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2018/09/12 13:52 by 오오카미




지난주 금요일에 샤롯데씨어터에서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관람했다.
2013년에 내한공연을 했던 뮤지컬 애비뉴Q를 관람한 이후이니 샤롯데씨어터를 방문하는 것은 5년 만이었다.



1층 로비에 근사하게 포토존을 꾸며놓았다.
셀피를 찍고 해시태그를 입력하여 SNS에 인증하면 엽서를 한 장 받을 수 있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프란체스카 역에 김선영, 로버트 킨케이드 역에 박은태,



버드 역에 황만익, 찰리 역에 김민수, 마지 역에 류수화,
마리안 겸 키아라 역에 정가희, 마이클 역에 김현진, 캐롤린 역에 송영미 배우였다.



앙상블로는 김주호, 홍금단, 박선경, 구석훈, 김대호, 유은,
조은, 박가람, 유효진, 배나라, 손상은, 정지은 배우가 참여했다.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동명의 영화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어서
영화의 내용과 비교하면서 후기를 쓰게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원작은 로버트 제임스 윌러(Robert James Waller. 1939-2017)의 동명소설이다.
월러는 북아이오와(Northern Iowa) 대학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가르치는 교수였으나 1991년에 은퇴했고
1992년에 소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The Bridges of Madison County)를 출간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월러는 아이오와주에서 태어났고 줄곧 이곳에서 살았다. 그 때문인지 그의 첫 소설의 배경 역시 아이오와주다.
웹서핑을 해보니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고 소개하는 글도 있던데 잘못된 정보다. 이 소설은 픽션이다.
소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큰 인기를 얻어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전세계에서 5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1995년에는 영화화되었고 2013년에는 뮤지컬화되었다.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2013년에 윌리엄스 대학(Williams College)의 대학축제인
윌리엄스타운 씨어터 페스티벌(Williamstown Theatre Festival)에서 처음 선을 보였고
2014년에 브로드웨이의 제럴드 숀펠드 씨어터(Gerald Schoenfeld Theatre)에서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이 뮤지컬은 2014년 제68회 토니 어워즈(Tony Awards)에서
최고 음악상(Best Original Score)과 최고 편곡상(Best Orchestrations)을 수상했다.
한국에서는 작년 4월에 옥주현(1980-), 박은태(1981-) 주연으로 초연을 했고
일본에서는 올해 3월에 타카라즈카(宝塚) 가극단 출신의 여배우 스즈카제 마요(涼風真世. 1960-)와
극단 시키(四季) 출신의 배우 야마구치 유이치로(山口祐一郎. 1956-)가 주연을 맡아서 초연 무대의 막을 열었다.
두 주인공 프란체스카와 로버트의 작품 속 연령대로 봤을 때에는 일본측의 캐스팅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분장과 연기로 보완하려고 해도 연륜에서 자연스레 풍겨 나오는 오라까지 모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올해 공연에는 김선영(1974-) 배우가 캐스팅되어 조금 더 연륜이 느껴지는 프란체스카를 만나볼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밖의 주연 캐스팅인 박은태, 차지연(1982-), 강타(1979-) 배우도 그렇고
배역을 맡기에는 너무 젊지 않나 하는 생각을 여전히 지울 수가 없다.
차지연 배우는 영화 간신에서 요염하면서도 원숙미 느껴지는 장녹수 역으로 강한 인상을 주었기에
나이가 꽤 될 거라고 생각했으나 프로필상의 나이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열 살은 더 어려서 놀랐다.

올해 재연의 막을 올린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마샤 노먼(Marsha Norman. 1947-) 각색, 김태형 연출,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Jason Robert Brown. 1970-) 작곡/작사이고
공연시간은 1부 80분, 인터미션 20분, 2부 80분으로 구성되어 총 3시간이 소요된다. 커튼콜 촬영은 금지다.



원작소설은 읽지 않았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 1930-)와
메릴 스트립(Meryl Streep. 1949-)이 주연을 맡은 동명의 영화는 챙겨보았다.
뮤지컬과 비교하기 위해서 공연을 관람하기 몇 시간 전에 영화를 시청했기 때문에
영화와 뮤지컬의 차이점을 비교적 명확하게 짚어볼 수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나는 영화 쪽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영화는 메릴 스트립이 연기하는 여주인공 프란체스카 존슨(Francesca Johnson)의 유언장 집행을 위해서
그녀의 아들과 딸이 변호사와 마주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엄마의 유언장과 세 권의 일기장을 읽어 내려가는
아들과 딸을 화면에 잡는 현재시점이 중간중간 등장하기는 하지만
영화의 태반은 프란체스카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기하는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Robert Kincaid)와의 나흘 간의 이야기가 그려지는 과거시점이다.
영화 내내 프란체스카와 로버트만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두 주인공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여주인공 프란체스카에게 감정이입하기에 좋은 구조를 띠고 있다.
그렇기에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어느날 찾아온 운명 같은 사랑 이야기라고 아무리 포장을 하려고 해도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내용은 누가 봐도 불륜이다.
진실된 사랑이 너무나도 늦게 찾아와서 안타까운 주인공의 마음을 이해는 하지만
남편과 아이가 있는 주부가 외간 남자와 잠자리를 가졌으니 비난받아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두 주인공에게 감정이입되어 후반부의 두 장면에서는 눈물이 났다.

프란체스카는 차마 가정을 버릴 수 없어서 결국 로버트를 따라가지 못했다.
로버트가 떠나고 며칠 후 프란체스카는 남편과 함께 시내로 장을 보러 외출했는데
억수 같이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도로 건너편에서 그토록 그리운 그 남자
로버트가 장대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만다.



남편이 운전하는 차가 유턴하여 로버트가 운전하는 트럭의 뒤에 붙게 되었다.
적색신호라서 정차하고 있는 두 자동차 사이에는 침묵의 시간이 흐른다.
이때 로버트는 프란체스카에게서 받았던 십자가 목걸이를 백미러에 걸어서 늘어뜨린다.
나는 당신의 목걸이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고 여전히 당신을 기다립니다라는
로버트가 프란체스카에게 보내는 무언의 메시지였다.
차창 너머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프란체스카의 가슴은 방망이질친다.
남편이 바로 옆에 있지만 조수석의 문을 박차고 당장이라도 로버트의 트럭 안으로 뛰어들고 싶다.
그 간절함이 프란체스카의 손을 문손잡이로 이끌었다.
그러나 남편을 배신할 수 없다는 죄책감이 연인에게 달려가고 싶다는 충동을 억누른다.
프란체스카의 남편은 신호가 바뀌었음에도 움직이지 않는 로버트를 향해서 경적을 울린다.
로버트의 트럭은 좌회전을 하고 프란체스카가 탄 차는 직진을 하며 서로는 그렇게 멀어져갔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서러움에 눈가가 뜨거워졌다.
그리고 애틋함이 절절했던 이 장면은 영화의 서두에서 어째서 프란체스카가 시신을 화장해서 
로즈맨 다리에서 뿌려달라고 유언을 남겼는지 그 이유와도 직결되어
영화의 결말에서도 다시 한번 관객의 눈시울을 자극하게 된다.

로버트가 프란체스카에게 남긴 유품에는 나흘 간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긴 사진집이 들어있었고
그 책의 속페이지에는 조지 고든 바이런(George Gordon Byron. 1788-1824)의 시가 적혀 있었다.
 
There is a pleasure in the pathless woods,
There is a rapture on the lonely shore,
There is society, where none intrudes,
By the deep sea, and music in its roar:
I love not man the less, but Nature more,
From these our interviews, in which I steal
From all I may be, or have been before,
To mingle with the Universe, and feel
What I can ne'er express, yet cannot all conceal.

길이 없는 숲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외로운 바닷가에서 황홀경을 경험했다고 시작하는 이 시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작가로서 전세계를 여행하며 자연과 풍경을 벗삼았던 로버트가
프란체스카를 그가 사랑했던 자연에 빗대어 예찬함과 동시에 죽음을 앞둔 시점에서도
단 나흘 뿐이었지만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변하지 않은 사랑을 고백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영화에서는 비록 불륜이었으나 진실한 사랑이었음을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다.



뮤지컬에서는 아쉽게도 두 주인공의 서로를 향한 애절함과 간절함이 영화처럼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등장인물이 너무나도 많다는 점이다.
지나침은 부족함과 같다는 과유불급이란 사자성어가 딱 어울린다.
앞서 언급했듯이 영화에서는 프란체스카와 로버트에게 집중할 수밖에 없다.
러닝타임 중의 대부분에서 화면에 잡히는 인물이 이들 둘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뮤지컬에서는 두 주인공뿐만 아니라 프란체스카의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이웃사촌까지 가세하여 오롯이 두 연인에게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버린다.
솔직히 뮤지컬을 접하기 전에는 영화를 보고 울었으니
뮤지컬 보면서도 우는 것 아닌가 하고 걱정도 하였으나 기우였다.
개인적으론 프란체스카와 로버트만 등장시키는 2인극 뮤지컬로 가는 편이
영화처럼 감정이입과 감동을 살리기에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뮤지컬에서 우선 돋보이는 인물은 개그를 담당하는 마지(Marge)다.
마지는 프란체스카의 이웃으로 설정되어 있다. 영화에선 등장하지 않는다.
마지는 쌍안경으로 이웃을 관찰할 정도로 오지랖 넓고 수다스러운 여성이다.
남편 찰리(Charlie)와 함께 등장하여 만담 콤비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마지 역의 류수화 배우는 맛깔나는 억양으로 극의 분위기를 환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이었다.

로버트의 전처 마리안(Marian)r과 프란체스카의 언니 키아라(Chiara) 역을 맡은 
정가희 배우는 예상했던 대로 섹시한 여성미가 물씬 느껴지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들 배역 역시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영화와 달리 뮤지컬에서는 의도적으로 프란체스카와 로버트의 과거사를 집어넣음으로써
추가적인 인물을 만들어내고 이야기에 살을 붙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에서 중요한 매개체가 되었던 프란체스카의 목걸이는 뮤지컬에선 등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감정선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빗속의 이별 장면도 없다.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하겠다.
그 밖의 내용면에서도 영화에서는 두 주인공의 밀회가 나흘 간이지만 뮤지컬에선 사흘 간으로 설정됐고
영화에서 프란체스카는 전직 교사였고 취미는 딱히 다루어지고 있지 않으나
뮤지컬에선 그림을 그리는 취미를 갖고 있는 걸로 설정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보아 영화와 뮤지컬은 많이 다르다.
영화의 대략적인 인물과 상황 설정만 따 와서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토니상에서 음악과 관련된 2개 부문을 수상했을 정도로 전문가들에게 좋은 평을 받은 작품이지만
개인적으론 처음 듣자마자 느낌이 확 오는 넘버는 없었다.
첫만남부터 좋은 인상을 주는 사람이 있듯이 노래에서도 처음 접할 때부터 반하게 되는 곡이 있는가 하면
반복해서 들어볼수록 점점 그 맛과 멋을 알게 되는 노래가 있는데 이 뮤지컬은 아무래도 후자 쪽인 것 같다.
1960년대를 주요한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인지
한국의 트로트에 해당하는 컨트리송 느낌의 넘버도 있었고
프란체스카가 부르는 넘버 중에는 오페라의 아리아 느낌이 나는 넘버도 있어서
음악면에서는 전반적으로 다채로운 컬러로 채워져 있었다.
토니상에서 편곡상을 수상한 작품답게 음악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웅장한 느낌을 준다.
어떤 악기와 몇 명의 아티스트로 구성되었는지 궁금해질 정도로 다양한 음역대를 꽉 채운다는 느낌의 연주였다.

넘버 중에선 첫 곡인 '집을 짓다'가 우선 느낌이 좋았다.
프란체스카가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가정을 이루기까지의 삶의 여정이 노랫말인 곡으로서
현재는 반복되는 일상을 쳇바퀴 돌 듯 무료하게 지내고 있는 시골 주부이지만
한때는 태어난 나라를 떠나서 바다를 건넜을 정도로 호기심 왕성하고
꿈 많았던 시절도 있었음을 그리워하는 주인공의 애달프고 쓸쓸한 심경을
김선영 배우가 멜로디를 따라 높고 낮은 리듬감을 살리면서 풍성한 음색으로 감성을 잘 담아서 노래했다.

두 번째 넘버 '곧 집으로 돌아올 거야'는 흥겨운 곡이었다.
농업 박람회(영화에선 송아지 품평회)로 2박 3일간(영화에선 3박 4일간) 떠나는
남편 버드(Bud)와 아들 마이클(Michael), 딸 캐롤린(Carolyn)으로 인해 아침부터 프란체스카는 분주하다.
존슨 가족의 아침 일상을 경쾌하고 활기차게 들려주는 넘버다.

프란체스카의 집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는 로버트가
그녀에게 함께 떠나자며 이별의 아쉬움을 노래하는 듀엣곡
'널 알기 전과 후'와 '단 한번의 순간'은 바로 연결되어 하나의 곡처럼도 보여지는 두 개의 넘버인데
서로를 향한 뜨거운 열정이 있음에도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서 어찌할 수 없는 두 사람의 슬픔이 담겨 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아파하는 연인의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노래들이라서
이 뮤지컬을 대표하는 넘버로 손꼽고 싶다.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수록곡

- 1부 -

1. To Build a Home(집을 짓다) - Francesca and Company
2. Home Before You Know It(곧 집으로 돌아올 거야) - Bud, Michael, Carolyn and Francesca
3. Temporarily Lost - Robert
4. What Do You Call a Man Like That?(어떤 떨림) - Francesca
5. You're Never Alone - Bud and Company
6. Another Life(또 다른 삶) - Marian
7. Wondering(뭐였을까) - Robert and Francesca
8. Look At Me(날 흔들지 마) - Francesca, Robert and Company
9. The World Inside a Frame(창 속에 담긴 세상) - Robert
10. Something From a Dream - Bud
11. Get Closer(더 가까이) - Marge and Radio Singers
12. Falling Into You(기나긴 시간을 건너) - Robert and Francesca

- 2부 -

13. State Road 21/The Real World - State Fair Singer, Michael, Carolyn and Company
14. Who We Are and Who We Want to Be - Robert, Francesca and Company
15. Almost Real(잡힐 듯한 꿈) - Francesca
16. Before and After You(널 알기 전과 후) - Robert and Francesca
17. One Second and a Million Miles(단 한번의 순간) - Robert and Francesca
18. When I'm Gone(나 떠나면) - Charlie, Bud and Company
19. It All Fades Away(내게 남은 건 그대) - Robert
20. Always Better - Francesca, Robert and Company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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