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원모어 2019/09/14 16:10 by 오오카미




비가 내렸던 화요일에 동양예술극장 2관에서 뮤지컬 <원모어>를 관람했다.
공연장 입장 전에 스모킹타임을 갖고 있다가 연습복 차림의 오세미 배우를 보았다.
이날은 연극 <한번 더 해요>의 공연이 없는 날이었으나 아마도 연습하러 왔다가 휴식을 취하러 나온 듯했다.



뮤지컬 원모어는 문화공작소상상마루 제작, 김인호/남지은 원작,
박인선 대본/작사, 김혜성 연출/작곡, 신선호 안무이고 공연시간은 95분이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신유탄 역 황민수, 문다인 역 문진아, 아버지 등 멀티남 역 라준, 타로술사 등 멀티녀 역 김은주 배우였다.



작품의 원작은 김인호, 남지은 작가 부부의 웹툰 <헤어진 다음날>이다.
원작 웹툰은 프롤로그와 30화의 본편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되었고
2014년 6월부터 2015년 3월까지 버프툰에 연재되었다.



또한 원작은 2016년에 일본 위성방송 스카파(スカパー!)를 통하여
<너를 지키고 싶어 - 원 모어 타임(君を守りたい~ONE MORE TIME~)>이라는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보이그룹 인피니트의 엘(김명수)과 윤소희 배우가 주연을 맡았고 스카파에서 자체 제작한 한류드라마다.



뮤지컬 무대는 웹툰이 원작이라는 걸 알 수 있게끔 벽면은 물론이고 의자 등 소품에까지
원작의 다양한 장면들을 그려넣어서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남자주인공 유탄은 인디밴드의 리더 겸 보컬이다.
모든 가수들이 그러하듯 유탄의 밴드 역시 메이저 데뷔를 꿈꾸고 있다.
총 3인으로 구성된 밴드에서 건반을 맡고 있는 다인은 유탄의 여자친구이기도 하다.
10월 4일 오전에 유탄은 유명한 음반제작자에게서 전화를 받는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버스킹 영상을 보고서 전화를 했다며 제작자는 미팅을 제안했다.
유탄은 기쁜 마음에 약속장소에 나갔으나 제작자는 밴드 전체가 아니라
유탄 한 명과만 계약을 맺고 싶다고 제안했고 현실과 이상을 구분하라고 조언했다.
착잡한 기분으로 연습실로 향한 유탄은 멤버들에게 짜증을 냈고 다인과도 크게 다투게 되는데
7년 간 사귄 연인에게 이젠 얼굴 보는 것도 지겹다는 심한 말까지 내뱉고 만다.
다음날 자취방에서 잠을 깬 유탄은 그날 하루 내내 이상한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어제와 똑같은 일들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하도 이상해서 핸드폰을 켜고 날짜를 확인해보니 어제와 같은 10월 4일이었다.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타임루프(Time loop)를 소재로 하는 영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해롤드 래미스(Harold Ramis. 1944-2014) 감독이 연출하고
빌 머레이(Bill Murray. 1950-)와 앤디 맥도웰(Andie MacDowell. 1958-)이 주연을 맡은
영화 <사랑의 블랙홀 (Groundhog Day, 1993)>이다.
영화 <고스트버스터즈(Ghostbusters. 1984)>에서 각본을 쓰고 배우로도 출연했던
해롤드 래미스는 이 영화에 함께 출연했던 빌 머레이를 주연으로 발탁하여 자신의 영화를 찍었다.

이기적이고 까칠한 성격의 TV 기상캐스터 필 코너스(Phil Connors. 빌 머레이)는
매년 2월 2일에 개최되는 지방축제 그라운드호그 데이(성촉절. 경칩)를 배경으로
일기예보를 전하기 위해서 스태프들과 함께 펜실바니아의 한 마을로 향한다.
필은 대충 방송촬영을 마치고 돌아가고 싶었으나 폭설로 길이 막혀서 마을에서 숙박을 하게 된다.
그런데 필이 호텔에서 잠을 깨 보니 날짜는 여전히 2월 2일이었고 똑같은 하루가 반복된다.
잠을 자도 심지어는 자살을 해도 눈을 떠 보면 2월 2일 아침이 끊임없이 찾아오는 가운데
필은 서서히 마을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주변의 어려움도 살필 줄 아는 사람으로 변해간다.
함께 취재를 왔던 PD 리타 핸슨(Rita Hanson. 앤디 맥도웰)의 사랑을 획득하는 것으로
길고 길었던 성촉절의 하루는 드디어 끝이 나고 2월 3일을 맞이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뮤지컬 원모어는 영화 사랑의 블랙홀처럼 같은 하루를 반복하여 살게 된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원작 웹툰과 남녀 주인공의 이름이 같고 원작처럼 타임루프를 소재로 삼고 있긴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굳이 웹툰 원작이라고 하지 않고
새로운 창작물이라고 했어도 무방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복되는 시간 속에 갇히는 타임루프라는 소재는 더 이상 새로운 소재가 아니기도 하니까.

뮤지컬에선 다인이 밴드의 멤버이지만 웹툰에선 유탄의 보컬 레슨 선생으로 등장한다.
(에필로그에선 밴드의 멤버이긴 하다)
뮤지컬에선 3인 밴드이고 밴드명이 원모어이지만 웹툰에선 5인 밴드이고 밴드명이 따로 언급되지 않는다.
뮤지컬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유탄의 아버지와 이곳의 아르바이트 겸 타로술사는 웹툰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뮤지컬에선 등장인물의 죽음이 중요한 사건으로 다루어지지만 웹툰에는 그 정도의 비극은 등장하지 않는다.
뮤지컬에선 10월 4일이 반복되지만 웹툰에서는 12월 26일이 반복된다.
뮤지컬과 달리 웹툰에서는 유탄이 과거에도 타임루프를 경험했다 등
굳이 웹툰을 원작으로 내세우지 않아도 될 만큼 내용면에서는 많은 부분이 다르다.



문진아 배우를 처음 만난 것은 뮤지컬 <라 레볼뤼시옹>을 통해서였다.
소극장을 가득 채웠던 그녀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카리스마의 추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파워풀한 느낌의 넘버가 잘 어울리는 배우이나 이 뮤지컬의 넘버 중엔 그런 요소가 적어서 다소 아쉬웠다.
황민수 배우는 부드러운 남자의 이미지였고
라준 배우는 편안한 목소리에 푸근한 이미지였으며 김은주 배우는 작지만 강단 있는 이미지였다.

뮤지컬 원모어는 뮤지컬 <김종욱 찾기>의 넘버들을 작곡한 김혜성 작곡가가 작곡과 연출을 맡았다.
이번 공연이 초연이고 아직 개막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배우들의 노래에서 음정이 약간 불안정한 듯한 느낌이 없지는 않았으나 무대가 거듭되면 나아질 거라 생각한다.
넘버 중에 우선 기억에 남는 곡은 "하루 또 하루 똑같은 하루"라는 구절이 귀에 감기는 넘버 <10월 4일>을 들고 싶다.



사랑이라는 것은 인간세계에서 통용되는 가장 커다란 마법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일드 <최면(催眠. 2000)>에서 강력한 최면술을 깨뜨린 마법도 사랑이었고
영화 사랑의 블랙홀에서 타임루프를 깨뜨린 것도 사랑이었듯이
뮤지컬 원모어에서도 주인공이 진정한 사랑을 깨달음으로써 반복되는 시간의 속박에서 풀려나게 된다.





뮤지컬 원 모어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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