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일요일에 대학로 올래홀에서 연극 <고스트>를 관람했다.

연극 고스트는 플레이팩토리 제작이고 공연시간은 95분이다.
이날 공연에는 소설가 상중 역에 석현, 죽은 전처 한이 역에 허윤,
현 부인 희진 역에 문새암, 옥보살 및 기자 역에 김대영 배우가 출연했다.

3년 동안 신작을 쓰지 못한 채 슬럼프에 빠진
인기소설가 이상중이 최근에는 가위에 눌리는 등 심신의 피로감을 토로하자
그의 해맑은 부인 희진은 남편을 위하여 동네에 용하다는 소문이 자자한 무속인을 집으로 부른다.
그러나 소문은 과장되는 법인가 보다.
상중의 집을 찾아온 박수무당 옥동자는 집 안의 좋지 않은 기운을 쫓아내겠다며 접신까지 하지만
오히려 귀신을 집 안에 불러들이고 만다. 그 귀신은 상중의 사별한 전처 한이였다.
한이의 모습은 오직 상중의 눈에만 보였고 그녀의 목소리 또한 전 남편의 귀에만 들렸다.

테이블이 저절로 움직인다거나 벽에서 손이 튀어나온다거나
무대장치에 약간의 트릭을 가미하여 귀신을 소재로 하는 연극의 묘미를 살렸다.
그렇다고 무대장치로 관객을 놀래키거나 하지는 않는다.
이 연극은 공포연극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코믹연극이므로.
단 한이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장면이나
한이가 컵라면을 먹는 장면에서는 약간의 놀람을 경험하는 관객이 있을 수는 있겠다.

기자와 박수 역 그리고 이웃집 아줌마를 연기한 김대영 배우의 코믹연기가 감칠맛을 더했고
연극 <사랑해 엄마>에서 엄마 역으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허윤 배우가
이 연극에서도 무게감 있는 캐릭터로 출연하여 극의 분위기를 유머러스하게 이끌어갔다.
약간 허스키한 보이스의 문새암 배우는 깜찍하고 애교 있는 연기로 밝은 분위기를 만들었고
전처 귀신에게 시달리는 소설가를 연기한 석현 배우는 공처가의 고달픔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연극 고스트는 전반적으로는 말보다는 몸짓으로 웃기려는 경향이 있는 코믹극이었다.
남자무당을 의미하는 박수가 출연한다는 점에서 극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지만
영화 <곡성>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두 작품의 공통된 교훈을 뽑아보자면
무속인을 함부로 집에 들이지 말라라는 것일까.
연극 고스트 커튼콜.

공연 후엔 배우들과 함께하는 포토타임이 준비되어 있다.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