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2019/01/08 11:06 by 오오카미




1월의 첫 금요일 오후에 예술극장 나무와 물에서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약칭 사비타)를 관람했다.
1995년에 초연한 창작뮤지컬 사비타는 2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지닌 작품이고
국민뮤지컬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릴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는 공연이다.
문화아이콘에서 제작을 하면서부터 시즌제를 도입하여
2016년 4월부터 2017년 8월까지 동양예술극장에서 시즌 1부터 4까지 상연되었고
2017년 10월부터 예술극장 나무와 물에서 시즌 5를 시작하여 현재 시즌 8에 이르고 있다.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는 문화아이콘 제작, 오은희 작, 최명섭 작사, 최귀섭 작곡,
허수현 편곡이고 공연시간은 100분이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김성수, 조준휘, 이서영 배우였다.

* 사비타는 뮤지컬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Singin' In The Rain. 1952)와는 전혀 다른 작품이다.
이 영화을 원작으로 하는 동명의 뮤지컬은 따로 존재하고 1983년에 웨스트우드에서 초연됐다.
창작뮤지컬 사비타의 영어 제목은 Love Comes with the Rain이다.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오늘은 정동욱의 마흔 번째 생일날이다.
2남 2녀의 맏이인 그는 스물 다섯 살에 동생들을 돌봐야 하는 가장이 되었다.
그래서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고서 중학교 음악교사로 취업하여 동생들을 뒷바라지했다.
두 명의 누이동생은 시집을 갔지만 맞벌이를 핑계대며 육아며 집안일이며 여전히 동욱에게 의지하고 있다.
동욱은 동생들과 함께 식사하고 싶은 마음에 전화를 걸었지만 누이들은 바빠서 올 수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오늘이 오빠의 생일인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
동욱은 서운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다들 바쁘게 살고 있으니까.
그런데 뜻밖의 인물이 그의 집에 들어섰다. 막내동생 동현이었다.
6년 동안 동욱의 생일에 맞춰서 엽서만 딸랑 한 장 보내올 뿐 감감무소식이었던 동현이 7년 만에 나타난 것이다.

동현은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다가 자퇴서를 내고 원양어선을 탔다.
아홉 살 연상인 큰형이 동생들의 학비를 벌기 위해서 꿈을 포기하고
가족들을 위해서 헌신한 점에는 감사하고 있지만 동욱의 기대는 언제부터인가 동현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피아노만 해도 그렇다. 형이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해서 이루라고 강요받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동현은 도망쳤다. 형의 간섭이 없는 곳으로.
7년 만에 재회했지만 여전히 자신보다는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형의 삶이 동현은 안타깝기만 하다.

유미리는 대학을 갓 졸업했고 오늘이 첫 출근날이다.
신혼부부의 집을 찾아가서 축하파티를 열어주는 웨딩업체의 비정규직이긴 하지만
요즘 같은 취업난에 일자리를 구한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종일 비는 내리고 하는 일은 실수투성이라서 미리는 첫날부터 우울하기만 하다.
그래도 고객 앞에서는 밝게 웃어야 한다. 그게 내 일이니까라고 마음을 다잡아 봤지만 
 첫날 마지막 고객의 집에서는 남자고객 둘이서 미리를 맞이했다.
시대가 바뀌었으니까라고 생각하며 미리는 게이 신혼부부 앞에서 서프라이즈 공연을 시작한다.



뮤지컬 사비타는 3인극이다.
웨딩닷컴의 외근직 신입사원 유미리는 홍일점으로서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 영양제라고 할 수 있다.
고객의 주소가 방이동으로 되어 있음에도 방배2동에 있는 정욱네 집을 찾아와 놓고는
방이동이 방배2동의 줄임말 아니었냐며 당당하게 되물을 정도로 엉뚱발랄한 처자다.
만약 미리의 방문이 없었다면 동욱과 동현 형제의 골은 더욱 깊어만 갔을 테니
형제에게 있어서 미리는 화해의 계기를 마련해 준 고마운 선물 같은 방문자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날 공연에서 이서영 배우는 해맑고 천진난만한 캐릭터 미리를 매력적으로 소화해냈다.
걸그룹 헬로비너스의 서영으로 더 잘 알려진 그녀는 이번 공연이 뮤지컬 데뷔작이고
이날 공연이 첫 무대였는데 능수능란하게 배역을 연기하며 흥겨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동욱 역의 김성수 배우는 원숙함을, 동현 역의 조준휘 배우는 혈기왕성함을 잘 표현하여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수록곡 -

01. Overture(모두 모이는 거야 Piano Ver. 1)
02. 모두 모이는 거야 - 미리, 동욱, 동현
03. 요리노래 - 동욱
04. 아무도 오지 않는 밤 - 동욱
05. 그 모습 여전해 - 동욱, 동현
06. 형은 늘 이런 식이야 - 동현
07. 결혼 축하해요 - 미리
08. 실수투성이 - 미리
09. 언제나 그 나이 땐 - 동현, 미리
10. 형님을 위해 - 동현, 미리
11. 즐거운 파티 - 동욱, 동현, 미리
12. 형의 모습 - 동현
13. 내 꿈은 바로 너야 - 동욱, 동현
14. 아무도 오지 않는 밤 - 동현, 동욱
15. 모두 모이는 거야 Piano Ver. 2
16. 사랑 - 동욱, 동현, 미리
17. 커튼콜

이전 사비타 포스팅 때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결혼 축하해요>는 정말 유쾌한 넘버다.
결혼식 축가로도 잘 어울릴 거라고 언급했었는데
유튜브에서 찾아보니 실제로 일부 웨딩업체에서 결혼축가로 이 노래를 활용하고 있었다.
그밖에도 좋은 넘버가 많이 있다.
첫 넘버인 <모두 모이는 거야>는 원래는 동욱의 솔로곡이었던 것 같으나
허수현 작곡가의 편곡을 거치면서 세 배우가 모두 참여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넘버로 바뀐 것 같은데
각자의 솔로 파트에서 외롭고 힘든 기분을 표현하는 가사로 출발하지만
가족이 모두 모인 단란한 때를 회상하며 마음에 위안을 얻는 가사로 끝을 맺고
합창 파트에서 오늘 모두 모일 거야라는 희망을 노래함으로써 극의 시작부터 분위기를 환하게 밝히는 노래다.
<아무도 오지 않는 밤>은 동욱의 솔로곡이든 형제의 듀엣곡이든
서글프고 애달픈 마음을 구수한 멜로디로 잘 녹여냈고
<내 꿈은 바로 너야>는 대립하는 형제의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남성적으로 힘있게 표현한 넘버다.
엔딩곡 <사랑>은 일곱 빛깔 무지개가 눈앞에 보이네라는 노랫말처럼 형제의 화해와 미래의 희망을 노래하는
따뜻함이 가득히 느껴지는 아름다운 합창곡이라서 관객의 마음에 해피엔딩의 여운을 남기는 매력적인 넘버다.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커튼콜.



좋아하는 걸그룹 헬로비너스의 멤버 서영은 이번 사비타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다.
노래도 좋았고 춤도 물론 좋았고 연기 또한 깜찍발랄하여 무척 흡족한 무대였다.
성공적인 뮤지컬 데뷔라고 평가한다.



김다솜 미리가 그려준 이서영 미리. 사진 출처는 이서영 배우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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