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눈 뜬 자들의 도시 2018/11/26 19:36 by 오오카미




11월 중순에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연극 눈 뜬 자들의 도시를 관람했다.



이 연극의 원작은 포르투갈 작가 주제 사라마구(José Saramago. 1922-2010)의
소설 Ensaio sobre a Lucidez(평정심에 관한 에세이. 2004)다.
미국에서는 Seeing, 한국에서는 눈 뜬 자들의 도시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작가가 1995년에 발표한 소설 Ensaio sobre a Cegueira(실명에 관한 에세이)의 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미국에서는 Blindness, 한국에서는 눈 먼 자들의 도시라는 제명으로 출판되었고
2008년에 줄리안 무어(Julianne Moore. 1960-) 주연의 일본, 브라질, 캐나다 합작영화로 제작된 바 있다.



연극이 막을 올리면 이 작품의 전작인 눈 먼 자들의 도시를 요약한 내용이 내레이션으로 방송된다.
4년 전에 어느 국가의 수도에서 한 사람만을 제외하고 모든 사람이 눈이 머는 전염병이 발생했다.
백색실명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건으로 인하여 도시는 봉쇄되었고
패닉 상태의 도시에서는 살인과 강간 등 범죄가 만연하여 도시 전체가 붕괴 직전에까지 이르게 되었으나
몇 주 후 눈이 멀었던 순서대로 시민들이 다시 시력을 되찾게 되면서 가까스로 도시가 부활하게 되었다.
세월이 어느 정도 흘렀음에도 시민들이 실명하여 도시가 패닉에 빠져 있던 당시에
위기에 빠진 시민들을 외면하고 도시를 폐쇄시킨 강압적이고 무능력한 정부에 대한 비판과
시민의식은 온데간데없이 탐욕으로 악행을 일삼았던 무질서한 시민들에 대한 자성은 계속되었다.



지방선거일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백색실명사태로부터 4년이 지났고 집권당은 우익정당이다.
개표결과 백지투표가 70%가 넘었다.
백지투표란 유권자가 어느 정당의 어느 후보자를 지지하는가를 밝히지 않고
투표용지에 아무것도 기입하지 않은 채 투표한 용지를 의미한다.
투표가 하기 싫으면 아예 투표소에 오지 않으면 될 것을
투표소까지 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서 일부러 백지투표를 하다니 이것은 대체 무슨 의미인가.
개표결과를 지켜본 정부 관계자 중 일부는 시민들의 반란과 폭동을 예감했다.



날짜를 다시 정하고 실시한 재투표에서는 백지투표가 더 늘어나서 총 투표수의 80%를 넘어섰다.
백색실명에 이어서 이번에는 백지투표가 전염되었다며 호들갑을 떤 정부는
현 수도를 포기하고 새로운 수도로 이전한다는 황당한 계획을 세우기에 이른다.
눈이 먼 시민들을 버렸던 정부가 이번에는 유권자로서의 권리를 포기했다는 명목상의 이유를 들면서
시민들의 폭동이 일어나서 정권이 몰락하기 전에 수도를 이전함으로써 시민들을 또 버린 것이다.
그러나 정권이 우려했던 시민들의 폭동이나 시민들 간의 범죄는 일어나지 않았다.

한편 정부는 백색투표의 주동자를 색출하기 위해서 수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4년 전 유일하게 눈이 멀지 않았던 여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내게 된다.
일선에서 수사를 지휘하던 경정은 정부에서 찾는 그 여자를 찾아냈고 그녀의 집을 찾아가 대화를 나눈다.
경정은 의사 부인과의 대화를 통하여 그녀가 백색투표 선동자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틀린 것은 백색투표를 한 시민들이 아니라 정부라는 것을 깨달은 경정은 언론에 진실을 알리고자 하였으나
입막음을 원했던 권력은 경정과 의사 부인에게 자객을 보내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



연극 눈 뜬 자들의 도시는 그릇된 정권이 국민들을 얼마나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블랙코미디였다.
총리는 근엄한 표정으로 그리고 장관들은 과도한 동작과 표정으로 연기를 하여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한다.
그들이 누리고 있는 권력이 허영과 허울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그들의 표정과 동작이 대변하는 듯했다.
집권당이 우익 정당으로 설정되어 있어서일까 어느 기자는 이 연극이 보수 정당
특히 좌파들이 군부독재라고 비난하는 시절의 보수 정권을 풍자하고 비난하고 있다고 썼던데 과연 그럴까.  
위정자들의 잘잘못을 따질 때에는 우익과 좌익의 구분이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좌파들이 헐뜯는 박정희 대통령,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는 눈부신 경제발전이라도 있었지
종북좌파가 집권하여 국가안보를 해체시키고 국민경제를 몰락시키며
기 승 전 북괴로 일관하는 이 종북정권의 끝에는 대한민국의 몰락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연극을 보면서 작가가 남미출신이라는 점에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남미 사람들도 한국인 못지않게 열정적인 민족으로 알고 있는데
비폭력의 백지투표 시위라니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작품 속 정부관계자들이 예상했던 것처럼 폭동이 일어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럽지 않은가.
그러나 백지투표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보고 나름대로 수긍이 가는 대답을 얻었다.
시민들의 백지투표는 무능한 정권에 대한 항의의 의미도 있었지만
실명 상태에서 악행을 저질렀던 시민들 자신에 대한 반성의 의미도 담겨 있다는 것을.



경정 역 이상희 배우의 열정 가득한 연기가 특히 눈에 띄었다.
정권의 말단인 일선 경찰이라고는 하지만 그 역시 권력층에 속하는 자이기에 과장된 액션과 표정연기를 선보이지만
상부의 명령을 거부하고 진실을 알리고자 투쟁하다가 총탄에 스러지는 장면에서는 비장미마저 느껴졌다.
브로셔를 보면 외국인 애니메이터도 소개되고 있는데 무대 뒷면의 대형 스크린에
TV 앵커가 뉴스를 보도하는 애니메이션이라든가 배우들을 클로즈업한 영상 등을 비추어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시도했다.



연극 눈 뜬 자들의 도시는 원작 주제 사라마구,  
극단 초인 제작, 박정의 연출/각색이고 공연시간은 100분이다.

경정 역 이상희, 총리 역 서민균, 의사 부인 역 안꽃님, 시장 부인 역 김정아,
내무부 장관 역 이훈희, 국방부 장관 역 이지은, 총리 부인 역 김하진, 시장 역 김수원,
의사 역 김민규, 문화부 장관 역 신은경, 정보부장 역 최재형, 법무부 장관 역 황민형,
대통령 역 김세용, 대위 역 최선우, 외무부 장관 역 김영건, 시민 역 고종승 배우가 출연했다.



이날 공연은 입장 전 로비에서부터 색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여성관객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가사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팝송이나 JPOP 등 외국 노래를 멜로디만으로 즐길 수 있듯이
뮤지컬이나 오페라처럼 노래가 있는 공연의 경우는 객석에서 외국인 관객들을 종종 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외국어 자막이 제공되지 않는 연극에서 외국인 관객을 보는 것은 드문 경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혹시 이 연극이 외국어 자막이 제공되나 궁금증이 일기도 하였으나 공연에서 자막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외국인 여성관객이 많았던 이유는 공연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대통령 역의 배우가 젊고 잘생겼던 것이다. 보이그룹 마이네임의 세용이었다.
물론 한국어를 공부해서 한국어 대사를 청해할 수 있는 외국인 관객도 있었겠지만
내 옆좌석의 일본인 모녀 관객을 비롯하여 많은 외국인 여성 관객들은 한국어를 이해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좋아하는 스타를 만나볼 수 있는 무대라서 공연장을 찾은 것으로 보였다.
K-POP 아이돌의 티켓 파워는 연극 무대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극 눈 뜬 자들의 도시 커튼콜.



공연장 로비에서는 세용의 사인이 프린트된 텀블러가 MD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매표소 앞에는 일본어로 된 안내판이 따로 있었던 걸로 보아 일본에서는 단체관람을 온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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