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2019/01/14 15:45 by 오오카미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을 관람했다.
프랑스 소설 <샤를르와 룰라의 목요일>을 모티브로 하여 황재헌 연출가가 대본을 썼고 2012년에 초연됐다.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그룹에이트 제작, 황재헌 작/연출이고 공연시간은 115분이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종군기자 정연옥 역에 윤유선, 역사학자 서정민 역에 성기윤,
과거의 연옥 역에 김소정, 과거의 정민 역에 왕보인,
연옥의 딸 이경 역에 백수민, 이경의 남자친구 한덕수 역에 김주영 배우였다.



병원에서 위암 판정을 받은 연옥은 기자를 은퇴하고 남은 생을 조용히 보낼 생각이었으나
불청객 정민의 방문으로 매주 목요일에 그와 만나서 어떤 주제를 놓고서 토론을 하게 된다.
50대에 접어든 연옥과 정민은 30년 이상을 알고 지낸 친구 사이다.
정민은 대학에서 역사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이고
연옥은 얼마 전까지 세계 각국의 분쟁지역을 뛰어다닌 종군기자였다.
두 주인공의 첫만남은 대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재타도를 외치며 데모에 참가했던 연옥은 전경의 추격을 피해서 도서관으로 도망쳤고
책상에 앉아서 공부 중이던 정민에게서 책을 빌려서 위기를 모면했었다.
불 같은 여자 연옥과 물 같은 남자 정민은 성격이 많이 달랐지만
의외로 죽이 잘 맞았고 친구 이상의 사이로 관계가 발전하기도 했었다.

이경은 연옥이 친구 이상 연인 이하였던 정민과 관계를 맺고서 낳은 딸이다.
연옥이 프랑스에 특파원으로 나가 있던 시절에
정민이 무작정 찾아와서 한 달간 동거를 했었는데 그때 생긴 아이다.
당시 정민은 다른 여자와 결혼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기에
연옥은 임심 사실을 알게 된 후 그에게 알리지 않고서 혼자 아이를 낳았다.
출산 후 연옥은 일을 핑계 삼아서 아이의 양육을 그녀의 엄마에게 떠맡겼다.
할머니 손에서 자란 이경에게 있어서 연옥과 정민은 둘 다 무책임한 부모였다.

연극은 현재의 연옥과 정민, 젊은 시절의 연옥과 정민,
그리고 두 사람의 딸 이경과 그녀의 남자친구 덕수
이렇게 세 커플의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풀어낸다.
이경과 젊은 시절의 연옥은 여자 치고는 너무 드세서 저런 성격에 연애나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예를 들면 이경과 덕수가 처음 등장하는 신은 이경의 일방적인 폭력으로 시작된다.
이경 역 백수민 배우가 의도하지 않았던 임신에 화가 나서 수건으로 마구 내리치니
남자친구 김주영 배우가 왼팔뚝과 오른팔뚝을 번갈아가면서 수건 공격을 막아내는 장면인데
스무 번 정도나 수건 스매싱이 가해져서 맞고 있는 남자배우가 애처롭게 느껴질 정도였다.
현재의 연옥은 연륜 때문일까 훨씬 차분해진 느낌이었지만 여장부적 기질은 여전했다.
영화 타이타닉의 예를 들면서 아이들을 보트에 태운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어째서 남자들이 배에 남고 여자들이 보트에 탄 것이냐며 
여자는 자존심도 없냐고 울분을 토하는 장면은 그녀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죽음에 관한 토론을 다룬 에피소드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죽음에 관하여 토론하자고 제안했던 정민이 연옥을 데리고 간 곳은 라이프 사진전이 열리는 미술관이었다.
라이프는 1936년에 창간하여 2007년에 폐간한 미국의 시사화보잡지이고 홈페이지는 현재도 운영되고 있다.
생명을 의미하는 라이프 사진전에서 죽음을 논하자니 아이러니하게 생각될 수도 있겠으나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왼쪽이 있으면 오르쪽이 있듯이
죽음을 논하기 위해선 생명을 먼저 알아야만 한다는 정민의 주장은 그럴싸했다.
이렇듯 목요일에 진행되는 연옥과 정민의 토론 내용이 재미있게 쓰여져 있다는 점이 이 연극의 큰 매력이다.
그리고 라이프 사진전을 무대로 다룬 장에서는 무대 벽면에 사진을 영상으로 비추어서
사진의 매력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여러 사진을 벽면에 송출하는 연출법은 극의 엔딩에서도 활용되어
주인공의 직업이 사진기자라는 점과 맞물려서 의미 있는 여운을 남긴다.

TV를 통해 낯익은 윤유선 배우는 성량이 다소 작은 점이 아쉽긴 했으나
차분하고 안정된 연기력으로 그녀만의 매력이 깃든 연옥을 빚어냈고
정민 역 성기윤 배우는 능글거리는 웃음과 능청스러운 태도로 
나이를 먹어도 개구지고 싶은 아저씨들의 심리를 대변하면서
극을 밝고 유쾌하게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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