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소설 편지 2019/05/03 17:27 by 오오카미


좋아하는 작가 히가시노 케이고(東野圭吾. 1958-)의 소설 <편지(手紙)>를 읽었다.
원작은 2001년 7월부터 2002년 10월까지 마이니치(毎日)신문 일요판에 연재되었고 2003년에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국내에는 2006년에 번역본이 출간됐었고 지난달에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양장본으로 재출간했다.
2006년에 야마다 타카유키(山田孝之. 1983-), 사와지리 에리카(沢尻エリカ. 1986-) 주연으로 영화화되었고
2008년에는 연극, 2016년에는 뮤지컬로도 제작되었다.



2018년 12월에는 카메나시 카즈야(亀梨和也. 1986-), 혼다 츠바사(本田翼. 1992-) 주연으로
테레비토쿄(テレビ東京)에서 2시간 스페셜드라마로 제작하여 방영되기도 했다.
원작소설은 현재까지 일본에서 240만 부 이상이 판매된 베스트셀러다.

히가시노 케이고 하면 자연스레 추리소설이 떠오르는데
소설 편지는 범죄의 진상을 밝히고 범인을 추적하는 형식의 정통파 추리소설은 아니고
공론화해볼 만한 사회성이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으므로 사회파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3인칭 전지적 작가시점을 취하고 있고 프롤로그와 다섯 개의 장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의 제목은 텐진군밤, 밴드 스페시움, 가슴 아픈 사랑, 아름다운 사람들, 이매진imagine이다.



주인공 타케시마 나오키(武島直貴)는 살인범의 동생이다.
그의 형 타케시마 츠요시(武島剛志)는 살인강도죄로 15년형을 선고받았고 치바형무소에서 복역 중이다.
나오키는 범죄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사회로부터 그리고 사람들로부터 숱한 차별을 경험하게 된다.
형이 범죄자란 사실이 알려지면 사람들은 나오키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어야 했으며 꿈을 접어야 했고 심지어는 사랑하는 여자와도 헤어져야만 했다.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에서도 주인공의 처지가 비슷하게 그려졌었다.
사람을 죽인 것은 나오키의 형이지 나오키가 아니다.
그럼에도 사회와 사람들은 나오키를 경계한다.

범죄와 관련된 소설의 주인공은 대개가 범인을 추적하거나 잡는 탐정이나 형사인 경우가 많다.
피해자나 피해자의 가족이 주인공이 되어 범죄가 남긴 지워지지 않는 상처에 관해 언급하는 작품도 본 것 같다.
그러나 이 소설처럼 가해자의 가족이 주인공인 경우가 있었던가 하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기발한 발상이 돋보이는 작가답게 주인공의 설정부터가 참신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소설은 범죄가해자의 가족이 겪는 사회적 차별과 그로 인해 받게 되는 고통을 써 내려간다.
피해자의 가족이 겪게 되는 고통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가해자의 가족 또한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작가는 경고한다.
그러면 작가는 작품 속에서 가해자의 가족을 동정하고 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나오키가 어렵게 취업한 회사의 사장 입을 통하여
범죄자 가족을 향한 편견과 차별의 타당성에 관해서도 언급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범죄란 많은 사람을 고통에 빠뜨리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는 것을 소설은 뼈에 사무치도록 경고한다.



이 소설에는 주인공의 조력자로서 매력적인 인물이 두 명 등장한다.
나오키의 형에 관하여 알게 된 후에도 변함없이 그를 대하는 인물들이다.
먼저 시라이시 유미코(白石由実子).
그녀는 나오키가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회사의 공장에서 함께 근무한 여직원이다.
통근버스에서 자주 마주치던 나오키에게 호감을 갖고서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당찬 여성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나오키가 믿고 의논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간다.
또 한 명의 캐릭터는 나오키를 밴드활동에 끌어들이는 통신대학 동급생 테라오 유스케(寺尾祐輔)다.



각 장의 시작은 츠요시가 나오키에게 보낸 편지로 시작되는데 그 편지에는 벚꽃 도장이 찍혀 있다.
교도관이 편지 내용의 검열을 마쳤음을 의미하는 도장이다.
웹을 검색해보니 구치소나 형무소의 검열 도장은 각 지역의 기관마다 저마다의 도장이 있다고 한다.

소설에는 무게감이 있는 노래가 한 곡 등장한다.
존 레논(John Lennon. 1940-1980)의 이매진(Imagine)이다. 마지막 장의 제목이기도 하고.
차별이 없는 세상을 꿈꾼다는 가사는 나오키의 외침처럼도 들린다.
범죄자의 가족이 받는 차별은 정당한 것일까요 부당한 것일까요라고 질문을 받는다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은 부당하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꾸어서 당신이 사장이라면 범죄자의 가족을 고용하겠습니까
또는 당신의 형제나 자식이 범죄자의 가족과 결혼하겠다면 동의하겠습니까라고 묻는다면 어떨까.
거리낌없이 그러겠다고 대답할 수 있을까.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사항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객관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지만
자신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되게 되면 그때에도 객관성을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소설 편지는 이처럼 독자의 내면에 수없이 질문을 던진다.
5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이나 글은 술술 읽혔다.
예닐곱 개의 오탈자가 있긴 했으나 권일영 번역가의 번역은 전반적으로 깔끔했다.
현실의 고난과 싸워나가는 나오키와 속죄하는 츠요시에게 감정이입되어 수차례 눈물을 흘리며 페이지를 넘겼다.
히가시노 케이고의 소설은 역시 좋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황장수의 뉴스브리핑 블루

문갑식의 진짜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