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Everybody wants him dead 2019/09/28 06:18 by 오오카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연극 <Everybody wants him dead>(약칭 EWHD)를 관람했다.

EWHD는 2014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쇼케이스가 있었고
초연은 <Q>라는 타이틀로 변경되어 2016년에 대학로에서 행해졌다.
3년 만에 재연 무대가 열리면서 쇼케이스 때의 원래 제목인 EWHD로 돌아갔지만
초연 때 제목이 Q였기 때문에 구Q라고 불리기도 하는 모양이다.
에스에이지레이블 제작, 요세프 케이(김정한) 작/연출, 남경식 무대디자인이고 공연시간은 95분이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프로듀서 역 장지후, 연쇄살인마 역 송유택, 검사 역 조원석, 교도소장 역 조찬희 배우였다.

장지후 배우는 얼마 전 <한정림의 음악일기> 콘서트에서 게스트로 처음 만나봤다.
그때 노래와 입담이 좋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날 무대를 보니 연기력도 좋더라.
조원석 배우는 연극 <B Class>에서 해맑고 구김살 없는 캐릭터 치아키 역으로 만나봤었는데 
이 공연에서는 교활하고 영악한 캐릭터로 출연하여 완전히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조찬희 배우는 대작 연극 <페리클레스>에서 필레몬 역으로 만나본 적이 있고
송유택 배우의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국적이 어디인지도 불분명한 싱페이는 수백 명의 아이를 납치하여 살해한 후
장기를 적출하여 밀매한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다.
다수의 인기 프로그램을 제작한 경험이 있는
프로듀서는 싱페이를 이용하여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인터넷 생방송을 기획하고
교도소장을 돈으로 매수하여 연쇄살인범을 감옥 밖으로 끌어낸다.
죄수 이송을 가장하여 교도소장이 싱페이를 데리고 향한
약속장소는 체포되기 전 싱페이가 생활했던 아지트였다.
프로듀서는 싱페이와 교도소장 외에 또 한 명을 이곳으로 초대했다.
최연소로 검사가 되어 한때는 천재검사라 불리며 유명세를 탔으나
마약을 상습복용한 사실이 폭로되어 위기에 처한 인물이다.

시청률과 광고료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질 프로듀서,
수많은 아이들을 죽이고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무죄를 주장하는 극악무도한 연쇄살인마,
돈에 눈이 멀어서 본분을 망각하고 죄수를 교도소 담장 밖으로 빼내는 욕심 많은 교도소장,
겉으로는 고결한 척했으나 뒤로는 기업과 결탁하여 사욕을 챙기는 비열한 짓을 일삼은 검사,
이렇게 네 명의 악당이 싱페이의 아지트에 모이고 여러 대의 카메라가 이들을 비춘다.
PD가 기획한 것은 검사가 싱페이를 효과적으로 취조하여 범행의 자백을 받아내는 것이었다.
아울러 혹시라도 아직 살아있는 아이들이 있고 어딘가에 갇혀 있다면 그 장소를 불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이 그렇게 잘 풀릴 리는 없었다.

연극의 내용은 꽤 폭력적이다.
배우들 간의 몸싸움 장면이 다수 있고 욕설 또한 수시로 오고간다.
접이식 의자를 바닥에 내리치고 쇠사슬을 목에 감는 등 과격한 액션도 행해진다.  
초연 때 공연사진을 보니 소품으로 권총이 사용되었던 것 같은데 이번 공연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무대 위에는 세 대의 큰 모니터와 조그마한 모니터가 여러 대 설치되어 있지만
굳이 그렇게 여러 대를 설치할 필요가 있었는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세 대의 카메라가 바라보는 방향만 다르다 뿐이지
앵글의 구도나 배율이 비슷하여 별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데다가
카메라가 비추는 화면이 모두 무대 위여서 어차피 관객의 시야에 모두 들어오는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무대 뒤를 비춘다든가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식으로 완전히 다른 구도의 화면을 보여주는 쪽이
여러 대의 모니터를 설치한 효과를 더 잘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격한 감정을 대사나 행동으로 고스란히 주고받는 연극이다 보니 배우들의 열정이 그대로 전해졌다.
뜨거운 무대인 만큼 몰입하기 좋은 무대이기도 했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이 연극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중의 하나는 사형의 집행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그가 죽기를 원한다는 제목에서도 그런 의도가 느껴진다.
사형제도에 찬성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사형을 받아야 마땅한 죄수에게는 사형이 선고되어야 하고 사형수의 형은 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형제도가 법률에 제정된 국가임에도 사형수의 형을 집행하지 않는 것은 엄연한 직무유기다.

커튼콜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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