓을 계속하자
옆자리의 남자 관객은 참다 못해 조용히 하라며 주의를 준다.
혼자만의 광기에 사로잡힌 뻬뜨르는
무대 위의 발레리나가 그의 이름을 부르며 갈망하는 환상을 보게 되고
무대 위로 뛰어오르려다가 결국 공연장을 쫓겨나는 신세가 되고 만다.

뻬뜨르의 어머니는 수시로 병원에 들러서 채혈을 한다.
체첸의 군인들은 피가 부족할 테니 그곳에 보내야 한다며
피를 뽑는 구실을 대고 있긴 하지만 꼭 그 이유만은 아닌 듯도 하다.
왜냐하면 그녀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건강에 굉장히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헌혈을 통하여 자신의 건강체크를 하려는 것이 주목적일지도 모른다.
그녀의 꿈 속에 체첸의 군인이 나타나 더 이상 당신의 피는 필요없다고 거절하는 악몽을 꾸기도 한다.



알레슈(Ales) 역 이승현, 에바(Eva) 역 푸르던스 데타이어 배우.

알레슈는 주인공 뻬뜨르의 옛 여자친구인 야나의 약혼남이다.
야나는 현재 알레슈의 집에서 함께 머무르고 있는데
그 집에는 알레슈뿐만 아니라 그의 고모네 가족이 함께 살고 있다.
야나가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뻬뜨르는 
친구 모우카에게서 들은 이성을 돌아오게 하는 주술를 시행하기 위해서 알레슈의 집에 잠입한다.
주술에 필요한 것은 머리카락이었다.

푸르던스 데타이어 배우는 프랑스 출신이고 이 연극이 데뷔작이다.
그녀가 이 작품에서 맡은 배역은 영화 <마네킨(Mannequin. 1987)>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 영화의 주제가 스타십(Starship)의 <Nothing's Gonna Stop Us Now>가 귓가를 맴돈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을 찾아오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연예계 활동을 꿈꾸는 지망생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것 같다.
지난 주말에 코엑스 앞에서 열린 영동대로 축제를 지나면서 잠깐 보았는데
K-POP 댄스를 추는 외국인들의 모습에서 좋아하는 것을 즐기는 기쁨을 엿볼 수 있었다.
한국을 사랑하고 코리언 드림을 꿈꾸는 그들을 응원한다.  



안나(Anna) 역 조예현, 모우카(Moucha) 역 신문성 배우.

모우카는 주인공 뻬뜨르의 오랜 친구다. 그의 단점은 여자를 엄청나게 밝히고 섹스중독이란 거다.
그러나 이성으로서의 매력이 부족해서일까. 아니면 너무 밝혀서일까.
어쨌든 새로 여자를 사귀어도 몇 달을 채 가지 못하고 여자 쪽에서 그를 떠나버리고 만다.
그는 여자가 없을 때에는 온갖 도구를 활용하여 스스로의 만족을 얻는다.
개조한 세면대를 이용하여 자위를 하는 장면에서는 그의 광기가 경악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안나는 모우카의 집에 얼마 전 취업한 가정부다.
깊게 파인 상의에서 그녀의 볼륨감 넘치는 육체를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언제나 여자가 그리운 모우카가 안나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이르지(Jiri) 역 최무인, 알리쩨(Alice) 역 임정은 배우.

이르지와 알리쩨는 주인공 뻬뜨르가 사는 아파트의 바로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커플이다.
부부싸움이라도 하는 건지 남녀의 고성이 벽을 넘어 들려와서 뻬뜨르를 괴롭힌다.
견디다 못한 뻬뜨르가 바닥을 발로 구르고 벽을 손으로 쳐서 주의를 주자 알리쩨가 찾아왔다.
허구한 날 시끄럽게 싸움질이냐고 뻬뜨르가 따지자 알리쩨는 고개를 저었다.
싸움을 한 것이 아니라 우리는 사랑을 나눈 것이라며.
알고 보니 알리쩨는 남다른 취향을 가진 여자였다.
누군가의 주의를 끌어야만 성적으로 흥분이 되는 그녀는 다른 누군가를 자신들의 사랑에 동석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소리를 쳐서 타인의 주의를 끌었고 이렇게 옆집 이웃과 통성명까지 한 이상
이제는 노골적으로 자신들이 사랑을 나눌 때 함께해 달라고 이르지 커플은 뻬뜨르에게 참관을 요구한다.
알리쩨의 색적 광기에 못지 않게 이르지 또한 괴짜였다.
작곡가인 그는 자신의 음악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업자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인데 법정에서 난동을 부리기도 한다.



실비에(Sylvie) 역 남미정, 어머니(Matka) 역 강애심, 아버지(Otec) 역 김귀선 배우.

뻬뜨르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연로했다.
기력이 예전같지 않은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 뻬뜨로도 마음이 무겁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고도 아직 장가를 가지 못한 아들이 엄마는 걱정이다.
최근에는 남편의 정신이 오락가락하여 치매가 의심되니 엄마의 걱정거리가 하나 더 늘어났다.

뻬뜨르의 아버지는 전직 성우다. 현역 시절에 라디오에서 정규프로그램 방송 전에
정부의 뉴스를 낭독하곤 했었기에 아직도 그의 목소리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그의 치매를 의심하는 아내가 기억 나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보라고 강요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수화기를 들고 다이얼을 돌렸는데 그것이 실비에와의 인연의 시작이 되었다.

조각가인 실비에는 실연의 슬픔에 술에 취한 채 목을 매어 자살을 시도하려던 중에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근사한 목소리는 옛 남자친구의 음성처럼 느껴졌다.
술에서 깬 그녀는 자신의 안부가 걱정되어서 다시 전화를 걸어준 그 남자를 집으로 초대한다.
뻬뜨르의 아버지는 집에서는 아내로부터 치매환자 취급을 받았지만
실비에에게서는 칭찬을 받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던가.
실비에와의 만남을 통해서 용기와 자신감을 얻게 된
뻬뜨르의 아버지는 늘 궁금하기만 했던 그것을 직접 해보자며 도전을 하기에 이른다.



뻬뜨르(Petr) 역 남동진, 야나(Jana) 역 김지성 배우.

연극은 술에 취해서 곯아떨어졌던 주인공 뻬뜨르가 잠에서 깨어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의 방은 빈 술병이 뒹굴고 있고 청소는 언제 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어질러져 있다.
떠나간 여자친구 야나가 되돌아오기를 원해서 수상쩍은 주술까지 행할 정도의 수고를 마다하지 않지만
정작 당사자인 야나에겐 직접적으로 돌아와 달라고 말하지도 못하는 소심한 남자다.

야나는 뻬뜨르가 일할 의욕도 없이 적당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에 실망하여 그의 곁을 떠났다.
그녀는 애인이 없어진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서
괜찮아 보이는 남자가 창 밖으로 보이는 공중전화 부스 곁을 지나가면
그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어서 남자를 꼬셔서 관계를 가져보기도 했다.
그런데도 그 바보가 잊혀지지를 않는다. 결국 그에게 돌아가야 하나. 이것도 운명인가.

연극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는 한마디로 유머러스하다.
광기라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상식을 파괴하며 웃음을 준다.
개인적으론 누군가가 보고 있어야만 성적으로 흥분할 수 있는 특이한 체질의 캐릭터 알리쩨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져서 몰입하며 관극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복잡하고 삭막한 현대를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누구나가 저마다의 광기를 가지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각자가 지니고 있는 광기의 종류에 따라서 자신에게 득이 될 수도 해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또는 타인에게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것이다.
각자의 광기를 어떻게 컨트롤하여 득이 되는 방향으로 이끄는가에 따라서 인생의 희비가 갈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모우카의 경우처럼 열과 성을 다한 광기에는 하늘마저 감동하여 꿈이 현실화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을 테고.





연극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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