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 2019/08/13 16:48 by 오오카미




지난주에 예스24 스테이지 1관에서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를 관람했다.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제작, 김한솔 작/작사, 김지호 연출,
김치영 작곡, 허수현 음악감독이고 공연시간은 110분이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까칠한 발명가 투리 역에 윤소호,
명랑한 작가지망생 캐롤리나 역에 서혜원, 자상한 소설가 도미니코 역에 임별 배우였다.



뮤지컬의 공간적 배경은 이탈리아의 해안도시 마나롤라(Manarola)로 설정되어 있다.
이탈리아 북서부의 리구리아 해안에는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가에 형형색색의 집들이 들어서 있어서
뛰어난 경치를 보여주는 다섯 개의 마을이 있는데 이들을 통칭하여 친퀘테레(Cinque Terre)라고 부른다.
마나롤라는 친퀘테레에 속하는 다섯 마을 중 하나다.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는 눈이 먼 연인을 위해서 타자기를 발명한
이탈리아의 발명가 펠레그리노 투리(Pellegrino Turri.1765-1828)를 모티브로 하는 창작뮤지컬이다.
실존했던 발명가 투리가 마나롤라 출신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도 명승지를 배경으로 설정함으로써 무대를 예쁘게 꾸미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공연장의 무대는 그림 같은 집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정도로 아기자기하게 설치되어 있다.
특히 중앙에 위치한 카페는 장미가 장식된 붉은 차양과 붉은 빛이 감도는 벽면의 컬러가
드넓은 바다와 하늘을 연상시키는 무대 뒷면의 푸른 색과 대조를 이루며 근사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무대 우측의 툴리의 집은 단층이지만
중앙의 카페와 좌측의 캐롤리나의 집은 각각 계단을 통하여 옥상과 2층 침실도 무대로 활용이 된다.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는 작년 10월에 낭독공연으로 먼저 만나봤었다.
연극과 뮤지컬은 무대에서 본공연으로 만나보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공연의 대중화와 보급화에 따라서 업계 관계자가 아닌 일반관객도
아직 제작 중인 공연을 낭독공연이나 쇼케이스와 같은 형태로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
작년에 낭독공연으로 접했을 때는 그리 큰 감흥을 받지 못했으나
이번에 본공연으로 만나보니 예쁜 무대에서부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이 느껴졌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라이브 연주가 음악에 생동감을 더해주었다.
연주자들은 캐롤리나의 2층 침실 창문 너머에 위치한다.



투리는 괴짜 발명가다.
집에서 조용히 연구하고 발명에 전념하던 그의 삶에 변화를 가져온 것은 옆집에 이사 온 여인이었다.
여인은 열쇠를 꽂았는데도 현관문이 열리지 않자 문을 발로 쾅쾅 차기 시작했다.
밖에서 나는 소음 때문에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된 투리는 문 밖으로 나와서 여인에게 말을 걸었다.
무슨 일이냐고.
투리를 돌아본 여인은 반갑게 인사했다. 아직 여기 살고 있었구나. 나 기억해? 캐롤리나야.
투리가 어릴 적 종종 함께 놀았던 이웃사촌 캐롤리나는 오래전에 로마로 이사를 갔었다.
그랬던 캐롤리나가 아름다운 처녀가 되어 다시 이웃사촌이 되다니 투리는 가슴이 뛰었다.
한편 캐롤리나의 이사 소식을 듣고서 일부러 그녀를 찾아온 남자도 있었으니
여성들이 좋아하는 연애소설을 써서 인기작가가 된 도미니코였다.
투리와 마찬가지로 도미니코 또한 캐롤리나와 어려서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캐롤리나의 꿈이 소설가라는 사실을 알게 된 도미니코는 작가 선배로서 그녀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며
예전에 자주 갔던 카페에서 매주 만나서 글쓰기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자고 제안을 한다.

젊은 두 남자와 한 여자가 등장하니 자연스레 삼각관계의 구도가 형성이 된다.
한없이 자상하고 포근한 남자 도미니코와 까칠한 듯하지만 은근히 관심을 드러내는 남자 투리 중에서
과연 캐롤리나가 선택하는 남자는 누가 될지 궁금증을 자아내며 이야기가 전개되어 간다.
캐롤리나가 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중반부에서
맑은 하늘에 소나기 구름이 끼듯 극의 분위기가 잠시 흐려지기도 하지만
캐롤리나를 놓고서 아웅다웅하는 투리와 도미니코의 사랑싸움이 귀엽게 그려지고 있고
눈앞이 희미해져 가는 캐롤리나조차도 투리나 도미니코와 있을 때에는 밝은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고 있어서
은은한 파스텔톤의 무대에서 전해졌던 느낌처럼 극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지중해의 투명한 바다처럼 밝고 유쾌했다.

아직 투정을 잘 부리는 소년기가 남아있는 목소리로 연기한 투리 역 윤소호 배우와
굵고 부드러운 저음으로 성인 남자의 매력적인 목소리로 연기한 도미니코 역 임별 배우의
음색차에서 느껴지는 대비감이 좋은 긴장감을 형성했고
맑고 시원한 음색으로 홍일점의 매력을 뽐낸 서혜원 배우의 노래 또한 무척 좋았다.
연극 <돌아온다>에서 처음 봤던 서혜원 배우의 뮤지컬 무대는 이번 공연이 처음이었는데 흡족했다.
발명가와 작가가 사랑한 여인의 매력을 관객 또한 한껏 느껴볼 수 있었으니까.
넘버면에서는 남녀가 함께 부르는 듀엣곡이 역시나 감미로웠고
남배우 두 명과 여배우 한 명이 함께 부르는 트리오곡 또한 신선한 느낌이었다.

역사적으로 최초의 타자기를 누가 발명했는가에 관해서는 여러 설이 존재하나
투리와 캐롤리나를 주인공으로 삼은 캐리 월리스(Carey Wallace)의 소설
<The Blind Contessa’s New Machine(장님 여자백작의 새 기계. 2010)>의 영향으로
펠레그리노 투리가 1808년에 타자기와 카본지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게 됐다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를 통하여
앞을 볼 수 없게 된 연인이 글을 쓸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타자기가 발명됐다는
아름다운 일화가 널리 알려지게 될 것 같다.



그나저나 새로 장만한 카메라의 동영상 화질 때문에 고민이다.
지난 뮤지컬 <테레즈 라캥> 후기에서도 언급했듯이 동영상 모드에서 자동으로 놓고 촬영하니
테레즈 라캥 때보다 조명이 한결 나은 상황이었음에도 ISO가 폭주를 해서 화질이 엉망이다.
이 카메라는 앞으로 동영상 촬영시에는 수동으로 셔터스피드와 ISO 값 설정하고 찍기로 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라도 최적의 값을 알아내어 만족스러운 화질이 나오게 되면 좋겠지만
그래도 화질이 개선 안 되면 A/S에 맡겨보든가 팔아버리고 다른 카메라를 알아보든가 해야 할 것 같다.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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