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엑소더스 2019/08/09 13:15 by 오오카미




소나기가 퍼부었던 지난 주말에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2관에서 연극 <엑소더스>를 관람했다.
극단 내 마음의 지도 제작, 이시원 작/연출이고
포스터와 팸플릿의 역동성 넘치는 사진은 이강물 사진작가가 찍었다.



제목 엑소더스는 대탈출이란 뜻이다.
구약성서에서 모세의 인도하에 유대인(이스라엘인)들이 애굽(이집트)을 탈출하는 이야기를
서술한 출애굽기의 영어 표현이 바로 엑소더스(Exodus)인데
민족 단위의 탈출이었으므로 세계사에서 가장 유명한 대탈출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연극 엑소더스의 원작은 201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인 이시원 작가의 <변신>이다.
원작에서는 주인공이 중년의 남성이었으나 작가 본인이 각색한 이 작품에서는 학생으로 바뀌었다.

전국에서 학생들이 물건으로 변신하는 괴이한 사건이 속속 발생하여 사회적 현상이 되어 버렸다.
머그컵으로 변한 학생도 있었고 전기밥솥, 스티커, 돌멩이 등 다양한 사례가 보고되어
학생변신사건만을 담당하는 변신대책관리본부라는 정부부서가 신설될 정도였다.

주인공 지호가 변신대책관리본부를 찾아오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지호는 정신을 차려보니 쓰레기집하장이었다고 조사관에게 진술하고서
무언가로 변신이라도 했던 건지 며칠간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조사관은 지호의 부모에게 연락을 취한 후 보호자가 올 때까지 지호와 이야기를 나눈다.
관심을 갖고서 이야기를 들어준 조사관 덕분이었을까
안개 속을 헤매는 것처럼 몽롱했던 지호의 기억이 하나씩 되살아난다.



동급생이 육교 위에서 물건화되는 과정을 목격했다며 경찰관에게 신고하는
두 여학생 주희와 보람은 수다가 끊이지 않는 유쾌한 콤비였다.
무거운 주제를 다룬 극일수록 침체된 분위기에 생기를 불어넣는 유쾌한 캐릭터는 빛이 난다.



물건으로 변해 버린 사람들을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받아가는 비양심적인 인간들도 나타난다.
사람이 물건으로 변해버린다는 설정은 인간성의 상실 즉 몰인격화를 비유한 것이라 생각한다.



시놉시스를 읽었을 때 먼저 떠오른 작품은 프란츠 카프카의 중편소설 <변신>이었다.
자고 일어났더니 흉측한 곤충 모양의 생물체로 변해 버린 주인공을 통하여
사회로부터 소외된 인간의 고독감과 공포감을 그리고 있는 저명한 동명의 소설처럼
연극 엑소더스는 학교에 다녀야 하고 아직 부모에게 의존해야 하는 미성년의 학생들을 통하여
탈출구를 찾는 청소년들의 고충을 표면화하고 있다.
따돌림을 당해서 가기 싫어도 학교에 가야만 하고
부모에게서 독립하고 싶어도 경제적으로 그럴 수 없는 청소년들에게
허락된 탈출로가 고작 물건화라니 가련하고도 애석한 엑소더스였다고 하겠다.



이날 공연에는 지호 역 백종승, 주희 역 김설빈, 보람 역 조수지,
전당포 주인 역 김왕근, 지호 아빠 역 유승일, 노숙자 역 박종태,
지호 엄마 역 문상희, 조사원 역 오민석, 메탈 뮤지션 역 이갑선,
그리고 뮤지션 멤버 역으로 이창민, 박석원, 김수민 배우가 출연했다.





연극 엑소더스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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