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워치 2019/09/15 12:46 by 오오카미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전날에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뮤지컬 <워치>를 관람했다.



뮤지컬 워치는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여 충남문화재단에서 기획한 공연이다.
충남 예산이 고향인 윤봉길 의사(1908-1932)를 주인공으로 삼았고 백범 김구가 조연으로 등장한다.
이들 역사적 인물 외에 가상의 등장인물을 추가하여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팩션 뮤지컬이다.



뮤지컬 워치는 아이엠컬처/글래드컬쳐/날다팩토리/웅진문화회 제작,
강보람 작, 맹성연 작곡, 정태영 연출, 신은경 음악감독, 신선호 안무감독, 서정주 무술감독이고
공연시간은 1부 75분, 인터미션 15분, 2부 60분이다.

출연배우는 윤봉길 역 조성윤, 박태성 역 정원영, 구혜림 역 스테파니, 백정선(김구) 역 황만익,
계춘삼 역 김윤하, 향차도 역 장원령, 정정화 역 노지연, 시라카와 대장 역 김수영, 다나카 소좌 역 진상현,
앙상블 역에 김문학, 김성재, 김태환, 남궁민희, 박도경, 사다빈,
이광표, 이유리, 이윤환, 정경훈, 지수환 배우가 출연했다.



지난 7월에 양재시민의숲에 위치한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뮤지컬 워치 제작발표회>가 있었다.
그때 이 작품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을 만나보고 세 곡의 넘버를 들어볼 수 있었는데
두 달이 지나고 본공연으로서 이렇게 마주하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



기차역에서 윤봉길 의사가 첫 번째 넘버 <이향시(離鄕詩)>를 부르는 것으로 공연은 막을 올린다.


- 이향시 -

슬프다 내 고향아
자유의 백성 몰아 지옥 보내고
푸른 풀 붉은 흙엔 백골만 남네

고향아 내 고향아
내가 어릴 때 너의 운명은
쾌락한 봄동산이었고
자유의 노래터였지

하지만 지금은
귀먹은 벙어리만 남아있구나
고향아 내 고향아
어디 있는가

난 이제 지평선 너머
거친 들판으로 멀리 떠난다

고향아 내 고향아
다시 만나자

악마야 간다 나는 간다
인생의 길로 정의의 길로

악마야 간다 나는 간다
자유의 불꽃이 피려거든

그곳이 내가 누울 자리다
살아서 돌아가지 않으리


이향시는 윤봉길 의사가 쓴 동명의 시에 쓰여진 시구(詩句)를 토대로 만들어진 넘버다.
윤봉길 의사는 그가 야학에서 가르쳤던 제자 박승구가 만세운동을 하다가 죽은 것을 계기로
교편을 내려놓고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서 1930년 봄에 상하이로 떠나는 기차에 몸을 실으며
고향을 떠나는 이별의 아픔과 악마로 표현했을 정도로 증오하는 일제를 상대로 싸우겠다는 결의를 노래한다.

상하이에 도착한 윤봉길 의사는 독립운동단체를 수소문하는 한편
혈혈단신으로 건너왔기에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막노동도 마다하지 않았다.
상하이의 일본 조계지(외국인이 거주하고 교역할 수 있는 치외법권 지역) 하역장에서
짐을 나르는 일을 하던 윤봉길 의사는 일본군의 군수품을 보관하는 창고를 발견한다.
이곳에서 만난 조선인 박태성은 군수물자를 빼돌려서 중국인에게 판매하는 밀매범이었다.
윤봉길 의사가 군수창고에 불을 지르려는 것을 박태성이 저지하며 옥신각신하던 중에
일본군이 들이닥쳐서 둘은 쫓기는 신세가 되고 도망 중에 한인애국단 단원들에게 체포된다.
김구가 결성한 한인애국단은 일제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조선인을 처단하는 활동도 하고 있었는데
일본 조계지에서 서성였던 윤봉길 의사와 태성을 반역자로 오해했던 것이다.
이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윤봉길 의사는 한인애국단에 가입하여 독립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한편 일본은 1932년 제1차 상하이사변(일본 조계지에서 벌어진 일본군과 중국군의 전투)에서
승리하여 상하이를 점령하게 된다.
상하이 파견군 사령관 시라카와 요시노리(白川義則. 1869-1932) 대장은
천황의 생일인 천장절(天長節. 당시는 4월 29일) 기념식을 겸하여 승리를 자축하는 성대한 행사를 계획한다.
시라카와가 거느린 상하이 파견군에 의해 한인애국단은 많은 동지를 희생당했다.
윤봉길 의사는 천장절 행사를 절호의 기회로 보고 행사장에 잠입하여 폭탄을 투척하는 임무를 자원한다.



뮤지컬 워치는 뜨거운 감동을 만나볼 수 있는 대작이었다.
총 스무 명의 배우가 출연하여 윤봉길 의사의 뜨거웠던 2년 간의 삶을 무대 위에 그려냈다.

제목 워치는 윤봉길 의사의 회중시계를 가리키는데
폭탄 거사를 위하여 훙커우 공원으로 출발하기 전에
윤봉길 의사가 자신이 갖고 있던 회중시계와 김구가 지니고 있던 낡은 회중시계를 맞바꾼 일화에서 유래한다.
뮤지컬에서는 픽션을 가미하여 윤봉길 의사의 회중시계를 만세운동 하다가 죽은
가상의 제자 박승구의 유품으로 설정했고
또한 상하이에서 만나게 되는 예지몽울 꾸는 밀매범 박태성을 박승구의 친동생으로 설정함으로써
운명적인 이끌림과 만남이라는 극적 요소를 강조하고 있다.  



일본군 대장 시라카와 역 김수영 배우는 낮고 묵직한 저음으로 중후한 군인의 이미지를 잘 살렸고
조선인 색출에 앞장서는 부하 다나카 소좌 역 진상현 배우는 경박하고 다혈질적인 이미지라서 좋은 대비를 이루었다.

무대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커다란 직사각형의 이동형 패널이 대여섯 개 사용되어 웅장함을 더했다.
이들 패널은 사진이나 영상을 출력함으로써 움직이는 배경 역할을 하는 한편
일본군과 독립군의 총싸움이나 추격전 장면에서는 벽과 장애물로도 활용되어 극에 역동성을 첨가했다.



걸그룹 천상지희 출신의 스테파니 배우가 연기한 가공인물 구혜림은 매력 넘치는 캐릭터다.
혜림은 일본인이 경영하고 일본군이 자주 찾는 대규모의 극장형 레스토랑에서
후미코라는 이름의 가수로 활동하며 일본군의 정보를 수집하는 스파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LA발레단(Los Angeles Ballet)에서 스테파니 킴(Stephanie Kim)이란 이름으로
프로 발레리나로서 활동한 적도 있는 스테파니 배우이기에 그녀의 유연성과 춤 실력은 탄성을 자아내게 할 정도다.
이 작품에서도 그녀는 격투 장면에서 남자배우들을 제치고 가장 눈에 띄는 화려한 액션을 보여준다.
노래 파트에서는 바이브레이션을 가미한 창법으로 여성스러움을 잘 표현했다.



김구 역 황만익 배우는 인자하고 자상한 음색으로 무장항일독립운동단체
한인애국단을 이끄는 포용력 있는 리더 역을 연기했다.
처음에는 백정선이라는 가명을 사용하여 윤봉길 의사에게 정체를 숨기지만
의사의 확고한 애국심을 확인한 후에 자신의 정체를 밝힌다.

백범 김구 하면 자연스레 그의 자서전 <백범일지>가 떠오른다.
백범일지의 말미에 적혀 있는 <나의 소원> 또한 애국심으로 가득한 명문장으로 기억되고 있다.
뮤지컬 워치에서 가장 뜨거운 넘버인 <나의 소원>은 백범일지의 나의 소원의 문장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 나의 소원 -

하늘이 내게 소원을 묻는다면
그것은 바로 대한의 독립

둘째도 셋째도
소원을 물어봐도
언제나 이것뿐

하늘이 내게 소원을 묻는다면
그것은 바로 대한의 행복

이별의 슬픔도 아픈 기억도 없는
평범한 날들

우리가 꿈꾸는 그곳
풀 냄새 가득한 평화로운 저녁

우리가 꿈꾸는 그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하루
그날 위해 그 꿈 위해
내 모든 삶을 바칠 거야

내 시간이 여기서 멈춘다 해도
이 세상은 앞으로 변해갈 테니까

우리가 꿈꾸는 나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

우리가 꿈꾸는 나라
평화롭게 어우러지는 그런 나라

그날 위해 그 꿈 위해
내 모든 삶을 바칠 거야

내 시간이 여기서 멈춘다 해도
이 세상은 반드시 변할 테니
내 손으로 그렇게 만들 테니

그 꿈 위해 우리의 꿈 위해
그 나라 위해 우리 나라 위해
대한의 독립을 위해

함께 싸우자
그날 위해 
싸우자


윤봉길 의사의 거사를 앞둔 시점에서 불려지는 이 넘버는
김구 역 황만익 배우의 선창으로 시작되어 한인애국단 단원 모두의 합창으로 끝이 난다.
그리고 중간의 간주 부분에서
윤봉길 의사가 목에 결의문을 걸고 왼손에 수류탄과 오른손에 권총을 들고서
태극기 앞에서 결연한 자세로 사진을 찍는 장면이 연출되어 관객들의 가슴에 뜨거운 열기를 불어넣는다.



뮤지컬 <미인>에서 스테파니 배우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었던 정원영 배우는
이 작품에서 예지몽을 꾸는 가공인물 박태성 역으로 출연하여
윤봉길 의사와의 만남을 통하여 내면에 변화를 겪게 되는 입체적 인물로서 다루어지는 캐릭터다.
그가 자신의 형에게 선물했던 회중시계를 윤봉길 의사가 지니고 있는 것을 보고서 의사와의 인연을 절감하게 된다.
예지몽을 꾸는 태성은 형의 죽음을 꿈에서 미리 본 적이 있었다.
폭탄 거사를 앞둔 윤봉길 의사가 임무에 실패하고 처형되는 꿈을 꾼 태성은 의사를 살리기 위해서
설령 꿈이 틀려서 거사가 성공한다 하더라도 일본군에게 잡혀서 죽게 되는 것에는 변함이 없을 테니
거사를 그만두라고 만류하지만 윤봉길 의사의 의지는 확고하여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윤봉길 의사 역 조성윤 배우는 184cm의 큰 키에 호리호리한 체격이라
외모면에서 다소 유약한 이미지가 없지는 않았으나
윤봉길 의사가 학생들을 가르치던 선생님이었다는 사실에 비추어볼 때에는
오히려 이러한 샌님 같은 이미지가 붓을 잡았던 손으로 총을 잡는다는 시대적 상황에 더욱 어울리는 면도 있었다.
지난 제작발표회 포스팅 때에도 언급했지만 조성윤 배우는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태양의 계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윤소이 배우의 남편이다.
1985년생 동갑내기이고 2017년에 화촉을 밝혔다고 한다.

윤봉길 의사가 부르는 솔로넘버 <나는 매화꽃이다>는
잔잔하고 은은한 멜로디에 겨울에도 꽃을 피우는 매화의 강인함을 가사로 담은 곡이다.
외유내강의 윤봉길 의사의 이미지를 잘 담아낸 서정적인 넘버라고 할 수 있다.

늘 하는 이야기이지만 뮤지컬에서 가장 중요한 부문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작곡을 담당한 맹성연 작곡가의 음악은 이번에 처음 접해보았는데 무척 만족스러웠다.
그렇기에 뮤지컬 워치는 음악면에서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또 여담이지만 맹성연 작곡가는 성악을 전공한 양준모 배우의 아내다. 둘은 2009년에 결혼했다고 한다.

윤봉길 의사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가 기억하는 뜨거운 이름이다.
훙커우공원의거로 대한독립의 의지를 만방에 밝힌 의사의 나라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을 서사와 노래로 담아낸 
뮤지컬 워치는 관객의 가슴에 끓어오르는 감동과 애국심이라는 뜨거운 감정을 불어넣을 멋진 작품이다.
서울 공연이 오늘 일요일 공연까지 단 5회 일정으로 잡혀있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좋은 공연이었다.
충남 공연과 해외 공연 일정을 마친 후 다시 서울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뮤지컬 워치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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