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우정은의 이야기 콘서트 동행 2019/07/07 03:49 by 오오카미




7월의 첫 수요일에 광림아트센터 장천홀에서 의류 브랜드 마인드브릿지가 후원하는
<마인드브릿지와 함께하는 우정은의 이야기 콘서트 동행>이 열렸다.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는 뮤지컬을 관람하러 여러 번 와 보았으나
도로 건너편에 있는 장천홀은 이번이 첫 방문이었다.  



우정은 바이올리니스트가 진행을 하는 우정은의 이야기 콘서트 동행은 문학 콘서트다.
작가를 초빙하여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토크 중간에 음악가의 연주가 곁들여진다.
음악과 이야기의 어울림이 있는 이와 같은 형식의 공연을 무척 좋아한다.



우정은 바이올리니스트는 미소가 예쁜 미인이었고
차분한 목소리와 편안함이 느껴지는 화술로 매끄럽게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이날 콘서트의 게스트는 최근 서점가에서 판매 1위를 기록 중인 여행 에세이
<여행의 이유>를 쓴 김영하 작가였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작가의 대표작으로는 설경구, 김남길, 설현이 주연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의 동명의 원작소설이 있다.
라디오 DJ를 한 적도 있는 김영하 작가의 입담은 대단했다.
목소리도 좋고 발음도 정확한 데다가 작가의 다양한 식견과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풀어내니
자연스레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그에게 매료되었으니
이날 장천홀은 김영하 월드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연주자로는 안미경 피아니스트, 김주영 피아니스트,
이주은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주 비올리스트, 양윤정 첼리스트, 정찬학 콘트라베이시스트,
이현직 클라리네티스트, 유지홍 플루티스트,
조경화 소프라노, 유승공 바리톤이 우정은 바이올리니스트와 함께했다.



이날 연주된 음악은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 1악장,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가장조 2악장,
이탈리아의 가곡 3곡,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중 7곡이었다.

안토니오 비발디(Antonio Vivaldi. 1678-1741)의 <사계(The Four Seasons)>로 이날 콘서트는 막을 올렸다.
사계 중 여름 1악장을 선곡한 것은 여름의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월에 걸맞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비발디의 사계는 각 계절이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모든 악장에 소네트(sonnet. 시)가 첨부되어 있다.
따라서 사계는 음악과 문학이 어우러진 대표적인 클래식이라고 할 수 있으니
문학 콘서트를 표방한 동행 콘서트에 어울리는 스타트곡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비발디는 악보에 새의 노랫소리나 시냇물 소리처럼 구체적인 이미지까지 표기하였다고 하니
작곡가가 자신이 창작하는 음악에 문학적 상상력을 더한 대표적인 클래식인 셈이다.
사계 소네트의 작가가 누구인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비발디 본인일 거라는 설이 있다.
2년 전 <비발디아노 거울의 도시> 공연에서 사계에 장황한 서사를 붙인 연유도 이해가 되었다.
비발디의 사계에 원래 소네트가 함께했다는 문학적 사실에서
원작인 소네트 대신에 다른 이야기로 대체해보자는 발상이 생겨났던 것이리라.

첫곡의 연주가 끝난 후 김영하 작가가 무대에 입장했다.
그는 글 쓰는 것만으로 생계를 꾸려가기 어려운 현실 때문에 문학계에 전업작가가 그리 많지 않음을 토로했다.
작가는 약 10년 전부터 전업작가가 되었고 그 전에는 어학당 강사, 라디오 DJ, 교수 등 부업을 겸업했다고 했다.
한편으론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의 조세희 작가는 회사원, <노인과 바다>의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기자를
오랜 시간 겸업했는데 그러한 다양한 경험이 결과적으로 보다 좋은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음을 강조했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의
클라리넷 협주곡 가장조(Clarinet Concerto in A Major, K.622) 2악장은
고요한 숲속의 여명을 연상케 하는 은은하고 감미로운 곡이었다.
작가는 자신의 목소리를 목관악기에 비유하자면 클라리넷의 음색에 가까울 것 같다고 했고
글을 쓰다가 마음을 진정시키고 싶을 때 클라리넷의 은은한 음색을 들으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영하 작가는 지난 30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해외로 여행을 다녀왔다고 할 정도로 여행광이었다.
심지어 마음에 드는 여행지에서는 몇 달 또는 몇 년간 정착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 그를 위해서 우정은 진행자는 작가가 3개월간 머물렀던 이탈리아의 가곡을 준비했다.
루제로 레온카발로(Ruggero Leoncavallo. 1857-1919)의 <아침의 노래(Mattinata. 마티나타)>, 
루이지 아르디티(Luigi Arditi. 1822-1903)의 <입맞춤(Il bacio)>, 
에르네스토 데 쿠르티스(Ernesto De Curtis. 1875-1937)의 <나를 잊지 말아요(Non ti scordar di me)>다.



이탈리아어로 마티나타는 아침에 남자가 연인의 집 창문 아래에서 노래하는 연가를 의미한다.
밤에 연인의 집 창가에서 노래하는 세레나타(Serenata)와는 시간적으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아침이든 밤이든 연인의 집을 찾아가 노래하는 이탈리아 남자들의 열정이 가상했다.
아침의 노래는 바리톤, 입맞춤은 소프라노 독창이었고 나를 잊지 말아요는 두 성악가가 혼성으로 함께 불렀다.

김영하 작가는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교양수업으로
음대의 비전공자를 위한 성악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며 당시 중간시험 때 외워서 불렀던
빈센초 벨리니(Vincenzo Bellini. 1801-1835)의 <방황하는 달(Vaga luna. 바가루나)>의 도입부를
이탈리아어로 노래하여 객석의 박수를 받았다.

김영하 작가는 한마디로 다재다능한 사람이었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으나 독자들 반응이 별로인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고 했고 최근에는 그림을 그린다고 했는데
3개월 걸려서 그렸다는 세비야 대성당의 세밀화는 사진을 보는 것 같은 정교함이 느껴졌고
스케치 형태의 간략한 화풍으로 바꾸어서 그린 그리스의 산토리니 등의 그림은 피사체의 특징을 잘 포착했다.

다양한 재능을 지닌 작가를 위해서 우정은 진행자는
음악뿐 아니라 문학, 수학, 미술 등의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했던 프랑스 작곡가
카미유 생상스(Camille Saint Saens. 1835-1921)의 <동물의 사육제(Le carnaval des animaux)>를 끝곡으로 준비했다.
동물의 사육제는 총 14개의 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이날 공연에서는 1곡 서곡과 사자왕의 행진곡, 4곡 거북이, 5곡 코끼리, 6곡 캥거루,
10곡 큰 새장, 13곡 백조, 14곡 피날레 이렇게 7곡이 연주되었다.
동물의 사육제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13곡 백조는 첼로의 선율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곡이다.
우아하면서도 웅장하게 울려퍼지는 첼로의 음색과
무대 뒷면의 스크린에 비춰지는 백조의 모습이 어우러지면서 110분간의 공연은 마무리로 접어들었다.
본공연이 끝나고 커튼콜 때 앵콜곡은 <오솔레미오('O sole mio)>였다.



공연이 종료된 후 서서히 퇴장하는 장사진의 관객들의 뒤를 따라서 지상으로 올라오니
1층 로비에서 이날 공연의 모든 출연진이 모여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었다.
인파에 밀려서 사진의 초점이 날아갔으나 포토타임이 있었다는 것을 인증하고자 게재했다.



포토타임 후 김영하 작가는 여성 팬들의 사인 공세에 몇 분간 시간을 할애했다.



몰려드는 인파가 늘어나자 그는 다른 일정이 있는지 팬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떠났다.



우정은의 이야기 콘서트 동행은 
문학과 음악이 조화를 이룬 낭만적이고 근사한 공연이었다.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책에서는 알 수 없었던 저자를 알아가는 친근한 즐거움이 있었고
전문가의 설명이 곁들여지는 클래식 연주를 통하여 고전음악에 관한 이해와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P.S. 이 콘서트를 계기로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도 읽어볼 생각이지만
여행 에세이 하니 친구 이준명 작가가 1년여 전에 발표한 <여행은 언제나 용기의 문제>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영국, 멕시코, 프랑스, 페루, 에콰도르, 볼리비아, 인도, 네팔, 칠레, 아르헨티나,
스페인, 팔라우, 중국, 몽골, 미국, 요르단, 시리아, 이집트, 티베트, 쿠바,
러시아, 몬테네그로, 크로아티아, 미얀마, 일본, 캄보디아, 독일, 콜롬비아
29개국의 나라이름이 언급되고 있을 정도로 작가의 여행력을 엿볼 수 있는 책이고
DSLR 카메라가 든 가방을 도난당했던 슬픔이나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도 따로 연락을 하고 지낼 정도로 마음이 맞는 친구를 여행지에서 사귀게 된 즐거움 등
여행의 희로애락이 담겨져 있는 여행 에세이라서 여행 좋아하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우정은의 이야기 콘서트 동행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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