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풍월주 2019/01/17 14:43 by 오오카미




지난 주말에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뮤지컬 <풍월주>를 관람했다.



뮤지컬 풍월주는 2012년에 초연했고 2013년, 2015년 공연을 거쳐서 이번 무대는 네 번째 시즌에 해당한다.
랑 제작, 작/작사 정민아, 구소영 연출, 박기헌 작곡이고 공연시간은 110분이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열 역에 임준혁, 사담 역에 손유동,
진성여왕 역에 문진아, 운장 역에 조순창,
궁곰 역에 신창주, 진부인 역에 김연진, 여부인 역에 김혜미 배우였다.



무대를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다.
계단을 설치하여 배우들의 동선을 확장하였고
무대 좌측 상층에는 진성여왕을 위한 특별한 공간을 마련하여 포인트를 주었고
우측 상층에는 커다란 원 모양을 장식하여 밤하늘에 뜬 보름달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한편
그 아래에 매달려 있는 새장과 어우러져서 기방의 둥근 창문을 통하여 바라본 자유로운 바깥세상을 형상화했다.



바람과 달의 주인이라는 의미의 풍월주(風月主)는 조선시대에 신라 화랑을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되었다.
당시에 화랑(花郞)이 신라시대의 화랑이란 의미 말고도
무당의 남편이란 의미로도 사용되었기에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또한 풍월주라고 하면 필사본 화랑세기를 근거로 하여 화랑의 우두머리를 의미한다고도 알려져 있으나
이 필사본은 위서라는 주장이 다수설이라서 전술한 대로 풍월주는 화랑의 동의어로 보면 될 것이다.

그러나 뮤지컬 풍월주는 화랑과는 관련이 없다.
이 작품에서 사용되는 풍월주는 귀부인들이 애용하는 술집 운루에서 시중을 드는 남자기생을 지칭한다.
오늘날의 단어로 바꾸어 보자면 운루는 호스트바(호빠), 풍월주는 호스트가 되겠다.

천애고아인 열과 사담은 서로를 형제처럼 의지하며 유랑생활을 했다.
구걸을 하며 전국을 떠돌다가 정착한 곳이 이곳 운루다.
운루의 주인인 운장은 열에게서 풍월주의 자질을 알아채고서 그를 거두었다.
열은 사담과 함께 이곳에서 지내게 해 달라는 조건으로 운장의 제안에 응했다.
운장의 예상대로 열은 운루에서 가장 인기 좋은 풍월주가 되었고
급기야 최고권력자인 진성여왕의 총애까지 받게 된다.
남편이 셋이나 있음에도 10년 간 회임하지 못했던 여왕은
열과 관계를 가진 후 아이를 갖게 되자 열에 대한 집착이 더해만 졌다.
여왕은 열에게 궁에 들어와서 후궁이 되라고 명하지만
열은 친구 사담과 함께 운루에 남겠다며 여왕의 사랑을 거절한다.



진성여왕은 한국의 역사상 신라시대에만 존재했던 세 명의 여왕 중 세 번째 여왕이다.
신라의 전성기였던 7세기의 선덕여왕, 진덕여왕과는 달리
쇠퇴기였던 9세기의 여왕이고 정치를 못해서 신라를 몰락시킨 무능한 왕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이 작품에서도 진성여왕은 피의 숙청을 마다않는 무자비한 절대자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자신을 권력자가 아니라 여인으로 대해 준 열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여심 또한 보여주고 있다.
믿고 보는 문진아 배우는 기대했던 대로 출중한 노래 실력으로
위엄 있는 군주의 모습 그리고 한 남자의 사랑을 갈망하는 여인의 모습을 상황에 맞추어 표현했다.

뮤지컬 풍월주는 브로맨스적 느낌이 충만한 공연이다.
열과 사담의 우정을 통하여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는 우정 즉 문경지교(刎頸之交)를 그려낸다.
그러나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관객으로서 스토리면에서 아쉬움은 있다.
사담의 선택과 뒤따르는 열의 선택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얼마든지 다른 선택지가 있을 거라고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면서 둘의 선택을 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 브로맨스 - 브라더와 로맨스의 합성어로 남성 간의 진한 우정을 의미한다.
성적 관계를 맺지 않는다는 점이 게이와의 커다란 차이점이다.


- 뮤지컬 풍월주 넘버 -

1. 그것이 인생이지
2. 술에 취한 꿈
3. 너의 뱃속까지
4. 운루곡
5. 밤의 남자
6. 밤의 남자(Reprise)
7. 주령구 놀이
8. 나의 얼굴
9. 술에 취한 꿈(Reprise)
10. 너의 이유
11. 꿈의 소리
12. 소문
13. 앞날
14. 내가 아니면 네가 아니면
15. 부르지 못하는 이름
16. 너에게 가는 길
17. 초혼(술에 취한 꿈 Reprise)
18. 죽음으로 널 안으면
19. 앞날(Reprise)

뮤지컬 풍월주에는 좋은 넘버가 많이 있다.
친구와 함께 자유롭게 전국을 유랑하는 꿈을 감미롭게 노래하는 <술에 취한 꿈>,
두 주인공의 우정을 엿볼 수 있고 한 푼 줍쇼, 두 푼 줍쇼 하는 후렴구가 흥겨운 <너의 뱃속까지>,
여성 손님을 위한 풍월주의 세레나데라고 할 수 있는 <밤의 남자>,
여왕을 흠모하는 운장의 짝사랑이 전해져서 가슴 시린 노래이자 남녀의 화음이 애절하게 어우러지는 <꿈의 소리>,  
여왕의 뒷담화를 하는 두 귀부인을 통하여 여자의 질투와 시기심을 신명나게 노래하는 <소문>,
서로의 엇갈린 바람으로 인하여 닥쳐올 비극을 예고하며 네 명의 배우가 함께 부르는 웅장한 넘버 <앞날>,
열을 향한 여왕의 집착과 담의 우정이 교차하며 이야기를 클라이맥스로 유도하는 듀엣곡 <내가 아니면 네가 아니면>,
열과 사담이 서로를 갈망하며 열창하는 클라이맥스 넘버<너에게 가는 길>,
사담의 뒤를 따른 열을 끌어안으며 여왕이 목놓아 슬픔을 노래하는 넘버 <죽음으로 널 안으면> 등
귀에 감기는 멜로디와 곱씹어 보게 하는 가사가 어우러진 넘버들이 가득하다.

열과 사담 역의 임준혁, 손유동 배우는 감미로운 노랫소리로 여성관객을 매료시켰다.
여권이 신장되고 있는 추세이므로 여자가 왕이었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 풍월주는 오늘날과 시대적으로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뮤지컬 풍월주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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