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중순에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뮤지컬 인터뷰를 재관람했다.
뮤지컬 인터뷰의 키워드는 다중인격이다.
처음 이 공연의 포스터를 보았을 때에는
담배연기를 표현한 것인가 하고 그냥 지나칠 정도로 추상적인 그림으로 보여졌으나
공연을 관람하고나서 포스터를 보니 여러 명의 얼굴을 포개놓은 그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유진 킴 역에 최영준, 싱클레어 고든 역에 이용규, 조안 시니어 역에 최문정 배우였고
강수영 피아니스트가 음악을 연주했다.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제작, 추정화 작/연출, 허수현 작곡이고 공연시간은 110분이다. 커튼콜 촬영은 금지다.

지난 번 관람 때 조안이었던 김주연 배우도 좋았지만
이날 공연에서 조안 시니어를 연기한 최문정 배우의 노래와 연기도 무척 매력적이었다.
오프닝 넘버인 '자장가'는 조안 역 여배우가 앞부분은 어린 소녀의 목소리로
뒷부분은 성인 여성의 목소리로 노래하여 첫 곡에서부터 다채로움을 표현하는 넘버다.
같은 배우가 다른 목소리로 노래한다는 것은 이 작품의 키워드인 다중인격과 일맥상통한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최문정 배우는 소녀 음색에서는 귀엽고 발랄함을 성인 음색에서는 깊이 있고 풍부한 감성을 노래에 담아냈다.
진실을 탐구하는 유진 킴 역의 최영준 배우는 첫공 공연 중에 부상을 입어서 공연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했었으나 이날 공연에서 무대에 선 모습을 보니 부상에서 회복한 것 같아 안심했다.
다중인격을 소재로 하고 있는 뮤지컬인 만큼 5명의 인격을 연기하는 싱클레어
정확하게는 맷 시니어 역 배우의 연기가 극의 흐름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개인적으론 지난 공연 때의 김경수 배우의 맷이 보다 취향에 맞지만 이날 공연의 이용규 배우의 맷도 괜찮았다.
지미일 때의 난폭함, 우디일 때의 어리숙함, 앤일 때의 새침함, 그리고 노네임일 때의 냉철함을
한 배우가 모두 다른 색깔로 연기해야 하므로 배우에게 있어서 맷은 굉장히 매력 있는 캐릭터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10대 소녀인 앤을 연기할 때에는 몸짓과 발성을 여성스럽게 해야 하므로
성인 남자배우로서는 아무리 연기더라도 다소 오글거리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관객에겐 즐거울 수도 있겠지만.
넘버 중에선 홍일점인 조안의 음색이 들어가는 넘버 '자장가'와 '애너벨 리'가 특히 마음에 든다.
앞으로 다중인격의 이야기가 펼쳐질 것임을 암시하는 넘버 '내 안의 괴물'도 매력 있는 곡이다.
자장가의 가사는 마더구스 Who killed Cock Robin(누가 울새를 죽였니)에서 따온 것인데
잔혹하게 느껴질 수 있는 가사에 처량하면서도 리듬감이 있는 멜로디가 어우러져
귓가에서 계속 맴돌게 되는 매력 넘치는 넘버다. 자장가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누가 울새를 죽였니
나 참새가 말했어
내 활과 화살로 내가 죽였어
누가 수의를 지을까
나 풍뎅이가 말했어
조그만 바늘로 내가 지을게
부엉이 곡괭이 삽으로 무덤을 파고
떼 까마귀 목사가 되어 장례를 치르지
불쌍한 울새를 위해서 울려퍼지는 종소리
모두가 흐느껴 우네 모두가 흐느껴 운다네
가엾은 울새의 장례식에 울려퍼지는 종소리
하늘을 날으는 모든 새들 한숨을 쉬며 우네
가엾은 울새의 장례식에 울려퍼지는 종소리
하늘을 날으는 모든 새들 한숨을 쉬며
흐느껴 우네 흐느껴 운다네 X 4
뮤지컬 인터뷰의 대표넘버 자장가.
잘 알려져 있는 동화의 원작에는 실은 잔혹한 내용이 들어있었다고 하여 잔혹동화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하는데
전래동요 또는 자장가로 번역되는 마더구스 또한 가사의 내용을 살펴보면 잔혹동요라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을 것 같다.
* 마더구스(Mother Goose) - 영미권에서 널리 알려진 전래동요의 총칭.
영국이 식민지정책을 펼쳤던 17세기에 전세계로 널리 전파됐다. 전래동요의 수는 600개 이상이라고 한다.
마더구스가 작품의 주요소재로 활용되는 예도 많다.
추리소설의 여왕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 중에서 쥐덫에는 눈 먼 생쥐 세 마리(Three Blind Mice),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는 열 꼬마 인디언(Ten Little Indians / Ten Little Niggers)이 사용됐다.
- 뮤지컬 인터뷰 수록곡 -
01. 자장가
02. 유서
03. 조그만 이야기
04. 싱클레어의 이야기
05. 내 안의 괴물
06. 만들어 낸 이야기
07. 싱클레어의 공격
08. 조안의 이야기
09. 유진의 반격
10. 지미의 이야기
11. 지미의 이야기 rep.
12. 자장가 rep.
13. 우디의 이야기
14. 앤의 이야기
15. 끊어진 기억
16. 맷의 이야기
17. 애너벨 리
18. 인형의 죽음
19. 맷의 이야기 rep.
20. 유서 rep.
02. 유서
03. 조그만 이야기
04. 싱클레어의 이야기
05. 내 안의 괴물
06. 만들어 낸 이야기
07. 싱클레어의 공격
08. 조안의 이야기
09. 유진의 반격
10. 지미의 이야기
11. 지미의 이야기 rep.
12. 자장가 rep.
13. 우디의 이야기
14. 앤의 이야기
15. 끊어진 기억
16. 맷의 이야기
17. 애너벨 리
18. 인형의 죽음
19. 맷의 이야기 rep.
20. 유서 r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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