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루드윅 2019/04/30 11:59 by 오오카미




지난 일요일에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뮤지컬 <루드윅>을 관람했다.
작년 11월부터 1월에 걸쳐서 공개됐던 초연 이후 3개월 만에 재연의 막이 오른 것이다.
과수원뮤지컬컴퍼니 제작, 추정화 작/연출, 허수현 작곡이고 공연시간은 115분이다.
초연 때보다 러닝타임이 10분 정도 늘어난 만큼 이야기와 노래에 살이 붙었다.
프레스콜 때 추정화 연출의 설명에 의하면 장면이나 구성에 변화를 주지는 않았으나
초연 때 연기로 풀었던 장면들을 넘버화하여 노래로 풀어냄으로써 보다 밀도 높은 뮤지컬로 업그레이드했다고 한다.



초연 때보다 각 배역의 캐스팅 수도 늘어났는데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루드윅 역에 테이, 청년 역에 박준휘, 마리 역에 김소향 배우,
발터 및 카를 역에 차성제 아역배우, 피아니스트 역에 강수영 피아니스트였다.
초연 때와 마찬가지로 커튼콜은 촬영금지였다.



1층 객석의 출입구가 있는 지하 2층의 로비에는 업라이트 피아노와 고풍스러운 의자가 포토존으로 준비되어 있다.

뮤지컬 루드윅은 천재 베토벤이 아니라 인간 베토벤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다.
테너였던 베토벤의 아버지는 아들을 모차르트와 같은 천재 작곡가로 키우고 싶어서 체벌도 마다하지 않았다.
맞는 게 싫어서 피아노가 싫어질 법도 하건마는 이상하게도 베토벤은 피아노가 갈수록 좋아졌다.
모차르트에 버금가는 천재라는 호평을 받으며 베토벤이 명성을 쌓아가기 시작할 무렵 시련이 그를 찾아온다.
귀의 이상이었다. 이명으로 시작되었던 이상증세는 차츰 청력을 악화시켰고 결국에는 그에게서 소리를 앗아갔다.
소리를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음악가에게 있어서 소리를 잃는다는 것은 음악을 포기하란 소리와 같았다.
그러나 베토벤은 포기하지 않았다. 마침내 침묵 속에서 환희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그의 음악을 집대성한 곡이라는 평가를 받는 교향곡 제9번 d단조 Op.125 합창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음악의 성인, 즉 악성이라 칭송받는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이
청력에 문제가 있었음에도 시련을 극복하고 주옥 같은 음악들을 작곡했다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작가는 베토벤의 전기에 마리와 발터라는 가공인물을 추가하여 보다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어는 폭풍우가 몰아치던 밤 마리라는 여인이 발터라는 소년과 함께 베토벤의 집을 방문한다.
발터는 천재적인 음악성을 지닌 소년이지만 대학의 건축학과 교수였던 그의 아버지가 죽자
법적 보호자가 없어져서 영국의 먼 친척네로 보내지게 되었다.
교수의 제자였던 마리는 자신이 발터를 돌보겠으니 그를 영국으로 보내지 말아달라고 법원에 탄원서를 냈고
법원에서는 베토벤이 발터의 음악성을 인정하고 제자로 받아주면 마리의 탄원을 승낙하겠다고 판결을 내렸다.
판결문에 명시된 기한이 내일까지였기에 마리와 발터는 빗속을 뚫고서 마차를 달려 베토벤을 찾아온 것이었다.
그러나 이명과 청력 손상으로 스스로를 돌보기도 버거웠던 젊은 베토벤에게는
음악가 본인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멋대로 판결을 내린 법원의 월권행위에 응해줄 생각도 없었고
음악성이 있다고는 하나 생면부지의 남의 아이를 가르칠 심적인 여유도 없었다.
결국 발터는 영국으로 떠나게 되었으나 도버해협을 건너던 도중 소년을 태운 여객선은 침몰하고 만다.
발터의 죽음은 베토벤에게 죄책감의 멍에를 씌웠고
후에 그가 발터를 닮은 어린 조카 카를에게 음악을 강요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날 공연에서 특히 좋았던 것은 테이 배우의 베토벤이었다.
그의 무대는 뮤지컬 <목계나루 아가씨> 이후이니 2년 만이었는데
기대했던 대로 끝없이 고뇌하는 노년의 베토벤을 풍부한 감성으로 연기하고 밀도 있게 노래하여 감동을 주었다.
180cm가 넘는 큰 키이다 보니 청년 베토벤을 연기한 박준휘 배우와 신장 차이가 나서
오히려 청년 때보다 노년 때가 더욱 혈기왕성하게 느껴지는 아이러니한 재미도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하얀 빛줄기의 조명이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넘버 '운명'이 불려지는 대목이다.
고뇌하던 청년 베토벤이 무대 중앙에서 무릎을 꿇고서 제게 왜 이란 고통을 주는 것입니까라고 신에게 대답을 구할 때
노년 베토벤이 청년의 뒤에 서서 양손으로 청년의 귀를 따스하게 감싸쥐는데
이때 무대의 천정과 좌우 벽면에 설치된 조명에서 청년의 귀를 향하여 가느다랗지만 또렷한 빛줄기를 쏘아댄다.
침묵 속에서 깨달음을 얻고서 환희에 빠지는 베토벤의 모습을 극적으로 표현한 강렬한 연출이었다.

인간 베토벤의 삶과 함께 작품 속에서 부차적으로 다루는 또 한 명의 인물은 마리다.
여자가 대학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이 꿈 같았던 시대에 그녀는 건축학과에 지원하는 진취적인 여성상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허락하지 않았던 당시의 관습 때문에 결국 꿈을 접고서 수녀가 되는 길을 선택한다.
슈베르트를 연기하는 강수영 피아니스트의 연기도 배우 못지않게 자연스럽다.
차성제 아역배우는 본인 파트에서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여 연기 못지않은 놀라움을 주었다.
음악과 꿈에 관한 열정과 좌절과 고뇌와 희열이 있는 뮤지컬 루드윅이다.

P.S. 이날 공연에서는 K열 16번에 앉은 여자가 공연 중에 핸드폰 켜고 관크 짓을 해서
공연에 한창 몰입하고 있던 나의 몰입도를 싹 날려버렸다.
시간 확인하려고 잠깐 켰다가 끄는 것 정도는 이해를 하겠는데
공연장이나 영화관에서 한참 동안이나 핸드폰 켜놓는 인간들은
그 핸드폰 불빛이 다른 관객의 관람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는지 묻고 싶다.
아무리 조그만 불빛이라도 어두운 객석에서는 훤히 보여서 집중을 방해하니까
공연 중엔 카톡질도 문자질도 검색질도 하지 말란 말이다.
관크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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