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오마르 2018/09/17 15:44 by 오오카미




9월의 둘째 토요일에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연극 오마르를 관람했다.
미국의 극작가 앨런 볼(Alan Ball. 1957-)이 2007년에 쓴 희곡 
All That I Will Ever Be(내가 결국 될 수 있는 것)가 원작이다.
극단 백수광부 제작, 함유선 번역, 이연주 연출이고 공연시간은 115분이다.



연극의 배경은 2005년의 로스앤젤레스이고 두 명의 남자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중동 태생이고 미국으로 이민을 온 오마르(Omar)와
이 도시의 토박이이고 특권층 자제인 드와이트(Dwight)가 바로 그들이다.
오마르는 낮에는 휴대폰 매장에서 판매직으로 일을 하지만 밤에는 성매매를 하는 남창이다.
그는 여자친구가 있지만 양성애자인 것인지 밤에는 주로 동성을 손님으로 상대한다.
오마르가 드와이트와 알게 된 것도 이 비밀스러운 직업을 통해서였다.
드와이트는 부잣집 아들이고 호화스러운 거처에서 생활하며 마약에 쩔어서 살고 있는 동성애자다.
그는 어린 시절에 모친의 자살을 목격한 것이 트라우마가 되었고
동성애를 혐오하는 부친의 눈 밖에 나서 별다른 꿈도 없이 자포자기하듯이 매일을 보내고 있다.

극을 관람하며 오마르와 드와이트라는 두 인물을 자연스럽게 비교할 수밖에 없었다.
먹고 살기 위해서 부업으로 성매매를 하는 오마르와 달리
드와이트는 부모의 재력 덕분에 놀고 먹어도 배부른 생활을 할 수 있다. 이른바 흙수저와 금수저다.
두 주인공의 설정에서부터 이 작품은 삶은 불공평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또한 오마르와 접촉하는 주변인물들의 시선을 통하여
인종차별과 동성애혐오와 같은 편견과 선입관에도 깊숙이 접근하고 있다.
오마르가 아랍인이란 걸 알게 되자 테러리스트라는 단어를 자연스레 입에 올리는 드와이트의 친구라든가
오마르를 유럽인인 줄 알고 호출했다가 아랍인이란 걸 알고는 돌아가라고 퇴짜를 놓는
인종주의자 손님을 통해서 편견의 벽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특히 후반부의 의대생 손님의 경우 그가 동성애자라서 동성애를 혐오하는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면서도
그 또한 오마르가 유럽계 백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아랍인을 차별하는 편견을 보여줌으로써
인간이란 동물의 아이러니함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오마르와 드와이트가 성행위를 하는 장면 등 일부 장면에서는 
배우들이 다소 과격한 몸짓으로 행위를 연기하여 사실감을 더하였다.
오마르와 드와이트가 영화관 데이트를 하는 장면에서 이들이 보는 영화가
알 파치노(Al Pacino. 1940-)가 출연하는 에덴의 파괴자(Destroyers of Eden)으로 설정되어 있어서
웹에서 찾아보았으나 이런 제목이나 극 속에서 언급한 내용과 일치하는 영화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아마도 극 중에 등장하는 영화는 가상의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원작의 원제이자 연극의 부제인 '내가 결국 될 수 있는 것'이란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편견에 사로잡혀 버리게 되면
개개인의 한계가 그들의 잣대에 의해서 정해져 버림을 의미하는 것 아닐까 싶었다.
그러한 편견에 의해 제약된 한계를 뛰어넘는 것은 결국 개인의 몫일 것이다.
유명 영화제작자를 꿈꾸는 흑인 커리어우먼 역으로 출연한 김민선 배우의 연기가 좋았다.





연극 오마르 커튼콜.
출연 최현결, 심서라, 권다솔, 송명기, 김현중, 김민선, 장성익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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