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에쿠우스 2018/10/31 11:55 by 오오카미




지난주에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연극 에쿠우스를 관람했다.
이 연극은 영국의 극작가 피터 쉐퍼(Peter Shaffer. 1926-2016)의 대표작이고
1973년에 영국에서 초연됐고 1974년에 브로드웨이로 건너갔으며
1975년에 제29회 토니상 최우수연극상을 수상했고 1977년에는 영화화되었다.
에쿠우스의 국내 초연은 1975년이었고 6개월의 공연기간 동안
국내 연극계 최초로 관객수 1만 명 돌파의 기록을 세움과 동시에
연일 매진되는 인기에 힘입어 국내 연극계에 처음으로 예매제도를 도입시킨 연극이기도 하다. 



연극 에쿠우스는 국내 초연 때부터 이 작품을 제작해온 극단 실험극장 제작,
피터 쉐퍼 작, 이한승 연출이고 공연시간은 1부 60여 분, 인터미션 10분, 2부 50여 분으로 구성됐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마틴 다이사트(Martin Dysart) 역에 장두이, 알런 스트랑(Alan Strang) 역에 안승균,
헤스터 살로만(Hesther Saloman) 역에 차유경, 질 메이슨(Jill Mason) 역에 심은우,
프랭크(Frank) 스트랑 역에 유정기, 도라(Dora) 스트랑 역에 박윤정,
젊은 기수 역에 노상원, 너제트(Nugget) 역에 배은규,
코러스 역에 조형일, 이동훈, 신동찬, 이명규, 현익창, 김선진 배우였다.



제목 에쿠우스(Equus)는 라틴어로 말을 의미한다.
작가는 영국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엽기적인 사건을 듣고 영감을 받아서 이 희곡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신과 의사 마틴 다이사트의 독백으로 연극의 막이 오른다.
다이사트는 친구인 판사 헤스터의 요청으로 범죄를 저지른 17세 소년 알런 스트랑의 정신감정을 맡게 되었다는 사실과 
알런과 그의 부모와의 면담을 통하여 알게 된 알런의 성장과정과 범죄 발생에 이르는 경위에 관하여 이야기를 시작한다.

알런은 인쇄공 프랭크와 전직 교사 출신인 도라와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프랭크는 사회주의자이고 무신론자인 반면에 도라는 독실하다 못해 광적인 기독교 신자다.
프랭크는 TV는 사람을 중독시키는 마약과도 같다며 아들이 좋아하는 TV 시청을 금지시켰고
도라는 알런의 방에 들어가서 매일 같이 몇 시간씩 아들에게 성경 속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현실에 냉소적인 아버지로부터의 억압과 종교에 심취한 어머니로부터의 열정 속에서 소년은 성장해야만 했다.  



알런은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했고 특히 말을 좋아했다.
학교를 그만두고 마구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소년의 말에 대한 동경은 더욱 커져만 갔다.
마구간에는 7마리의 말이 있었는데(원작에서는 6마리) 알런은 그 중에서도 너제트라는 말을 편애했다.
어떤 마을주민은 이렇게 증언했다. 마구간에서 일하던 소년이 그가 돌보던 말에게 몸을 밀착시킨 채 
정성스럽게 말의 몸을 쓰다듬고 있는 것을 목격했는데 그 모습은 마치 이성의 몸을 애무하는 행위처럼 보였다고.

마구간에는 질 메이슨이라는 젊은 여성이 함께 일하고 있었다.
질은 알런에게 관심을 보였고 둘은 시내의 성인영화관에서 첫 데이트를 하게 된다.
상영관 안에서 알런이 그의 아버지와 우연히 마주치면서 영화를 끝까지 감상하지 못하고 나와 버리게 되지만
돌아오는 길에 질과 알런은 끓는 피를 주체하지 못해 인적 없는 마구간에 들러서 서로의 몸을 포개게 된다.
그러나 영화가 그러했듯 질과 알런의 섹스 또한 도중에 끝나버리고 만다.
알런이 말들의 시선과 울음소리에 위축되어 질런을 계속 안고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알런에게 있어서 어느새 말은 신과 같은 존재가 되어 있었다.
이브에게 선악과를 건네받은 아담이 벌거벗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무화과 잎으로 몸을 가렸듯이
말이 있는 신성한 마구간에서 성행위를 하려고 했었다는 수치심에 몸 둘 바를 모르게 되어
이성을 잃어버린 알런은 쇠꼬챙이를 손에 들고서 자신의 수치를 목격한 신들에게로 다가간다.



연극 에쿠우스의 가장 커다란 매력은 말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역동성이라고 생각한다.
말 역을 맡은 근육질의 남자배우들은 팬티 차림으로 등장한다.
팬티 외에 몸에 걸친 것이라고는 말의 머리를 형상화한 갈기 달린 투구와 몇 가닥의 가죽끈이다.
말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콧바람과 발굴림으로 말의 숨소리와 말발굽 소리를 재현하고
말의 동작을 연상시키는 역동적인 몸짓으로 살아숨쉬는 말의 움직임을 구현한다.
1부 후반부에서 알런이 꿈 속에서 말과 일심동체가 되는 장면에서는
빠른 템포의 웅장한 음악을 배경으로 말 역 배우들이 우람한 몸매를 뽐내며 파워풀한 말을 연기한다.
너제트와 코러스 역 배우들의 연기는 마치 반인반마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말들이 활개치는 장면은 대사 없이 춤으로 진행되는 댄스극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에쿠우스에서 또 하나 유명한 장면은 2부 중반부에 그려지는 알런과 질의 정사신이다.
성인영화관에서 포르노를 보다가 알런의 아버지와 마주쳐서 영화관을 뛰쳐나온
두 청춘은 그들이 일하는 마구간으로 이동하여 육체의 유희를 즐기게 되는데
이 장면에서 알런과 질 역의 배우는 전라가 된다.
국내 초연 때에는 여배우의 팬티가 화려해서 화제가 되었다는 기사가 있는 걸로 보아
그 당시에는 올누드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으나 작년 공연 때에도 그랬고 
이번 공연에서도 두 젊은 배우는 사실감 넘치는 연기를 위하여 팬티까지 스스럼없이 벗는다.

개인적으론 질 역의 심은우 배우의 연기가 특히 좋았다.
딕션(발음)도 좋았고 표현력도 좋았다.
마구간에 새로 들어온 알런에게 말을 관리하는 법을 질이 가르쳐주는 장면이 무엇보다도 인상에 남는다.
이 장면에서 질은 말을 연기하는 코러스를 상대로
발굽에 무언가 박혔을 때 연장으로 빼내는 법과 빗으로 갈기를 손질하는 법을 시연하는데
손에 아무런 도구를 들고 있지 않았음에도 마치 연장과 빗을 들고 있는 것처럼 사실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다. 

다이사트의 독백으로 막을 열었듯이 연극의 막을 닫는 것도 그의 독백이었다.
다이사트의 처음 의도는 알런의 마음의 병을 치료하여 그를 정상인으로 돌려놓는 것이었다.
그러나 다이사트는 알런의 내면세계를 살펴봄에 따라서 
점점 소년의 정신세계에 동화되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타인은 물론이고 부모의 눈에조차 미치광이로밖에 보여지지 않는 알런의 내면에서
말을 숭배하고 사랑한 나머지 말과 하나가 되고자 했던 소년의 정열을 발견하고 만 것이다.
결국 다이사트는 "의사는 정열을 파괴할 수는 있지만 창조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알런을 치료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딜레마에 빠져버린 스스로를 고백함으로써
객석의 관객에게도 당신에게는 미쳐버릴 정도로 열중하는 무언가가 있는가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커튼콜 촬영이 가능한 커튼콜 데이는 금요일, 배우 막공일, 굿바이 위크로 한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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