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마이 시크릿 플루트 다이어리 콘서트 2018/11/10 16:59 by 오오카미




10월 27일 토요일 오후에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재스민최(최나경) 플루티스트의 마이 시크릿 플루트 다이어리 세 번째 콘서트가 열렸다.

올해 세종문화회관 상주음악가로 선정된 재스민최는 세종체임버홀에서
마이 시크릿 플루트 다이어리라는 달콤한 타이틀로 네 번의 플루트 콘서트를 연다.
4월 봄에는 하프, 비올라와 협연했고 6월 여름에는 피아노와 협연했다.
10월 가을에 열린 이번 공연에서는 기타와 함께 연주를 했고
12월 겨울에는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 예정되어 있다.



마이 시크릿 플루트 다이어리 세 번째 공연의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았고
공연시간은 1부 55분, 인터미션 15분, 2부 50분이었다.

- 1부 -
카를로 도메니코니(Carlo Domeniconi)의 소나티나 멕시카나(Sonatina Mexicana Op.30)
에이토르 빌라로보스(Heitor Villa-Lobos)의 브라질풍의 바흐 제5번 아리아(Aria from Bachianas Brasileiras No. 5)
알베르토 히나스테라(Alberto Ginastera)의 기타를 위한 소나타(Sonata for Guitar Op. 47) 2악장, 4악장
알베르토 히나스테라의 망각 나무의 노래(Cancion del arbol del olvido)
미셸 키르슈너(Michel Kirschner)의 세 개의 탱고(Trois Tangos)

- 2부 -
아구스틴 바리오스(Agustin Barrios)의 기타 솔로를 위한 숲의 꿈(Un Sueno en la Floresta for Guitar Solo)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의 플루트 솔로를 위한 탱고 에튀드 6번(Tango Etude No. 6 for Flute Solo)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Libertango)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탱고의 역사(Histoire du Tango)



소나티나 멕시카나는 아침을 여는 듯한 맑고 상쾌한 느낌의 곡이라서 1부의 첫 곡으로 잘 어울렸다.
플루트의 청아하고 낭랑한 음색과 경쾌한 기타의 반주가 어우러져서  
따사로운 아침햇살이 내리쬐는 숲속에서 부지런한 새가 지저귀는 노래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카를로 도메니코니(1947-)는 이탈리아 출생의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다.
13세에 기타를 시작했고 서독의 베를린 음악대학(현재의 베를린 예술대학)에서 작곡을 공부했고
모교에서 20년 간 학생들을 가르쳤고 이후에 터키를 여행하다가 터키의 문화에 매료되어서
이스탄불 음악원에서 기타를 가르치기도 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터키 민속음악의 영향을 받은 코윤바바(Koyunbaba)가 유명하다.

브라질 작곡가 에이토르 빌라로보스(1887-1959)의 대표작인 
브라질풍 바흐는 1932년에 작곡된 제1번을 시작으로 1945년에 작곡된 제9번까지 
악기편성과 연주형태가 전부 다른 9개의 곡으로 구성된 모음곡이다.
이 중 1938년에 작곡된 제5번이 가장 유명한데
원곡은 소프라노가 독창을 하고 8개의 첼로가 연주를 한다.
이날 공연에선 소프라노 파트를 플루트가 맡았고 8개의 첼로 파트는 기타에게 돌아갔다.
재스민최는 중학생 때 데뷔 공연을 가진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금난새 지휘자의 무대에 초청을 받게 되었는데 
브라질풍 바흐 제5번의 소프라노 파트를 플루트로 연주해 보라고 해서 당황했었다는 일화를 들려주었다.
원래 소프라노가 노래하는 파트이기 때문에
가사 없이 악기만의 연주로 원곡의 분위기를 살려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첼로를 대신한 낭만적인 기타 반주와 소프라노를 대신한 은은하고 오묘한 플루트의 음색이 어우러져서
달밤의 아늑하고 은은한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는 연주였다.



알베르토 히나스테라(1916-1983)의 기타를 위한 소나타는 박규희 기타리스트의 독주로 진행됐다.
연주에 앞서서 그녀는 존경하는 선배이자 스타인 재스민최에 관한 추억을 회상했다.
그녀가 비엔나에서 유학 중이었을 때 재스민최가 비엔나 심포니의 수석 플루티스트가 되었는데
보수적이고 남성사회인 비엔나 심포니에서 여성이 수석으로 임명된 것은 최초의 일이었다고 했다.
박규희 연주자가 재스민최와 직접 대면한 것은 이번 공연을 위한 리허설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녀는 공연 이틀 전에 있었던 리허설에서 재스민최를 처음 만났는데
기타 솔로 순서에서 자신의 연주를 대스타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떨렸고
존경하는 스타와 이렇게 같은 무대에 선 것이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기쁘다고도 했다.

또한 트레몰로, 라스게아도, 하모닉스, 피치카토, 바르톡 피치카토,
퍼커션(타악기), 탐보라, 타블렛 주법 등 기타의 다양한 주법을 소개하여 관객의 지적 호기심을 일깨워 주었다.
이 중 스페인의 플라멩코 춤을 위한 음악 등에서 자주 사용되는 라스게아도 주법과
기타의 5번 줄과 6번 줄을 크로스시켜서 드럼(북) 소리를 내는 타블렛 주법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기타를 위한 소나타는 피아졸라의 스승이기도 한 아르헨티나 작곡가
알베르토 히나스테라가 기타를 위해 작곡한 유일한 곡이다.
앞서 언급한 주법 중 트레몰로와 타블렛을 제외한 모든 주법이 사용되어
다채로운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는 기타곡이었다.

알베르토 히나스테라가 부에노스아이레스 음악원을 졸업한 해인
1938년에 작곡한 망각 나무의 노래는 원래 성악이 수반되는 피아노곡이나
플루트와 기타를 위해 편곡된 음악에서도 원곡의 서글픈 분위기가 잘 묻어났다.
망각 나무의 노래의 원곡 가사는 대략 다음과 같다.
당신을 향한 그리움으로 죽을 것만 같아서 망각 나무 밑에 누워서 잠을 청했네.
잠에서 깨어났으나 또 다시 당신을 생각하고 있네.
당신을 망각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잊어야겠다는 생각을 망각했나 보네.
재스민최 플루티스트는 어두운 분위기를 표현하고 싶어서 음이 플루트보다 5도 낮은 알토 플루트로 이 곡을 연주했다.

이번 콘서트는 열정적이면서도 꾸미지 않은 순수함이 특징인 남미 음악이 주제였다.
그래서 남미 음악을 대표하는 탱고가 프로그램의 반을 차지했다.
재스민최는 콜롬비아 보고타에 연주하러 갔을 때 공연 후에 단원들이 살사클럽으로 뒷풀이가자고 해서
춤을 출 줄 모른다고 사양했으나 춤이 별 거냐고 춤은 그냥 추면 되는 거라고 하여 따라가 보았더니
정말로 바 안의 모든 사람이 춤을 추고 있어서 남미 사람들의 정열과 춤 문화에 감탄했다고 회상했다.
한국인의 노래방 문화가 남미의 춤 문화와 비슷한 것 같다며 열정이 많다는 점에서 동질감을 느꼈다고.
이어서 나라에 따라서 다른 객석의 분위기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한국이나 남미는 뜨거운 환호가 있고 미국은 기립박수(스탠딩 오베이션) 문화가 있고
반면에 일본은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문화 때문에 기립이나 환호는 없지만 박수를 가장 오랫동안 친다고 말했다.
그 분들은 박수 치느라고 집에 안 돌아가신다고 위트 있는 멘트를 더하여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1부의 끝을 장식한 프랑스 작곡가 미셸 키르슈너(1952-)의 세 개의 탱고는
플루트의 선율이 무척 아름답고 서정적인 곡이었다.
각 악장은 격정, 오해, 뜨거움이라는 주제로 구성되었는데
3악장에서는 음이 빠르게 변화하는 부분이 많아서 플루티스트의 호흡과 기교가 요구되었고
재스민최는 긴 호흡으로 신명나고 리드미컬하게 플루트를 연주하여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1부에서는 재스민최 플루티스트가 블랙 시스루, 박규희 기타리스트가 레드 컬러의 의상이었던 반면에
2부에서는 재스민최 플루티스트가 레드, 박규희 기타리스트가 블랙 시스루 의상이어서
마치 두 연주자가 옷을 바꿔입은 것 같은 느낌을 준 점도 재미있었다.

2부의 첫 곡은 파라과이의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아구스틴 바리오스(1885-1944)의 기타 솔로를 위한 숲의 꿈이었고
박규희 기타리스트의 기타 솔로였다.
숲의 꿈은 감미로운 멜로디가 물결 치는 곡으로 트레몰로 주법의 기교가 빛을 발하는 곡이었다.
알함브라 콩쿠르 등 국제 콩쿠르에서 9번의 우승 경력을 가진
박규희 기타리스트가 연주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트레몰로 연주는 역시나 달콤했고 매혹적이었다.

다음 곡인 아르헨티나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졸라(1921-1992)의 플루트 솔로를 위한 탱고 에튀드 6번은
재스민최 플루티스트의 플루트 솔로였다.
세계 최정상 플루티스트의 연주답게 화려한 기교가 돋보였고 
파워풀하고 날카로운 음색으로 변화와 강조를 준 구간도 기억에 남는다.





박규희 기타리스트의 숲의 꿈 연주 영상.



두 아티스트의 각각의 솔로 연주 다음에 다시 협연이 시작되었다.
이날 프로그램 중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이라 할 수 있는 리베르탱고(Libertango)였다.
탱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악가가 피아졸라인 만큼 그의 음악이 후반부에 연달아 3곡이 편성되었다. 
기타 반주와 플루트의 음색으로 듣는 리베르탱고도 매력 있었다.  

마지막 곡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재스민최는 5년째 거주하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춤 문화를 소개했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서는 매년 1월과 2월에 성대한 무도회가 많이 열리는데
이 무도회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은 왈츠부터 시작해서 탱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춤을 춘다.
재미있는 것은 빈 필하모닉처럼 유명한 오케스트라가 이들 무도회의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이다.
그녀도 무도회에 참가하기 위해서 춤을 배웠는데
왈츠 등 춤곡을 연주할 줄은 알면서 춤은 왜 못 추냐며 선생님에게 핀잔을 듣기도 했었고
탱고도 배웠는데 뒤로 허리를 젖히는 동작이 가장 어려웠다며 춤에 얽힌 일화를 들려주었다.
이러한 토크가 클래식 콘서트의 별미라고 생각한다.
연주자의 음악을 라이브로 듣는 시간도 물론 좋지만
아티스트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연주자에게 보다 친밀감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탱고의 역사가 이날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했다.
탱고의 역사는 1악장 창녀촌(Bordel) 1900, 2악장 카페(Café) 1930, 3악장 나이트클럽(Nightclub) 1960,
4악장 오늘날의 콘서트(Concert d'aujourd'hui)로 이루어졌는데 4악장이 모두 연주되었다.
탱고에 한계를 느꼈던 피아졸라는 클래식 작곡가가 되기 위해서 1954년에 파리로 유학을 떠났고
그곳에서 여성 작곡가 나디아 블랑제(Nadia Boulanger. 1887-1979)의 제자가 되었는데
그녀로부터 왜 탱고를 버리려고 하는가.
탱고야말로 피아졸라의 원천이다라는 가르침을 받은 후 그는 탱고의 혁명을 시도하게 되었다.
춤을 추기 위한 탱고가 아니라 연주하고 듣기 위한 탱고
즉 누에보 탱고(Nuevo Tango. 새로운 탱고)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한 것이다.
탱고의 역사는 제목처럼 탱고의 변천사를 30년 단위로 구분하여 정리해놓은 듯한 음악이었다.
고혹적인 플루트의 음색과 잔잔한 기타 반주가 어우러져서 평온한 느낌을 주는 2악장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재스민최와 벤자민 베어즈(Benjamin Beirs)의 탱고의 역사 1악장 ~ 3악장 연주 영상.



앵콜곡으로는 프랑수아 조제프 고섹(François-Joseph Gossec. 1734-1829)의 탬버린(Tambourin)과
브라질 작곡가 셀수 마샤두(Celso Machado. 1953-)의 파소카 쇼루(Pacoca Choro)가 연주되었다. 
고섹의 탬버린은 재스민최가 플루트 대신 고음을 내는 악기인 피콜로로 연주하여
새의 노랫소리를 듣고 있는 듯한 청량감이 전해졌고
마샤두의 파소카 쇼루는 슬픔이 춤으로 승화된 듯한 느낌을 주는 우수에 젖은 멜로디의 음악이었다.





재스민최의 고섹의 탬버린 피콜로 연주 영상.

마이 시크릿 플루트 다이어리 세 번째 콘서트는 탱고의 매력이 깃든 공연이었다.
재스민최 플루티스트는 또래의 친구가 없어서 외로웠던 신시내티 교향악단 시절을 회상하며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아파트 주차장의 차 안에서 몇 시간이나 보내기도 했고
24시간 영업하는 마트에까지 다녀오기도 했다며 외로워서 힘들었던 시절에 관하여 이야기했다.
그녀는 탱고 음악에서 남미의 서민들이 지닌 슬픔과 외로움이 느껴져서 아픔을 공감할 수 있었고
더 나아가 그러한 고독한 감정들을 음악과 춤으로 극복하려는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녀의 플루트가 수놓은 탱고의 선율은 관객들의 가슴에도 열정과 용기를 불어넣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번 공연을 통하여 기타의 매력에 관해서도 눈뜨게 되었다.
솔직히 관람 전에는 플루트 같은 우아한 악기와 기타 같은 통속적인 악기가 과연 어울릴까 싶기도 하였으나
박규희 기타리스트의 기타 주법 설명에서부터 다양한 음색을 표현하는 기타라는 악기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그녀의 연주를 들으면서 더욱더 기타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이제부터라도 다시 기타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이 시크릿 플루트 다이어리 가을 콘서트 커튼콜.

나는 앵콜곡도 커튼콜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클래식 콘서트에서도 커튼콜 및 앵콜곡 연주를 촬영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날 공연에서는 두 곡의 앵콜곡 고섹의 탬버린과 마샤두의 파소카 쇼루를 촬영하지 못했다.
어셔(객석 안내원)가 다가와서 제지했기 때문이다.
본공연은 촬영이 불가하니까 커튼콜에서 환상적인 플루트와 기타의 하모니를 영상으로 담고 싶었는데 말이다.
앵콜곡 촬영에 관한 것은 세종문화회관측에 문의해 볼 생각이다.



클래식 공연 후에는 로비에서 연주자들을 만나볼 수 있다.
공연을 찾아준 지인과 팬들을 위해서 연주자들이 시간을 내주기 때문이다.



환한 미소를 띠고 팬들을 맞이해주는 모습에서 따뜻함이 전해져 온다.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일본에서 활동 중인 박규희 기타리스트는 아담하고 깜찍했다.



플루트와 기타가 얼마나 잘 어울리는 조합인지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는 멋진 무대였다.
좋은 음악을 들려준 재스민최, 박규희 아티스트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며
그녀들의 활약을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고 싶다.
 




커튼콜도 찍고 아티스트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더욱 여운이 남는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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