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 2019/05/11 11:58 by 오오카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을 관람했다.
극단 산수유 제작, 레지날드 로즈(Reginald Rose. 1920-2002) 작,
김용준 번역, 류주연 연출이고 공연시간은 110분이다.
평일 공연이었는데도 전석 매진일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미국의 각본가 레지날드 로즈는 1954년에 살인사건의 배심원으로 선출되었고 이때 8시간에 걸친 배심원 토론을 경험했다.
이러한 체험을 바탕으로 한 달 후에 <열두 명의 성난 남자들(Twelve Angry Men)> 드라마 대본을 썼고
CBS에서 1954년 9월 20일 오후 10시에 1시간 분량의 단편드라마로 방영됐다.
당시에는 녹화 시스템이 보편화되기 전이라서 드라마도 생방송이었는데
1시간이라는 제약 때문에 드라마에서는 대본의 많은 대사가 커트되었다.
이 드라마는 프라임타임 에미상 각본상, 연출감독상, 최우수남우상 3개 부문을 수상했다.
1957년에는 헨리 폰다(Henry Fonda. 1905-1982) 주연의 영화 <12 Angry Men>으로 제작되었고 
시나리오는 원작자인 레지날드 로즈가 맡았다.

원작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원작의 등장인물들은 전부 남자이나
연극에서는 세 명의 배심원을 여배우로 편성하여 변화한 시대상을 반영했다.



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은 법원을 배경으로 하는 법정드라마다.
그러나 판사와 검사, 변호사가 등장하는 법정이 아니라
열두 명의 배심원이 토론을 하는 배심원실이 공간적 배경이다.
소극장 공연임에도 열 명 이상의 배우들이 출연하니 우선 풍성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열두 명의 캐릭터를 통하여 인간이란 얼마나 각양각색인가 하는 다양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인간 탐구의 재미와 더불어 살인사건의 실체를 파헤쳐가는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이 연극의 장점이다.



16세의 소년이 아버지를 계획적으로 살해했다는 죄목으로 법정에 섰다.
이 소년이 유죄인지 무죄인지 열두 명의 배심원들은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유죄든 무죄든 열두 명의 배심원이 만장일치로 의견을 통일해야만 이들의 토론은 끝이 난다.
배심원실에 모인 배심원들은 먼저 거수로 투표를 진행했는데
소년이 유죄라는 의견에 열한 명의 배심원이 손을 들었으나 8번 배심원만은 손을 들지 않았다.
다른 배심원들이 그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소년이 무죄라고 생각하냐고.
8번 배심원은 대답했다. 그건 아니지만 유죄라고 확신하기에는 의심의 여지가 있다고.

영화 <배심원들>의 후기에서도 언급을 하겠지만 형사법에는 유명한 원칙이 있다.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in dubio pro reo)'라는 문구다.
무죄추정의 원칙과도 일맥상통하는 말로서 유죄라고 확신하기 전까지는 무죄라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8번 배심원이 소년이 살인범이라고 확신하기에는 의심스러운 부분들을
살인도구에서 목격자의 증언에 이르기까지 하나둘씩 지적하자
처음엔 유죄라고 투표했던 배심원들도 서서히 확신이 흔들리게 된다.

8번 배심원이 지적한 의문들에 관하여 다른 배심원들도 생각을 내놓으면서
살인사건의 진상에 다가서는 퍼즐 조각들이 하나둘씩 맞추어지기 시작한다.
이 과정이 무척 재미있다. 마치 한 편의 추리소설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그리고 유죄와 무죄를 주장하는 배심원들 간의 열띤 토론 또한 볼거리다.





델레이 비치 플레이하우스(Delray Beach Playhouse)에서 상연된 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 영상.
배심원들이 모두 남자배우이고 무대 중앙에 열두 명이 앉을 수 있는 커다란 테이블이 놓여 있다.
실제 배심원실 같은 사실감을 주기는 하나 커다란 테이블이 무대 중앙에 놓여 있어서 답답함을 주고
이 테이블에 빙 둘러앉다 보니 일부 배우들은 관객에게 뒷모습을 보여주게 되어 한층 답답함을 더한다.
이번 연극에서는 테이블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의자와 벤치만 배치하여 한결 자유롭고 여유로운 공간을 마련했다.



이날 공연의 출연진은 홍성춘, 이현경, 오일영, 이재인, 신용진, 이주원,
한상훈, 김도완, 현은영, 반인환, 이지혜, 홍현택, 김신영 배우였다.

극의 중심이 되는 8번 배심원 역 한상훈 배우의 차분한 카리스마가 돋보였고
그밖에도 논리정연하고 냉철한 면모의 주식중개인 4번 배심원을 연기한 신용진,
아들과의 불화를 경험으로 소년의 유죄를 강하게 주장하는 3번 배심원 역 이주원,
바닥을 코 푼 휴지로 더럽히며 빈곤층에 대한 편견을 내세우는 10번 배심원 역 홍성춘 배우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의 호연으로 배심원 제도의 장단점과
유죄 평결의 책임감에 관하여 생각해보게 하는 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이었다.





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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