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장 담그는 날 2019/05/31 17:46 by 오오카미




지난 주말에 소월아트홀에서 뮤지컬 <장 담그는 날>을 관람했다.



뮤지컬 장 담그는 날은 극제작소 이공칠 제작, 윤금정 작/연출, 정지현/이예나 작곡, 최원섭 안무이고
공연시간은 100분이다. 2016년에 초연했고 제10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했다.
100년 전통의 장맛으로 유명한 최씨 가문 종갓집을 배경으로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합을 노래하는 뮤지컬이다.



최씨 가문 26대 종부 문여사 역에 문소아, 막내딸 역에 황수정,
큰아들 역에 한규정, 큰며느리 역에 김현지,
작은아들 역에 김효성, 작은며느리 역에 박가람,
손녀 역에 이환희, 손자 역에 최유재 배우가 출연했다.



장(醬)은 한국의 식문화를 말할 때 김치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주음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삶은 콩을 찧은 후 덩이로 만들어서 발효시킨 것이 메주이고
이 메주를 주원료로 하여 소금 등 재료를 추가하여 숙성시키면 된장, 간장, 고추장을 만들 수 있다.
오늘날에는 식품회사에서 발매한 장을 구매하여 손쉽게 먹을 수가 있지만
수고스럽더라도 전통방식이나 현대적 기법을 가미하여 다소 변형된 방식으로 직접 장을 담가서 먹는 집도 있다.

뮤지컬 장 담그는 집은 대대로 직접 장을 만들어서 먹는 종갓집의 가족원들이 주인공이다.
집안의 가장 큰 어른인 종부(종갓집 맏며느리)에게는 두 아들과 막내딸이 있다.
아들들은 모두 결혼했고 두 아들 내외는 농사 등 집안일을 돕고 있다.
아직 독신인 막내는 클린푸드라는 식품회사에 10년째 다니고 있고 직책은 과장이다.
큰아들에게는 가수가 꿈인 딸과 공부 잘하는 아들이 있고 작은아들은 머지않아 첫아이를 볼 예정이다.



유서 깊은 종갓집을 배경으로 설정하고 있는 작품이다 보니 이 뮤지컬을 관람하면서
십여 년 전 안동을 여행했을 때 묵었던 고택을 자연스레 회상하게 되었다.



안동 군자마을 풍경.

당시에 광산 김씨의 집성촌인 군자마을에서 고택(古宅) 숙박을 체험했었다.
경북에는 오래된 한옥의 내부에 보일러나 실내 화장실 등을 설치하여
내국인이나 외국인이 숙박하면서 고택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여러 곳 있다.
100년 전통의 장맛을 자랑하는 종갓집으로 설정되어 있으니 저택 또한 그 이상의 연식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작품은 최씨 가문의 종부인 문여사가 최고 집안어른인 현재의 시점 외에도 
그녀가 새댁이었던 오랜 전 과거의 시점을 오간다.
종부는 지금도 예전부터 내려온 전통방식대로 장을 담근다.
재래식 화장실에 쌓인 인분으로 퇴비장에서 퇴비를 만들고 이 퇴비로 땅을 기름지게 하여
콩을 수확하고 수확한 콩으로 메주를 띄우고 이 메주로 장을 만든다.
종부는 최씨 집안에 시집 와서 집안어른들께 배운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지만
그녀의 자식과 며느리들은 인분 대신 유기농 비료를 사용하는 식으로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장 담그는 방식을 보다 편리하게 바꾸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편 막내딸은 자기 집안의 장 담그기 비법을 상품화하자는 기획안을 회사에 제출하고
이 기획안은 회장의 최종승인을 얻어낸다.
회사와 계약이 성립되면 막내딸은 부장으로 승진될 테고 가족은 돈방석에 앉게 될 터였지만
온가족의 설득에도 집안 대대로 내려온 장 담그는 법을 대기업에 돈 받고 팔 생각은 없다는 종부의 고집은 확고했다.



뮤지컬 장 담그는 법은 시골의 구수한 정취가 느껴지는 가족극이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오늘날이므로 3대가 모여 사는 대가족의 이야기는 오히려 정답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대기업과 상품화 계약을 맺으면 쉽게 부자가 될 수 있었음에도 이것을 거절하고
굳이 장담그는날이라는 가족회사를 설립하고 가족 모두가 힘을 합쳐서 직접 장을 만드는 길을
선택하는 과정을 통하여 아무리 이 세상이 물질만능주의 시대라 하더라도
돈이 전부가 아니고 음식에는 자고로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 법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었다.
큰며느리 역 김현지 배우의 가창력이 돋보였고 손녀 역 이환희 배우는 귀엽고 생기발랄했다.
전반적으로 유쾌한 장면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재래식 화장실에 던져진 문여사의 인감도장을 찾기 위해서
가족들이 야밤에 인분을 퍼나르며 수색하던 중에 화장실이 폭발하여 똥 폭탄이 떨어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이 공연을 보고 와서 인터넷으로 장 담그는 법에 관하여 찾아보았다.
관객 중에는 장을 직접 담가본 이도 있겠지만 장 담그는 절차에 관하여 아무런 지식이 없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공연 내용에 장을 담그는 과정이나 장 담그기에 필요한 재료에 관한
대사나 넘버가 추가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넘버 중에선 커튼콜 때에도 불려지는 첫 번째 넘버 '장 담그는 날'이 신나고 경쾌하여 특히 마음에 들었다.
뮤지컬 장 담그는 날은 고택에서 숙박했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었고
한국 전통음식의 자부심을 부각시킴과 동시에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하는 공연이었다.

P.S. 티켓과 포토존 등을 인증하면 공연 내에 등장하는 유자막걸리 또는 윤지영 장 세트를 선물로 받을 수 있었다.
막걸리를 워낙 좋아하므로 유자막걸리를 선택하여 마셔보았는데 유자향이 감도는 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뮤지컬 장 담그는 날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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