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앤 ANNE 2018/12/07 17:49 by 오오카미




11월 하순에 대학로 콘텐츠 그라운드에서 뮤지컬 앤 ANNE을 관람했다.
극단 걸판 제작, 최현미 작/연출/작사 , 박기태 작곡/음악감독이고 공연시간은 115분이다.  



이 뮤지컬에는 9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매슈 역 김세중, 마릴라 역 박세화, 린드부인 및 필립스 역 원근영,
앤1 역 홍나현, 앤2 역 홍성희, 앤3 역 김지혜,
다이애나 역 정서희, 길버트 역 김광일, 찰리 역 정경훈 배우였다.



무대의 좌측에 뜀틀과 축구공 등이 놓여 있는 걸로 보아 학교 체육실임을 추측할 수 있다.
연극의 시작은 걸판여고 연극부 학생들이 방과후에 연습실로 사용하는 체육실에 모이는 걸로 시작된다.
첫 연극으로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설레는 학생들에게 고문 선생님이 빨강머리 앤을 할 거라고 하자
여고생들은 투덜댄다. 우리 나이에 11살 짜리 소녀가 주인공인 작품이 말이 되냐면서.
그러나 남고 학생들이 이 연극에 함께할 거라고 선생이 말을 덧붙이자 여고생들은 하겠다며 말을 번복한다.



무대의 우측은 앤을 입양하는 매슈와 마릴라의 집으로 꾸며져 있다.
연극부 여학생들이 서로 앤을 하겠다고 하자
선생님은 원하는 모두가 앤을 연기할 수 있는 절충안을 내놓는다.
앤을 연기하기 원하는 세 명의 여학생이 순차적으로 돌아가며 앤을 연기하는 것이다.
이야기가 시간순으로 진행되기 때문인지 키가 제일 작은 학생이 첫 장면의 앤을 맡게 되었다.



뮤지컬 앤의 원작은 소설 빨강머리 앤이다.
캐나다의 여성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 1874-1942)의 대표작인
빨강머리 앤의 원제는 Anne of Green Gables이고 1908년에 출간되었다. 직역하면 녹색 박공지붕집의 앤이다.
박공지붕이란 비나 눈이 쌓이지 않고 흘러내리게 하기 위해서 팔(八)자 모양으로 경사지게 만든 지붕을 의미한다.
강수량이 극도로 적은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세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구조의 지붕이기도 하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프린스 에드워드 섬(Prince Edward Island)은 실재하는 지역이고
작가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소설의 원제에 등장하는 녹색 박공지붕집이 실제로 존재하여 유명한 관광지로 활용되고 있다.



원작소설이 우리나라에서 빨강머리 앤이라는 제목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일본에서 이 소설을 빨강머리 앤(赤毛のアン)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한 데에서 기인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후지TV의 세계명작극장(世界名作劇場)에서 동명의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이 애니메이션은 일본에서 1979년에 방영됐고 한국에서는 1986년에 전파를 탔다.



뮤지컬을 본 후 원작소설에 관심이 생겨서 온라인서점 사이트에서 책 소개를 읽어보았더니
앤의 대사만으로도 그녀가 수다스럽지만 상상력 풍부하고
감성이 섬세한 문학소녀임을 잘 표현한 문장들이 제시되어 있어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길을 걸으며 앤은 "단풍나무는 아주 사교적인 나무야. 항상 바스락거리며 너한테 속삭이잖아"라고 말하곤 했다.

"절대로 길버트 블라이스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
필립스 선생님도 내 이름을 쓰면서 e를 빼먹었어. 내 영혼이 학대받았어, 다이애나."

작가가 공을 들여 창조한 수다쟁이 주근깨 소녀 앤을 언젠가 원작소설로도 만나보고 싶어졌다.



뮤지컬 앤의 넘버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01. 내가 앤이야
02. 이 길의 끝 앤
03. 매슈 앤 마릴라
04. 블루엣 패밀리
05. 그 앤 달라 1
06. 그 앤 달라 2
07. 사과하는 앤
08. 앤과 함께 1 - 엄숙한 맹세
09. 앤과 함께 2 - 이 길의 끝 앤 reprise
10. 난 길버트 블라이스
11. 저 앤 누굴까
12. 그 앤 못말려 1 - 포도주 사건
13. 그 앤 못말려 2 - 공부경쟁
14. 그 앤 못말려 3 - 한밤의 간호
15. 난 빨간 머리 앤
16. 저 길 모퉁이 앤
17. 안녕 앤
18. 이 길의 끝 앤 - 그 애가 돌아왔어 reprise

뮤지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음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에 관객의 뇌리에 각인되는 넘버가 있느냐 없느냐가 작품의 성패를 가늠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뮤지컬 앤은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한 공연이었다.
무엇보다도 첫 곡이 굉장히 임팩트가 강해서 도입부부터 공연에 대한 호감도를 높였고
후반부에 배치된 저 길 모퉁이 앤 역시 마성의 멜로디로 무장한 넘버라서
커튼콜 후에도 공연에 대한 여운을 짙게 남겼다.



첫 곡 <내가 앤이야>는 "누가 앤이야 앤이 누구야"라는 경쾌한 후렴구가 귀에 감기는 넘버다.
누가 앤 역을 연기할 것인지를 놓고 학생들끼리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앤이 피운 말썽과 고집스런 성격 등을 노래하여 주인공 앤이 어떤 캐릭터인가를 설명하기도 한다.



결말을 앞두고서 배치된 넘버 <저 길 모퉁이 앤>은 저 길 모퉁이를 돌면
또 다른 새로운 길이 있을 거라는 기대와 희망을 담은 밝은 느낌의 넘버인 데다가
고음 영역에서 음의 높낮이에 빠른 변화를 주는 꾸밈을 넣어서
넘버를 보다 돋보이고 개성적으로 비춰지게 한 점도 매력적이었다.

고아소녀 앤이 독신남매 매슈와 마릴라에게 입양되는 장면부터 시작하여
앤이 성장하여 학교 선생이 되는 과정까지가 다루어지는
뮤지컬 앤은 세계명작극장 빨강머리 앤을 기억하는 관객들에겐
그 시절을 회상하고 그리워하게 만드는 훈훈함이 있는 작품이었고
주인공 앤에 관한 호기심을 일깨워서 원작소설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작품이기도 했다.
좌충우돌하는 앤의 말썽은 유머러스하게 그려졌고
앤에게 누구보다도 다정했던 매슈가 숨을 거두는 장면에서는
관객의 눈가를 촉촉하게 만드는 감성적인 울림이 전해졌다.

앤1 역의 홍나현 배우는 아담한 체구이면서도 파워풀한 가창력을 선보여서 돋보였고
앤3 역의 김지혜 배우는 큰 키와 여성스러운 표현력에서 매력이 느껴졌다.
뮤지컬 앤은 꿈 많고 상상력 풍부하며 당돌한 소녀 앤과 그녀의 주변인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 멋진 무대였다.





뮤지컬 앤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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