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B CLASS (비클래스) 2019/05/15 17:33 by 오오카미




지난 주말에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연극 <B CLASS(비클래스)>를 관람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여학생 조로 관람했는데 이번에는 남학생 조였다.



연극 비클래스는 2017년 4월에 초연했다.
초연과 작년 재연 때에는 작품 속의 캐릭터가 남학생 네 명과 여선생님으로 설정되어 있어서
각 배역 더블캐스팅이었으므로 총 남배우 여덟 명과 여배우 두 명이 캐스팅되었으나
올해 삼연에서는 학생 역에 여배우, 선생 역에 남배우도 캐스팅하여
각 배역 트리플캐스팅으로 총 열다섯 명의 배우가 선정되었고
이전 공연처럼 남학생들과 여선생님의 조합뿐만 아니라
여학생들과 남선생님, 혼성 페어, 올 여자 페어 등 젠더(성별)의 차이를 활용하여
다양한 조합의 캐스팅을 시도함으로써 멀티캐스팅의 묘미를 극한으로 끌어올렸다다는 점이 특히 괄목할 만하다.



연극 비클래스는 2017년 4월에 초연한 창작극이다.
스탠바이 컴퍼니 제작, 오인하 작/연출, 김여우리 작곡, 심새인 안무이고 공연시간은 2시간이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김택상 역에 박현수, 이수현 역에 윤석현, 치아키 역에 조원석, 이환 역에 최문석, 서정인 역에 오세미 배우였다.





1923년에 설립된 사립 봉선(鳳仙) 예술학원은 부유층 자제들이 입학하는 명문 예고로 유명하다.
이 학원은 성적에 따라서 학생들을 A 클래스와 B 클래스로 나누어 편성하고 있다.
A 클래스는 성적이 좋은 학생들로 구성되는 우반, B 클래스는 그렇지 못한 학생들을 모아놓은 열반이다.
주기적으로 치러지는 월반시험을 통하여 B 클래스에서 A 클래스로 진급하는 경우가 간혹 있기는 하지만
남은 음식물을 수거하는 짬통 근처에 있어서 짬내가 진동하는 낡은 교사 안에 위치한
B 클래스의 학생들은 교실 환경에서조차도 A 클래스와 비교되며 늘 열등감과 패배감을 맛보아야만 했다.



김택상 또는 윤태진은 강원도에서 상경했고 출세욕이 아주 강한 학생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올해 공연에서는 같은 배역에 남배우와 여배우가 공동캐스팅되었다.
그래서 배역명도 남배우와 여배우에 따라서 두 개의 이름이 붙여졌다.
한국어 이름 중에는 남녀 혼용이 가능한 이름도 있으므로 젠더까지 혼용하는 멀티캐스팅을 구상한다면
애초부터 캐릭터명을 남녀 누구에게나 사용가능한 이름으로 짓는 것도 생각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초연부터 택상이라는 캐릭터명이 이미 사용됐기 때문에 올해 공연에서는 배우의 성별에 따라서 이름이 달라지게 되었으나
태진 같은 경우는 남녀혼용이 가능한 이름이므로 다음 공연부터는 이름이 하나로 통일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택상(태진)은 이 연극의 화자이기도 하다.
그는 지금 글을 쓰고 있다. 고3 시절의 회상록인데 일종의 참회록이다.
그는 강원도에서 서울로 상경하여 부잣집 자제들이 다닌다는 명문 예고의 작곡과에 어렵게 입학하기는 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상 다른 학생들처럼 방과후 과외를 받지도 못하고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자립성이 강한 성격이라서 선생들이 하라는 대로 작곡 방식을 따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만들고 있다.
그 때문에 번번이 A 클래스로의 월반시험에 떨어지고 있으나 그럼에도 고집을 꺾지 않는다.



이윤희 또는 이수현은 소위 양아치라 불리는 불량청소년이다.
사고로 부모가 죽고 손위 형제는 거동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린 불운한 가정사 때문에
세상을 향한 원망이 가득하고 희망 따위는 믿지 않는 비관론자가 되어 버렸다.
자포자기식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지만 음악을 여전히 좋아하고 노래하는 것 또한 좋아한다. 보컬 전공이다.



김율 또는 이환은 소위 엄친아다. 부모는 유명한 음대교수이고 손위 형제 또한 유명한 피아니스트다.
그 또한 어려서부터 피아노 천재라고 불리며 음악적 재능을 일찌감치 인정받았고
이 학원에서도 얼마 전까지는 A 클래스에 소속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그의 B 클래스 강등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위로 올라가기 위해선 누군가를 짓밟아야 한다는 냉혹한 현실이 혐오스럽다.
그 냉혹함에 상처 입은 그의 손이 떨리고 있다.



카에데 또는 치아키는 재일교포다. 본인은 재일교포가 아니라 한국인이라고 주장하지만.
아버지가 한국인이고 어머니가 일본인인 그는 일본에서 나고 자랐지만
자신은 한국인이므로 고교는 한국에서 다니겠다고 스스로 결정하고 이 학원에 들어왔다.
어머니가 선물한 발레리나 오르골을 늘 갖고 다니는 그는 늘 미소를 잃지 않는 무드메이커다. 현대무용 전공이다.



최정우 또는 서정인은 봉선예고 B 클래스 2반 C조를 담당하는 선생이다.
얼핏 보기에는 학생들에게 냉담하고 무관심해 보이지만 실은 학생들을 누구보다도 응원하고 있다.
왜냐하면 재능이 없어서 차별받는 서러움을 그 본인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윤희(수현)와는 사적으로 친분이 있다.



정인은 그녀가 담당하게 된 B 클래스 2반 C조 학생들
즉 택상, 수현, 환, 치아키에게 졸공(졸업공연) 시험을 준비하게 한다.
졸공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면 A 클래스 학생들처럼 졸업장에 패스 도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패스 도장이 있는 졸업장과 없는 졸업장은 사회에 나갔을 때 분명히 차이가 난다.
A 클래스로의 월반을 위해서 애쓰고 있던 택상은 처음엔 담임의 제안에 반대한다.
하지만 택상이 번번이 월반에 실패했던 것을 지적받자 마지못해 담임의 의견에 동의한다.
일단 하기로 마음 먹은 이상 택상의 추진력은 놀라웠다.
졸공에 사용할 음악을 작곡하여 조원들에게 악보를 돌리는가 하면
가장 무성의할 것 같던 수현마저 연습에 참가시키는 열의를 보인다.
택상의 주도하에 다른 조원들도 협동심을 보이게 되면서 졸공을 향한 네 학생의 항해는 순조로울 것만 같았다.
그러나 팀워크에 균열을 야기하는 사건이 터지고 만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가 실수를 한다.
그 실수 또는 실패를 통하여 와신상담하며 보다 나은 사람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연극 비클래스는 화자 택상(태진)의 고3 시절 회상을 통하여 잘못을 참회하는 이야기다.
아울러 우열반과 같은 사회적 차별에 대하여 경종을 울린다.

우열반 편성은 불법인 걸로 알고 있다.
학생들을 평등하게 대하라는 교육방침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차별당한다는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는 우열반이 자행되는 경우가 있고 내 학창시절 때에도 그랬다.
고1 때 학교에서 쉬쉬하며 실행한 영어, 수학 두 과목의 우열반 편성 때문에
나는 수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실패한 뼈아픈 경험이 있다.
공부를 곧잘 했기 때문에 영수 모두 우반에 들어갔는데
수학 첫 수업 들어갔더니 젊은 수학선생이 다음 시간부터는 수학의 정석을 사갖고 오라고 했다.
그러고는 너희는 교과서에 나오는 기초이론 정도는 이미 다 알고 있을 테니 문제풀이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겠단다.
앞부분 다 건너뛰고 미적분부터 수업이 시작됐다. 미분 적분 이론이나 제대로 설명을 해주고 문제풀이에 들어가든가.
결국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게 되었고 고1 때 망친 수학은 이후로도 줄곧 발목을 잡았다.
나중에 애들 얘기 들어보니 열반에는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쳐주는 노련한 수학선생님이 배치되었다고 했다.
지금 같으면 우반 수업 도저히 못따라가겠으니 열반으로 보내달라고 선생에게 이야기를 하거나 
아니면 교육부에 신고라도 했겠지만 당시에는 선생에게 질문도 제대로 못하는 숫기 없는 학생이었다.

여하튼 연극 비클래스는 아픈 과거를 밑거름 삼아서 보다 나은 자신으로 도약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연극의 하이라이트는 이미 패스 도장은 물 건너간 상황에서도
학생들이 혼신의 힘을 다하여 졸업공연 시험에 임하는 장면이다.
보컬 역이 삽입곡 '그래도 괜찮다'를 열창할 때에는 그들이 쓰러져서 겪은 아픔과
그럼에도 다시 일어서겠다는 용기가 가슴 벅찬 울림으로 전해져 온다.

それでも立ち上がる、それが人生だ。(그래도 다시 일어서는, 그것이 인생이다.)





연극 비클래스 커튼콜.









4월 중순에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연극 <B CLASS>를 관람했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윤태진 역 강연정,
이윤희 역 정다희, 카에데 역 임유, 김율 역 손은호, 최정우 역 김민성 배우였다.



조그마한 체구와는 달리 폭발적인 감정 연기를 보여준 강연정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정다희 배우의 껄렁껄렁한 모습은 학생시절에 정말 저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어울렸고
임유 배우는 어리숙한 듯하면서도 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는 카에데를 능청스럽게 연기했다.
미모면에서는 손은호 배우가 단연 눈에 띄었는데 윤하의 뮤직비디오 <널 생각해> 등에 출연했고
연극 무대는 이번이 데뷔인 듯했다. 앞으로 더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론 여배우 팀 공연이 몰입하기에 더 좋았다. 예쁘고 사랑스럽고.





연극 비클래스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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