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알앤제이 2019/08/23 14:41 by 오오카미




폭우가 내렸던 7월의 말일에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연극 <알앤제이(R&J)>를 관람했다.
원작은 미국의 극작가 조 칼라코(Joe Calarco)가 셰익스피어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각색하여
1999년에 발표한 희곡 <셰익스피어의 R&J(Shakespeare's R&J)>다.
이 희곡은 2003년에 런던에서 연극으로 초연되어 호평을 받았고 
앨런 브라운(Alan Brown) 감독의 영화 <프라이빗 로미오(Private Romeo. 2011)>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알앤제이는 한국에서는 2018년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초연됐고 1년 만에 다시 관객을 찾아왔다.
쇼노트 제작, 조 칼라코 작, 정영 번역, 김동연 연출, 송희진 안무이고
공연시간은 1부 90분, 인터미션 15분, 2부 65분이었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학생1 역 기세중, 학생2 역 홍승안, 학생3 역 손유동, 학생4 역 오정택 배우였다.
학생1은 로미오 역만을 연기하지만 다른 세 학생은 여러 배역을 연기한다.
학생2는 줄리엣, 벤볼리오(로미오의 사촌이자 친구), 존 수사(로렌스 수사의 메신저) 역,
학생3은 머큐쇼(영주의 친척이고 로미오의 친구), 캐풀렛 부인(줄리엣의 엄마), 로렌스 수사(로미오와 줄리엣의 조력자) 역,  
학생4는 티볼트(줄리엣의 사촌오빠), 유모(줄리엣의 유모), 발사자(로미오의 시종) 역을 연기한다.
멀티역이 많으므로 로미오와 줄리엣의 등장인물들을 숙지하고 보는 편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국내 포스터뿐만 아니라 일본 포스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붉은 천은 이 연극의 주요한 소품이다.

남학생들의 기숙학교가 작품의 배경이다.
이곳 학교의 학생들은 엄격한 종교적 규율에 따라서 생활해야만 하나
네 명의 학생은 매일밤 붉은 천으로 고이 싸서 감추어 놓은 금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낭독하며
셰익스피어가 남긴 주옥 같은 문장으로부터 위로를 받으며 구속된 삶에서 벗어난 해방감을 느낀다.

이러한 설정이기 때문에 로미오와 줄리엣의 내용뿐 아니라
기숙사 생활과 관련된 에피소드도 있을 거라고 예상하였으나
연극 내용의 90% 이상은 로미오와 줄리엣이었다.
즉 로미오와 줄리엣의 내용을 네 명의 남학생이 연기하는 연극이라고 평할 수 있겠다.
연극 속의 주인공들이 극 중에서 연극을 하므로 극중극 형식을 띤 작품이다.

금욕과 절제를 강조하는 기숙사 안이므로 극중극에 등장하는 소품이나 의상이 따로 있을 리 없다.
머큐쇼와 티볼트의 칼싸움에 사용되는 칼뿐 아니라 다양한 소품과 의상을
붉은 천을 활용하여 이미지화한다는 점이 독특하면서도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론 로미오의 꿈 이야기를 들은 친구 머큐쇼가 꿈의 요정 맵 여왕(Queen Mab)을 묘사하는 대목에서
붉은 천을 활용하여 여왕의 마차를 표현하는 장면이 무척 낭만적인 느낌이라서 특히 기억에 남는다.
이 연극에서 붉은 천은 무엇으로도 변할 수 있고 어디로도 통할 수 있는 마법의 도구 같은 존재였다.



무대 앞뒤로 객석을 배치한 원형무대라는 점과 무대 위 양옆에 어지러이 쌓인 테이블뿐만 아니라
객석 중간에 간헐적으로 놓인 테이블도 배우들의 무대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역동성이 강조된 공연이기도 했다.

외국에서는 원작의 남학생 버전이 아니라 여학생 버전의 알앤제이도 상연되는 것을 확인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연극 <비클래스>나 <오펀스>처럼
원작 배역의 성별에 변화를 주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알앤제이의 경우도 앵콜 공연에서는 여학생 버전을 만나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배경이 남학교로 설정되고 남자배우들만 출연하는 연극의 경우
동성애를 코드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연극 또한 그런 면이 있다는 점과
커튼콜 촬영 금지라는 점은 아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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