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구내과병원 2019/08/12 05:17 by 오오카미




지난주에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3관에서 올해 초연하는 창작뮤지컬 <구내과병원>을 관람했다.
창작하는공간 제작, 김정민 작, 허연정 연출, 성찬경 작곡/음악감독, 홍유선 안무이고 공연시간은 105분이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구지웅 원장 역에 김대현, 장기준 인턴 역에 주하진, 마영숙 간호사 역에 김아영,
김철수 할아버지 역에 조훈, 윤명희 할머니 역에 이세령,
송성주 일병 및 김수열 역에 최호승, 이재은 역에 이아진 배우였다.



이 뮤지컬의 두 명의 주인공은 구내과병원의 원장 구지웅과
이 병원에 운명적으로 흘러들어오게 되는 모 대학병원의 인턴(수련의) 장기준이다.
뮤지컬 구내과병원은 두 주인공이 각자의 마음 속에 품고 있던 응어리를 뽑아내는 과정을 그려가는 성장극인 동시에
두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의 다양한 사연을 통하여 사람 사는 세상의 온정을 느낄 수 있는 휴머니즘극이다.

모 대학병원의 인턴 기준에게 할머니는 유일한 가족이다.
그가 의사가 된 이유도 건강이 좋지 않은 할머니를 직접 진찰하고 보살피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어느 날 할머니가 혼수상태에 빠지고 만다.
실의에 빠진 기준은 담당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할머니를 간병하기 위해서 인턴을 그만둬야 할 것 같다고 울먹였다.
술에 잔뜩 취해서 밤길을 걷던 기준은 할머니를 닮은 노인이 어떤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발견하고는 뒤를 따랐다.
낡은 건물 2층에 들어선 기준은 놀라고 만다.
구내과병원이라는 간판이 붙어있는 그곳은 자정이 넘은 시각이었음에도 영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가 영업시간인 구내과병원. 그곳은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치료하는 병원이었다.

병원이 배경이고 치료(healing)를 소재로 하기 때문인지
다른 관객들의 리뷰를 보니 힐링뮤지컬이라고 평가하는 글이 꽤 눈에 띄었다.
힐링뮤지컬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대표적인 작품 하면 뮤지컬 <빨래>가 떠오른다.
넘버 쪽에 있어서도 빨래의 <어서 오세요, 제일서점입니다>와
구내과병원의 <어서 오세요. 여기 구내과병원에>는 곡의 분위기나 멜로디가 흡사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일병 휴가를 하루 앞두고서 부대에서 사고사한 군인과 가정폭력으로 목숨을 잃은 여고생 등
한을 풀지 못하여 성불하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영혼들의 사연을 에피소드로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밝고 유쾌한 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등장인물 중 긍정적인 마인드와 생기 넘치는 파워로 극에 웃음과 활력을 불어넣는 일등공신은 단연 마 간호사다.
무당의 딸이라서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마 간호사는 구 원장을 10년째 짝사랑하고 있는 순정녀이고
언젠가 할머니가 구내과병원을 찾아오게 될지도 모르니
이곳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사정하는 기준을 편들어준 의인이기도 하다.
마 간호사 같은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을 만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김아영 배우는 그녀만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며 관객을 매료시키는 마간을 연기했다.
또한 김아영 배우는 풍부한 성량으로 시원스런 노래를 들려주었고
랩이 가미된 넘버에서는 흥겨운 랩으로 경쾌하게 분위기를 이끌었다.
구 원장 역 김대현 배우는 분위기 있는 목소리가 매력 있었고
이아진 배우는 맑고 청아한 고음이 청량감을 주었다.

그러나 내용면에서 지적하고 싶은 부분도 여럿 보였다.
마 간호사의 경우 선천적으로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났다고 하겠으나
구 원장과 장기준이 어떻게 귀신을 볼 수 있는가에 관한 의문이 남는다.
그리고 구 원장을 속박하고 있었던 죄책감의 대상인 친구 수열에 관해서는
마 간호사가 노래하는 가사에서는 데모하다가 끌려가서 이틀 만에 시신으로 돌아왔다는 구절이 있으나
수열과 지웅의 대화에서는 십 년 만에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내용이 있어서 맥락이 연결되지가 않았다.
마 간호사가 그녀의 노래에서 구체적으로 누구라고 대상을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피를 보고서 도망친 자가 지웅이라면 문맥상 이틀 만에 돌아온 주검은 수열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에
십 년 만에 사체가 발견됐다는 대목은 뭔가 보충설명이 추가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수열이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며 시위대의 선봉에 섰다가 독재정권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는 설정은
극에 무리하게 좌파적 정치색을 입힘으로써 도리어 극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자충수였다고 생각한다.

뮤지컬 구내과병원은 아기자기한 운치가 있는 공연이기도 하다.
구 원장과의 상담(진찰)을 거듭하며 이승에서의 아쉬움을 모두 털어낸 영혼들은
이승을 뒤로하고 저승으로 향하는 '안녕' 의식을 치르게 되는데
이때 생전에 가장 집착했던 사물을 구내과병원의 대기실에 놓고서 떠나가게 된다.
무대 위 대기실 진열장에는 러버덕을 비롯한 인형 등 다양한 소품이 장식되어 있는데
허연정 연출가의 인터뷰 기사를 보니 그 중에는 스태프와 배우들의 소장품도 있다고 한다.
어떤 소품들이 무대를 채우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싶다.



뮤지컬 구내과병원은 커튼콜데이에만 커튼콜 촬영이 가능하다.
공연장 출입구에 진료시간 안내 스티커와 철거 안내문을 붙여놓아
무대 안의 내용을 무대 밖으로까지 확장한 아이디어는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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