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비가 내렸던 지난주 수요일에 성수아트홀에서 연극 <고양이라서 괜찮아>를 관람했다.
공연장 로비에는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수영의 사인이 들어간 팬미팅
수영사진관 포스터가 전시되어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연극 고양이라서 괜찮아는 2015년에 초연됐고 극단 극발전소301의 대표 정범철 연출가가 작, 연출을 맡았다.
성동문화재단은 2019 성동문화재단 연극프로젝트로
올봄에 네 편의 연극을 성수아트홀에서 차례로 무대에 올리는데 이 연극이 첫 번째 작품이었다.

연극에는 다섯 캐릭터가 등장한다.
집밖으로 나가지 않는 남자 고영민, 영민의 예쁜 여자친구 차서연,
서연이 데리고 오는 암고양이 도도, 영민의 연적이 되는 남자 백민혁, 그리고 사색하는 파리다.
영민 역에 유시우, 서연 역에 전은정, 도도 역에 이나경, 민혁 및 파리 역에 류지훈 배우가 출연했다.
공연시간은 70분이다.

영민은 여자친구 서연을 아주 많이 사랑한다.
외출한 그녀가 집에 돌아올 시간이 되면
그녀의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벌써부터 영민의 가슴은 뛰기 시작할 정도다.
그런데 어느날 서연이 하얀 암컷 고양이 도도를 집에 데리고 왔다.
고양이는 요물이라는 말을 영민은 두 눈으로 목도하고 만다.
서연이 집을 비우면 도도가 여자 인간으로 변신을 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여자 닝겐으로 변신한 도도는 너무나도 요염했다.
영민은 서연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그만 도도의 유혹에 넘어가고 만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애묘가들은 스스로를 집사라 부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고양이를 주인으로 받들어도 좋을 정도로 반려묘에 대한 정성이 지극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연극은 애묘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도도 역의 이나경 배우는 털을 고르는 행동이라든가 꾹꾹이를 하는 행동 등으로
고양이의 사랑스런 몸짓을 잘 표현했다.
영민의 실체가 밝혀지는 장면은 일종의 반전이 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관객은 이미 그전에 영민의 정체을 알아차릴 거라고 생각한다.
반전을 경계로 이전과 이후에 확연하게 달라지는 영민의 모습은 극에 재미를 더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우주가 있다는 대사는 철학적이고 의미심장했다.
파리를 통하여 이 주옥 같은 대사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결말 또한 마음에 들었다.
에피소드를 추가하여 공연시간을 좀 더 늘려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연극 고양이라서 괜찮아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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