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썸씽로튼 2019/06/14 18:29 by 오오카미




지난 주말에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뮤지컬 <썸씽로튼>을 관람했다.



뮤지컬로 오리지널팀의 내한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뮤지컬 <애비뉴 Q> 이후이니 6년 만이다.
뮤지컬 썸씽로튼(Something Rotten!)은 2015년 3월에 브로드웨이의 세인트 제임스 극장(St. James Theatre)에서 초연했다.
썸씽로튼 팀이 2017년 1월부터 시작한 미국 순회공연을 모두 마치고 첫 해외공연을 위해 향한 곳이 바로 한국이다.
6월 9일부터 30일까지 오리지널팀의 썸씽로튼 한국 초연이 진행되고 내년에는 라이선스 공연으로 막을 올릴 예정이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2018년 12월에 라이선스 공연이 무대에 올려졌다.



썸씽로튼은 캐리 커크패트릭(Karey Kirkpatrick)과 웨인 커크패트릭(Wayne Kirkpatrick) 형제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뮤지컬의 기원은 언제일까? 셰익스피어 시대에 뮤지컬이 있었다면? 이러한 발상에서 시작된 것이다.
두 형제가 음악의 작곡과 작사를 함께했고 캐리 커크패트릭과 존 오파렐(John O’farrell)이 대본을 썼고
케이시 니콜로(Casey Nicholaw)가 연출 및 안무를 맡았다.



로비의 캐스팅보드에는 주요 배역 9명과 앙상블 13명 그리고 스윙 3명의 배우들 이름이 인쇄되어 있고
그 좌측에 당일 공연에서 변경이 있는 배역의 이름을 따로 표시하는 알림판이 세워져 있었다.
스윙은 주요배역이나 앙상블을 대체하는 배우를 지칭한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음유시인(The Minstrel) 역에 데빈 할로웨이(DEVIN HOLLOWAY),
닉 바텀(Nick Bottom) 역에 매튜 재니스(MATTHEW JANISSE),
나이젤 바텀(Nigel Bottom) 역에 리차드 스피탈레타(RICHARD SPITALETTA),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역에 매튜 베이커(MATTHEW BAKER),
비아(Bea) 역에 에밀리 크리스튼 모리스(EMILY KRISTEN MORRIS),
클래팸 경(Lord Clapham) 및 샤일록(Shylock) 역에 피터 수레이스(PETER SURACE),
토마스 노스트라다무스(Thomas Nostradamus) 역에 브라이언 카윙(BRIAN COWING),
예레미야 수사(Brother Jeremiah) 역에 마크 손더스(MARK SAUNDERS),
포샤(Portia) 역에 제니퍼 엘리자베스 스미스(JENNIFER ELIZABETH SMITH),
앙상블에 드류 아리스코(DREW ARISCO), 팀 푹스(TIM FUCHS), 로버트 헤드(ROBERT HEAD),
재커리 비글로우(ZACHARY BIGELOW), 닉 팬쿡(NICK PANKUCH), 아비나 소여(AVEENA SAWYER),
돌시 질러(DORSEY ZILLER), 앨리슨 C.스콧(ALLISON C.SCOTT), 엠마 벤슨(EMMA BENSON),
애비 바티시(ABBY BARTISH), 줄리안 버진스키 주니어(JULIAN BURZYNSKI Jr.), 
킬리 앤 맥코믹(KEELEY ANNE McCORMICK), 대니 로페즈(DANNY LOPEZ) 배우였다.



뮤지컬 썸씽로튼의 공연시간은 1부 70분, 인터미션 20분, 2부 55분이었다.



자막은 대부분의 공연장이 그러하듯이 무대의 왼쪽과 오른쪽에 설치되어 있는 전광판으로 출력이 되었다.
1층의 1열 앞에는 소형 자막기 5대가 별도로 설치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자막기를 무대 정면의 천장 쪽에 설치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대 양옆에 설치되어 있는 자막기에 시선을 돌리게 되면 무대 위의 배우들에게서 시선을 떼야 하기 때문이다.
무대 정면의 천장에 자막기가 달린다면 무대로부터 시선을 빼앗기게 되는 시간이 훨씬 줄어들 거다.
 


작품의 공간적 배경은 영국 런던이고 시간적 배경은 르네상스 시대의 말기인 1590년대다.
음유시인이 무대에 나와서 르네상스 시대의 특징을 노래하며 무대는 막을 올린다.
17세기를 앞두고 있는 이 시대의 슈퍼스타는 쓰는 작품마다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였다.
한때는 같은 극단에서 셰익스피어와 함께 배우를 했던 닉 바텀은 현재는 배우 겸 연출가로서 극단을 이끌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보다 더 나은 연극을 만들어서
돈과 명예와 인기를 손에 쥐어보고 싶은 것이 닉의 꿈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극단 후원자인 클래팸 경으로부터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지 못하면 후원을 끊겠다는
엄포까지 있어서 닉의 마음은 더욱 초조해졌다.
닉은 당대 최고의 예언자로 칭송받던 미셸 노스트라다무스를 찾아가서 도움을 구해보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미셸 노스트라다무스는 부재중이었고 사촌동생이라고 자처하는 토마스 노스트라다무스가 있었다.
닉은 낙담했지만 토마스는 자신에게도 예지능력이 있다면서 고민거리를 말해보라며 닉을 회유했다.
닉은 재미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으니 미래에 큰 인기를 얻는 공연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힘을 쥐어짜서 미래를 내다보고 온 토마스는 미래에는 대사를 노래로 하는 공연이 인기를 누리게 될 것이고
그런 공연을 사람들은 '뮤지컬'이라고 부른다고 답했다.



뮤지컬 썸씽로튼은 뮤지컬의 기원을 찾아떠나는 여행이다.
셰익스피어 시대에 연극뿐만 아니라 뮤지컬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발랄한 상상은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은 공연제작자와 미래를 볼 수 있는 예언자를 결부시켰고
이로써 낭만이 꽃피던 르네상스 시대와 뮤지컬의 시대인 현재가 연결되며 고풍스러운 16세기 후반으로 관객들을 이끈다.
1590년대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리처드 3세> 등의 연극이 한창 흥행몰이를 하고 있던 시대였으나
절제와 금욕을 중시하는 청교도 신자들에게는 왁자지껄한 공연은 천박하고 불경스러운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음유시인을 연기하는 흑인배우 데빈 할로웨이가 1막과 2막의 오프닝을 담당한다.
첫 넘버 "Welcome to the Renaissance"는 제목과 동일한 후렴구의 멜로디가 귀에 착 감기는 넘버라서
시작부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이 공연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하는 멋진 곡이다.



앙상블들의 존재감 또한 뛰어났다.
이것이 브로드웨이에서 활약하는 오리지널팀의 앙상블이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 작품의 대표곡으로 평가받는 "A Musical"은
토마스 노스트라다무스가 뮤지컬이란 어떤 공연인가를 닉에게 설명하며 부르는 넘버다.
이때 앙상블들이 토마스의 좌우로 나열하여 탭댄스와 캉캉 등의 군무를 선보이는데
척척 맞는 호흡과 절도 있는 율동으로 앙상블의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개인적으로는 앙상블 중에서 킬리 앤 맥코믹 배우에게 특히 주목했다.
시종일관 만면에 띄우고 있는 환한 미소가 아름다웠고
무엇보다도 그녀의 춤사위는 동작이 크고 시원시원한 데다가
리듬감도 훌륭하여 춤의 즐거움을 제대로 체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킬리 앤 맥코믹 배우.
썸씽로튼 공식 트위터에 내한공연에 참가한 모든 배우의 사진이 게재되어 있다.



토마스 노스트라다무스는 넉넉한 풍채만큼이나 유쾌한 캐릭터다.
뮤지컬의 기원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뮤지컬이란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토마스는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캐릭터일지도 모르겠다.

뮤지컬 썸씽로튼은 기존 뮤지컬들의 오마주(인용)가 가득한 걸로 알려져 있다.
공연을 관람하며 숨은 오마주를 찾는 것도 하나의 재미라고 하던데 예를 들면
넘버 "A Musical"의 가사 중에 뮤지컬 대신 수지컬이라는 단어가 사용이 되어
뮤지컬 <수지컬(Seussical)>의 제목을 인용한다거나
새로 만드는 공연의 악당 이름으로 "스카(Scar)"를 언급하여 뮤지컬 <라이온 킹>을 떠올리게 하는 식이다.



나이젤의 연인이 되는 포샤와 닉의 아내 비아.
뮤지컬 썸씽로튼은 포샤와 비아를 통하여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여성상을 제시하는 공연이다.

포샤의 아버지 예레미야는 엄격한 청교도 목사다.
예레미야는 연극을 소란스럽고 음란하고 무의미한 놀이로 생각하기 때문에 
딸이 연극쟁이와 교제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순종적이었던 포샤가 나이젤과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아버지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모습은 통쾌하기까지 하다.

비아는 한마디로 현모양처 여장부다.
여자는 연극에 출연할 수 없었던 시대였지만
비아는 남편의 일을 돕기 위해서 남장을 해서라도 출연하겠다며 고집을 피우는가 하면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육체노동도 마다하지 않는 데다가
후반부에는 닉을 구원하는 수호천사의 역할까지 수행하니 너무나도 매력 넘치는 캐릭터였다.

비아 역 에밀리 크리스튼 모리스 배우는 걸크러시 느낌의 멋진 연기에 가창력 또한 좋았고
포샤 역 제니퍼 엘리자베스 스미스 배우는 깜찍했고 제자리에서 통통 튀는 제스처가 귀여웠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이미지는 오늘날의 록스타 같은 파격적인 느낌의 캐릭터였다.
자신 충만하고 폼생폼사하는 멋쟁이이고 여성들의 시선을 받는 것을 마음껏 즐기는 호탕한 사내다.
일에 대한 열정 또한 뜨거워서 닉이 제작하는 새로운 공연을 염탐하기 위해서 변장도 마다하지 않는다.

셰익스피어의 넘버는 단연 "Will Power"라 하겠는데
주민을 연기하는 앙상블들이 윌리엄의 애칭인 윌을 연호하며 성원을 보내면
셰익스피어는 단상 위에서 자신의 인기를 확인하며 인기남의 행복감을 만끽한다.
록 비트의 파워풀한 곡이라서 흥을 끌어올리는 넘버라 하겠다.
매튜 베이커 배우는 때로는 근엄하게 때로는 장난기 넘치게 다양한 표정으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나이젤 바텀과 닉 바텀은 의 좋은 형제다.
닉은 가장으로서 그리고 극단장으로서 어떻게든 공연을 흥행시켜서
돈 걱정 없는 생활을 영위하고자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고
나이젤은 형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대본을 쓴다.

닉에게선 예언에 의지하기는 했지만 변혁을 시도하는 도전정신을 칭찬할 수 있겠고
예언에 의존하지 말고 우리들의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보자고
닉을 설득하는 나이젤에게선 진솔하고 진득한 직업정신을 높이 살 만하다고 생각한다.
매튜 재니스와 리차드 스피탈레타 배우는 안정된 호흡으로 극을 이끌었다.



닉이 만든 첫 뮤지컬의 제목은 <흑사병(The Black Death)>이었다.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줄게 만들었다는 흑사병을 공연 타이틀로 삼다니 그 비상식적인 센스가 코미디 뮤지컬답다.
공연의 리허설을 본 후원자가 돈줄을 끊은 심리가 충분히 이해된다.
극단의 새로운 후원자로 부상하는 인물이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 등장하는
악덕 사채업자 샤일록으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도 코믹하다.
작품의 곳곳에서 이러한 개그 코드를 찾아볼 수 있는 유쾌한 뮤지컬 썸씽로튼이다.



닉은 토마스를 다시 찾아가 이번에는 셰익스피어가 미래에 만들 작품을 예언해달라고 부탁한다.
어설픈 예언자 토마스의 대답은 <오믈렛(Omelette)> 이었다.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햄릿(Hamlet)>을 패러디했음은 물론이다.
닉의 두 번째 뮤지컬 오믈렛은 과연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여하튼 뮤지컬을 통하여 연인의 사랑은 싹을 틔우고 형제의 우애는 돈독해지게 되니 뮤지컬 만세다.
뮤지컬이 지닌 흥과 매력을 웃음과 함께 멋지게 쏟아내는 걸작 뮤지컬 썸씽로튼이다.



- 뮤지컬 썸씽로튼의 넘버 리스트 -

- 1막 -
"Welcome to the Renaissance" – Minstrel and Company
"God, I Hate Shakespeare" – Nick, Nigel, The Troupe
"Right Hand Man" – Bea, Nick, Nigel
"God, I Hate Shakespeare (Reprise)" – Nick
"A Musical" - Nostradamus, Nick, Ensemble
"The Black Death" – The Troupe
"I Love the Way" – Portia, Nigel
"Will Power" – Shakespeare, Ensemble
"Bottom's Gonna Be on Top" – Nick, Company

- 2막 -
"Welcome to the Renaissance (Reprise)" – Minstrel
"Hard to Be the Bard" – Shakespeare and Ensemble
"It's Eggs!" – Nick, The Troupe
"We See the Light" – Portia, Nigel, Brother Jeremiah, Nick, Ensemble
"To Thine Own Self" – Nigel, Nick, Shakespeare and The Troupe
"Right Hand Man (Reprise)" – Bea
"Something Rotten!" – The Troupe
"Make an Omelette" - Nick and Company
"To Thine Own Self (Reprise)" – Nick
"Finale" – The Company



제목 썸씽로튼은 희곡 햄릿 1막 4장에 등장하는 마셀러스의 대사
"Something is rotten in the state of Denmark.(덴마크 왕국 안에 무언가 썩어 있어)"에서 유래했다.
이 문장은 관용적으로 무언가 이상한 것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연극처럼 그냥 말로 하면 될 대사를 왜 노래를 하고 게다가 춤까지 추면서 하는 거야.
그건 비효율적이잖아. 미래 사람들은 왜 그런 이상한 걸 만드는 거야.
연극제작자 닉이 가졌던 이 의문은 뮤지컬을 만들면서 저절로 해소되어 간다.
관객들이 뮤지컬을 직접 관람하고서야 뮤지컬의 매력을 제대로 알게 되듯이 말이다.







뮤지컬 썸씽로튼 커튼콜.





MD 상품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황장수의 뉴스브리핑 블루

문갑식의 진짜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