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루드윅 2018/12/11 13:48 by 오오카미




12월의 첫날에 대학로 JTN 아트홀 1관에서 이번에 초연의 막을 올린
창작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를 관람했다.
과수원뮤지컬컴퍼니 제작, 추정화 작/연출, 허수현 작곡이고 공연시간은 105분이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중년의 베토벤 역에 정의욱, 청년 역에 박준휘, 마리 역에 김려원 배우였고
어린이 역에 함희수 아역배우 그리고 피아노 연주는 강수영 피아니스트가 맡았다.

젊은 피아니스트가 수녀원을 방문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찾고 있는 수녀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피아니스트는 예배당에 놓인 피아노를 연주한다.
'아베마리아(Ave Maria)'의 은은한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잠시 후 수녀가 나타난다.
청년은 허락 없이 피아노를 연주한 것을 사과한 후 수녀에게 서신을 건네며
얼마 전에 작고하신 베토벤 선생님께 부탁받은 편지라고 말을 덧붙였다.
편지를 읽는 동안 그 분의 음악을 연주해 달라고 부탁하고는 수녀는 편지를 받아서 펼쳐 들었다.

뮤지컬 루드윅은 악성(樂聖)으로 잘 알려진 독일의 음악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의 삶을 조명한 작품이다.
학창시절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공부했지만 졸업한 지 오래되다 보니 발음법이 헷갈려서
베토벤의 풀네임을 정확하게 어떻게 발음하는지 알고 싶어서 웹을 검색해 보았다.
Beethoven의 정확한 독일어 발음은 베이트호븐이었으나
베토벤으로 고착화되었으므로 그냥 베토벤으로 쓰겠다.
제목 루드윅은 베토벤의 이름 Ludwig을 영어식으로 읽은 것이고
작품 속에서 베토벤의 조카 카를이 삼촌인 베토벤을 부를 때 사용한 애칭이다.
Ludwig의 독일어 발음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루트비히다.

이야기의 처음과 끝은 피아니스트와 수녀의 대화로 되어 있으므로 수미상관식 구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야기의 본문은 죽음을 앞둔 베토벤이 자신이 살아온 삶을 돌아보며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나이 어린 친구 마리(수녀의 속세명)에게 과거를 고백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작품 속 등장인물 중 베토벤이 애정을 쏟아서 피아노를 가르쳤던 조카 카를은 실존인물이고
마리와 그녀의 스승의 아들 발터는 가공인물이다.
즉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상상력을 결합시킨 팩션 형식을 띠고 있다.

베토벤은 1770년에 음악가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테너였던 그의 아버지는 베토벤이 4살이 되던 해부터 피아노를 가르쳤다. 목표는 모차르트였다.
음악의 신동 모차르트와 비교를 당하며 베토벤은 체벌이 동반되는 스파르타식 교육을 견뎌내야만 했다.
성인이 되고 독립한 후에는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지만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때문에 모차르트와 비교 당하는 것은 극도로 싫어했다.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베토벤의 음악세계는 20대 후반에 접어들어 고난을 맞이했다.
난청이 시작된 것이다.
음악가에게 있어서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한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일 수밖에 없었다.
실의에 빠진 베토벤은 한때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으나 음악을 향한 열정은 역경을 뛰어넘었고
영웅 교향곡(1804), 운명 교향곡(1808), 전원 교향곡(1808)과 같은 명곡들을 작곡했다.
그러나 40대에 접어들어 청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
베토벤은 1815년에 죽은 동생의 아들 카를(Karl van Beethoven. 1806-1858)을 집으로 데리고 와서
애제자로 삼아 음악가로 키우려고 열정을 쏟았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카를의 자살시도가 있은 후에야
베토벤은 그의 아버지가 그에게 그랬듯이 자신이 조카에게 혹독한 훈련을 강요했음을 깨닫는다.
최고의 역작이라 평가받는 합창 교향곡(1824)을 완성했고 1827년에 숨을 거두었다.

전술한 팩트에 작가는 허구의 인물 두 명을 개입시켜서 드라마틱한 픽션을 추가했다.
20대 처녀 마리와 9세 소년 발터는 베토벤이 난청이 시작되어 고통을 겪고 있던 시기에 등장한다.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이 있는 발터를 제자로 받아들여 달라고 부탁하기 위하여 
마리는 발터와 함께 폭풍우를 뚫고서 마차를 달려서 베토벤의 집을 찾아왔지만 베토벤은 그 부탁을 거절했다.
잘 들리지 않아서 음악가로서의 삶을 계속할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는 기로에 서 있었던
베토벤에게 있어서 제자를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 따위는 없었던 것이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베토벤은 다시 찾아온 마리에게서 발터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듣는다.
어린 소년이 베토벤의 음악을 얼마나 좋아했고 그를 얼마나 동경했는지를 들으며 베토벤은 오열한다.
발터의 죽음을 계기로 베토벤은 살아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음악을 향한 열정을 다시 불태우게 된다.
훗날에 발터와 같은 나이가 된 조카 카를에게 베토벤이 열정을 다 바쳐서 음악을 가르치는 것은
조카에 대한 애정뿐만 아니라 발터에 대한 속죄의 의미도 포함되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마리는 시대를 선도하는 진취적인 여성상으로 그려지고 있지만
남녀차별이라는 현실의 벽 앞에서 결국 무릎을 꿇고 마는 희생자로 묘사되고 있기도 하여
작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캐릭터였다.
김려원 배우는 깔끔한 고음 처리로 시원스러운 노래를 들려주었다.

이 작품은 아역배우의 역할이 꽤 중요하다.
첫 번째 넘버의 첫 소절을 부르는 것도 아역배우다.
함희수 군은 어린 베토벤부터 발터 그리고 어린 카를을 성인연기자 못지않게 연기했다.
어린 베토벤이 아버지에게 엄한 교육을 받는 장면에서는
처음에는 피아노를 사이에 놓고서 함희수 군이 베토벤을, 정의욱 배우가 아버지를 연기하지만
꾸지람과 반항의 고성이 오가며 배우들의 자리가 뒤바뀐 후에는
정의욱 배우가 베토벤을, 함희수 군이 아버지를 연기하는 속도감과 기발함이 있는 연출이 돋보였다.

청력을 잃어가는 베토벤이 이명에 시달리는 장면에서는 기계음이 울림과 동시에
얼굴 높이에 설치된 양 사이드의 조명이 무대 중앙에 우뚝 서 있는
베토벤 역 배우의 귀를 향하여 쏘아져서 무대를 가로지르는 하얀 빛의 선을 만들어냈다.
조명을 다이나믹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보여준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이 공연을 접하기 전에는 베토벤의 대표곡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이야기 속에서 언급될 거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나폴레옹과 관련이 있는 영웅 교향곡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런 것은 없었다.
유명한 작품들의 이름은 단순히 열거되는 정도로 그쳤다.
그나마 합창 교향곡을 언급할 때 100명의 합창단을 세우겠다는 대사 정도가 있었을 뿐이다.
즉 베토벤의 음악보다는 이 작곡가의 생애와 희로애락을 그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었다.
정의욱 배우와 박준휘 배우는 각각 중장년과 청년 베토벤을 안정적으로 연기하며 극을 잘 이끌었다.

강수영 피아니스트는 라이브로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을 들려주는 연주자였을 뿐만 아니라
베토벤의 편지를 전달하는 피아니스트 역을 맛깔나게 소화하여
외모나 연기면에서도 배우로서 손색이 없었다.
이 피아니스트가 누구인지 밝혀지는 대목은 결말부의 숨은 재미라고 하겠다.
역사적으로는 베토벤이 죽은 다음해에 요절하여 안타까운 천재 음악가이기도 하다.

뮤지컬 루드윅은 스토리를 즐기며 관극하기 좋은 작품이었다.
커튼콜 촬영불가라서 리뷰가 시각적으로 허전할 수밖에 없는 점은 아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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