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늘근도둑이야기 2019/05/21 10:10 by 오오카미




지난주에 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에서 연극 <늘근도둑이야기>를 관람했다.



이 연극은 1989년에 초연하여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하는 유서 깊은 작품이다.
나인스토리 제작, 이상우 작이고 공연시간은 100분이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더 늘근도독 역에 노진원, 덜 늘근도둑 역에 박철민, 수사관 역에 이호연 배우였다.



대통령 특사로 출소한 두 늙은 도둑이 으리으리한 저택에 침입했다.
집안 내부가 수많은 명화들로 장식되어 있을 정도이니
아마도 이 저택의 집주인은 상당한 재력과 권력을 지닌 자일 것이다.
목표였던 금고를 발견한 두 늙은 도둑이 금고에 다가서려는데 바깥에서 개가 짖기 시작했다.
졸고 있던 경비견이 두 늙은이의 인기척을 느끼고는 잠에서 깨어난 모양이라고 그들은 생각했다.
두 늙은 도둑은 개가 다시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금고를 털기로 정하고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연극 전반부의 공간적 배경은 대저택 내부이지만 후반부의 배경은 취조실이다.
전반부에서는 두 늙은 도둑이 거리낌없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황이나
후반부에서는 수사관의 취조를 받는 상황이라서 자유를 구속당한다는 차이가 있다.

이 연극은 세태를 풍자하는 시사 코미디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
개인적으론 2013년에 처음 관극했고 오랜만에 다시 접했는데
시사성이 있는 극인 만큼 최근에 일어난 사건이나 사회적 문제 등이 대사에 반영되고 있으므로
몇 년 전에 봤을 때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세월호 사고 시 정부의 미흡한 대응, 도로명 주소의 불편함 등
지난 보수정권 때의 실책과 관련된 사항들을 다루고 있었다.
이렇게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점 외에도 배우들의 애드리브(애드립)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어서
역사가 오랜 연극임에도 새롭고 신선하게 느껴진다는 점이 이 작품의 장점이었다.



고희의 더 늙은 도둑을 연기한 노진원 배우나 수사관과 취객을 연기한 이호연 배우의 연기도 좋았지만
환갑의 덜 늙은 도둑을 연기한 박철민 배우의 강력한 무대장악력은 가히 놀라울 정도였다.

박철민 배우 하면 영화 <목포는 항구다(2004)>에서 복싱 자세를 취하고서 내뱉던 명대사
"쉭, 쉭.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냐."가 먼저 떠오른다.
그 밖의 다른 수많은 영화에서도 그는 애드리브의 재능을 한껏 보여주었다.
그러나 박철민 배우는 정치적 성향이 좌파 연예인으로 분류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재미를 주는 배우이기는 하지만 그다지 호감이 가는 배우는 아니었는데
이날 무대에서 그의 연기를 직접 접하고 나서는 그 동안 그에 대해서 갖고 있던 이미지가 확 달라졌다.
객석의 호응을 자연스레 이끌어내는 관객친화력과 익히 잘 알려져 있는 특유의 애드리브 능력으로
그는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고 정치적 성향이 다른 관객마저도 사로잡는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또한 그는 팔뚝과 종아리의 튼튼한 근육과 다리를 일자로 찢는 유연성을 과시하기도 했다.
소주를 잔에 따르는 장면에서 입으로 내던 효과음도 그만의 애드리브가 아니었을까 생각되는데
관객들이 그 소리를 따라내게 하여 관객참여형 무대를 만들어가는 노련미도 빛이 났다.



연극 늘근도둑이야기는 유쾌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코미디이고
상대 배우의 생각지도 못했던 즉흥대사 때문에 배우들이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이 목격될 정도로 
배우들의 애드리브 즉 즉흥연기의 매력을 잘 살려낸 공연이다.
배우의 실수마저도 웃음을 주기 위한 요소로 용인하고 넘어가게 되는 넉넉함을 주는 연극이다.





연극 늘근도둑이야기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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