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대니 앤 더 딥 블루 씨 2019/04/30 09:37 by 오오카미




지난 금요일에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연극 <대니 앤 더 딥 블루 씨>를 관람했다.
극단칠꽃 제작, 존 패트릭 샌리 작, 이종혁 번역/연출이고 공연시간은 95분이다.



미국의 극작가 존 패트릭 샌리(John Patrick Shanley. 1950-)는 2005년에 그의 대표작인 2인극
<다우트(Doubt: A Parable)>로 퓰리처상 연극(Drama) 부문과 토니 어워드 연극작품상(Best Play) 부문을 수상했다.
다우트는 원작자인 존 패트릭 샌리가 직접 감독을 맡고 메릴 스트립(Meryl Streep. 1949-)과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Philip Seymour Hoffman. 1967-2014)이 주연을 맡아서 2008년에 영화화됐다.
주연들의 연기는 물론이고 에이미 아담스(Amy Adams. 1974-) 등 조연들의 연기도 호평을 받은 걸로 알고 있다.
이번에 작가의 초기 작품인 연극 대니 앤 더 딥 블루 씨(Danny and the Deep Blue Sea. 1983)를 보고 와서
아직 보지 않았던 영화 다우트도 봐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니 앤 더 딥 블루 씨는 이번이 국내 초연이다.
포스터를 봤을 때 우선 주목한 것은 두 명의 배우 외에 두 명의 첼리스트가 함께한다는 점이었다.
뮤지컬이나 음악극의 경우는 배우보다 연주자의 수가 많은 공연도 있긴 하지만
이 연극이 음악이 그처럼 중요시되는 작품인가 싶어서
원작 희곡과 미국 공연영상 등을 찾아보았으나 첼로가 따로 등장하지는 않았다.
즉 두 대의 첼로의 라이브 연주를 집어넣은 것은 연출자의 의도라고 볼 수 있겠다.
첼로의 중후한 소리가 전체적으로 다소 어두운 극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면이 있었고
극을 한층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꾸며주었다.



작가는 뉴욕 태생이다.
원작 희곡의 첫 페이지에는
"이 연극은 나에게 펀치를 날렸거나 키스를 건넸던 브롱크스(Bronx)의 모두와
내가 펀치를 날렸거나 키스를 했던 모두에게 바친다."는 위트 넘치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

이 연극은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장소는 1장은 술집, 2장과 3장은 로베르타의 방이다.
31세의 여자 로베르타(Roberta)와 29세의 남자 대니(Danny)가 두 주인공이다.

첼로의 선율과 함께 막이 오르면 술집에는 로베르타가 혼자 있다.
잠시 후 대니가 커다란 맥주잔을 들고 등장하여 로베르타의 테이블에서 몇 걸음 떨어진 옆 테이블에 앉는다.
대니의 테이블에는 맥주는 가득하지만 안주가 없고
로베르타의 테이블에는 안주는 있지만 맥주가 비어 있다.
대니가 로베르타에게 그녀가 먹고 있던 안주 프레첼을 달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둘의 대화는 시작된다.
말하는 둘의 모습을 보니 로베르타는 신경질적이고 대니는 잔뜩 화가 나 있다.





연극의 시작을 알리는 배경음악은 Autumn leaves였다.
프랑스의 샹송가수이자 배우 이브 몽땅(Yves Montand. 1921-1991)의 고엽(Les feuilles mortes. 1946)이 원곡이다.
1950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재즈풍으로 편곡되어 Autumn leaves가 되었고
이 노래는 조 스태포드(Jo Stafford. 1917-2008)가 처음 노래했다.
단풍이라는 제목처럼 깊어가는 가을의 우수가 잘 표현된 노래인데 첼로로 연주되니 더욱 무게감 있게 전해졌다.
이 연극에서는 무대 왼쪽에 강원민, 오른쪽에 최지아 첼리스트가 자리를 잡고서 첼로의 매력을 들려주었다.



연극 대니 앤 더 딥 블루 씨는 얼마 전 관람했던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를 떠올리게 했다.
1장의 첫 장면에서부터 연극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암시했다.
로베르타에겐 안주가 있으나 술이 없고 반면에 대니에겐 술은 있으나 안주가 없었다.
개인에겐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개인과 개인이 만나서 우리가 되면 장점은 더해지고 단점은 채워진다.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세하와 동구 형제가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꾸어 주었듯이
이 연극 또한 외로움과 고독함에 몸부림쳤던 대니와 로베르타는
둘이 하나가 되어 모자람을 채울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로베르타 역 정연주 배우.

로베르타는 열 여덟 살에 애를 가졌고 그래서 결혼을 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혼했다.
그녀의 아들은 어느새 열세 살이 되었지만 조부모가 키우다시피 했기 때문에 모자 간의 관계는 소원하다.
무엇보다도 로베르타는 아버지와의 사이에서 있었던 부적절한 과거 때문에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대니 역 정주현 배우.

대니는 쉽게 화를 내고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남자다.
그 때문에 약혼녀와도 헤어졌고 어제도 오늘도 길거리에서 모르는 남자들과 싸움을 벌였다.
어젯밤에 의식을 잃을 때까지 두들겨팼던 남자가 죽었을지도 모른다며 불안해한다.



2장과 3장의 무대가 되는 로베르타의 방에는 눈에 띄는 소품이 있다.
로베르타의 결혼식 때 친구 셜리가 그녀에게 선물했던 신부 인형이다.
십 년도 더 전에 선물받았던 인형을 책상 위에 고이 모셔놓고 있는 이유는 뭘까.
실은 로베르타는 결혼식을 시청 강당에서 했고 웨딩드레스도 입지 않았었다.
웨딩드레스는 흔히 여자들의 꿈이라고까지 일컬어진다.
언젠가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어볼 날이 있으면 좋겠다고 내심 바라고 있는 것이리라.
극 중에 사용된 인형은 이 연극을 위해서 특별히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2017년 5월에 <대니와 감벽의 바다(ダニーと紺碧の海)>라는 제목으로 상연됐고
TOKIO의 마츠오카 마사히로(松岡昌宏. 1977-)와 도이 케이토(土井ケイト. 1989-)가 주연을 맡았었다.
당시 공연 사진을 살펴보다가 예상과 다른 신부 인형의 몸매에 양배추 인형이 떠올랐다.

왜 제목을 대니와 로베르타로 짓지 않고 대니와 깊고 푸른 바다라고 한 것일까.
대니에게 있어서 로베르타가 바다와 같은 존재로 인식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침대 위에서 로베르타는 예전에 마약에 취했을 때 생생하게 보았던 꿈 이야기를 대니에게 들려준다.
그녀가 바다 한가운데에 서 있었는데 커다란 고래가 나타나서는 
분수처럼 물을 뿜어올리고 점프도 하면서 잊지 못할 아름다운 광경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1장은 어두운 분위기로 시작되나 2장과 3장에서 두 주인공의 분노와 신경질은 점차 가라앉고 분위기도 차츰 밝아진다.
분노조절장애 기질을 보였던 대니가 자신과 똑같이 외롭고 고독한 로베르타라는 여자를 만나서
마음의 안식을 되찾게 되었으니 대니에게 있어서 로베르타는 바다처럼 넓고 포근한 존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과연 로베르타는 실존했던 것일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사람을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대니의 불안감은 그의 정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였고
그 결과 마음의 안식을 되찾기 위해서 궁여지책으로 만들어낸 허상은 아니었을까.
그렇기에 로베르타라는 고유명사 대신에
깊고 푸른 바다라는 막연한 느낌의 보통명사를 사용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지울 수는 없다.





연극 대니 앤 더 딥 블루 씨 커튼콜.
커튼콜 때 로베르타의 OST로 사용된 노래는 조스 스톤(Joss Stone. 1987)의 L-O-V-E다.
원곡은 냇 킹 콜(Nat King Cole. 1919-1965)이 1965년에 발표했는데
조스 스톤이 한껏 재즈 버전으로 편곡하여 2007년에 발표한 리메이크곡은 청출어람이란 말이 잘 어울린다.
음악면에서 재즈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연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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