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도그파이트 2018/08/26 17:08 by 오오카미




올해 국내 초연의 막을 올린 뮤지컬 도그파이트는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6월 1일부터 8월 12일까지 상연되었다.
마지막 주에는 커튼콜데이가 진행되어 커튼콜을 촬영하며 공연의 여운을 추억으로 기록할 수 있었다.



8월 11일 오후 3시 공연의 캐스팅은
버드레이스 역에 최동욱(세븐), 로즈 역에 양서윤,
볼랜드 역에 이해준, 번스타인 역에 선한국, 멀시 역에 백주연,
로즈 엄마 역에 유보영, 술집주인 역에 임춘길, 라운지가수 역에 김성훈, 웨이터 역에 김정열 배우였다.



앙상블로는 김수정, 김하나, 남궁민희, 박진상, 김준용, 이준호, 김형찬,
이종영, 이민규, 문장미, 백명한, 이다경, 강샤론, 김안젤라 배우가 출연했다.



공연장 로비의 포토존은 금문교와 석양에 물든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가로등 밑에서 젊은 남녀가 포옹을 한 채 서로를 응시하고 있는 풍경이라서 운치가 있다.

뮤지컬 도그파이트는 2012년에 미국 세컨드 스테이지 시어터(Second Stage Theater)에서 초연했고
저스틴 폴(Justin Paul)과 벤제이 파섹(Benj Pasek) 콤비가 작곡과 작사를 담당했다.
원작은 여성감독 낸시 사보카(Nancy Savoca)의 동명영화 Dogfight(1991)다.
이 영화가 국내에서 '샌프란시스코에서 하룻밤'이라는 제목으로 출시되었기에 뮤지컬에서도 부제로 사용되고 있다.
노우성 연출이고 공연시간은 1부 65분, 인터미션 20분, 2부 65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뮤지컬 도그파이트의 무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대형 LED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LED는 무대 뒷면에도 설치되었고 세로로 매달린 간판 크기의 것도 다수 사용되고 있으나
그 중에서도 무대 바닥에서 천장까지 닿는 높이의 커다란 직사각형 모양의 LED 4개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LED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샌프란시스코 거리의 풍경, 금문교의 야경,
베트남 전장의 밀림 등 다양한 풍경을 효과적으로 연출하고 있다.

1967년 샌프란시스코의 거리를 베트남전 상이군인
버드레이스가 다리를 절뚝거리며 쓸쓸히 걸어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미군의 베트남전 개입을 반대했던 시민들이 참전용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기만 했다.
술집에 들른 버드레이스가 그의 팔에 새겨진 벌 세 마리 문신을 바라보며 이야기는 4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베트남 파병을 위해서 신병훈련을 마친 새내기 해병대 군인들이 버스를 타고 샌프란시스코로 이동 중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이들은 오키나와를 거쳐서 베트남 전장으로 향하게 된다.
미국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앞둔 군인들은 해병대에 대대로 내려져오는 유서 깊은 게임을 하기로 한다.
게임의 이름은 도그파이트다.
술집을 빌려서 파티를 여는데 가장 못생긴 파트너를 데리고 오는 병사가 이기는 게임이다.
못생긴 여자들이 우글대는 술집 안의 풍경을 흉폭한 개들이 싸우는 투견장의 풍경에 빗대어 이런 이름을 붙인 것이다.
버드레이스는 쓰리B라고 불릴 정도로 친하게 지내는 친구 볼랜드, 번스타인과 함께 시내로 나가서
도그파이트에 데리고 갈 여자를 물색하다가 로즈카페라는 찻집의 종업원인 로즈라는 아가씨에게 말을 건다.
로즈는 음악을 동경하는 순진한 처녀였다.
로즈는 남자를 멀리하라는 엄마의 충고 때문에 처음에는 버드레이스를 경계하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파티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에 결국 버드레이스의 데이트 요청을 받아들인다.
버드레이스는 도그파이트의 파트너를 구하긴 했지만 술집으로 향하는 발길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즐겁고 화려한 데이트를 꿈꾸며 따라나섰을 로즈에게 몹쓸 짓을 하고 있다는 죄책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뮤지컬 도그파이트는 월남전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참전했다가 부상을 입고서 돌아온 군인을 향해서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것이 아니라
매정하고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민들의 모습을 통하여
원작의 각본을 쓴 봅 콤포트(Bob Comfort. 1940-2010)가 베트남전을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베트남의 공산화를 막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철수함으로써
미국에게 패전의 상처를 남긴 베트남전은 결과적으로 허무하고 씁쓸한 전쟁이었다.
허무만을 남긴 베트남전과 여성을 군인들의 게임을 위한 노리개로 전락시키는 도그파이트를 접목시키면서
인간성을 상실한 게임은 전쟁만큼 무섭고 잔인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묵직한 메시지 외에도 도그파이트 게임이 종료된 후
버드레이스와 로즈가 다시 데이트를 하고 함께 아침을 맞이하는 이야기를 전개함으로써
젊은 남녀의 순수하고 풋풋한 사랑을 노래하며 인간성 회복의 희망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뮤지컬 도그파이트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음악이라 하겠다.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에서 작사, 위대한 쇼맨에서는 작곡과 작사를 담당함으로써
명성을 떨친 폴&파섹 콤비가 영화 작업을 하기 전에 손을 댔던 이 뮤지컬에서도
그들의 음악적 재능과 센스는 여지없이 빛을 발하고 있다.

6월에 처음 관람했을 때부터 마음을 사로잡은 넘버 '어떤 순간(Some Kinda Time)'은
비트감 있는 흥겨운 멜로디에 젊은 남자들의 치기와 허세 가득한 노랫말이 어우러진 데다가
외박을 앞두고 마음이 들뜬 군인들이 합창으로 부르는 노래라서 파워가 넘쳐난다.
이 밖에도 버드레이스와 로즈가 함께 식사를 하러 가면서 부르는 듀엣곡
'첫데이트, 하룻밤(First Date/Last Night)'은 이성과의 만남에 설레는 두근거림을
밤밤밤 빠바밤밤밤이라는 후렴구를 삽입하여 귀엽고 사랑스럽게 표현하고 있는 러브송이다.
도그파이트가 진행되는 술집에서 라운지가수가 플로어에서 춤을 추는 커플들을 위해서 부르는 댄스곡
'오 나의 천사(That Face)'는 조금은 느끼하지만 달콤하고 감미롭게 사랑을 찬양하는 축가다.
도그파이트의 진실을 알게 된 로즈가 비밀을 폭로한 멀시와 함께 부르는 여성 듀엣곡
'Dogfight(It's A Dog Fight)'는 추잡한 게임에 여자를 이용하는 남자들을 비난하는 노래인 만큼
두 여자의 분노하는 감정이 담겨 있어서 강렬하고 폭발적인 넘버인 반면에
파티장을 빠져나와 혼자 집으로 돌아온 로즈가 낙담하며 부르는 넘버 '웃기는 하루(Pretty Funny)'에서는
로즈의 엄마를 비롯하여 모든 여배우가 무대에 등장하여 합창함으로써
상처를 받고 부서져 버린 연약한 여자의 마음을 노래하여 감정면에서 좋은 대조를 이룬다.
그 외에도 로즈의 자작곡으로 설정된 '길을 보여줘(Give Way)',
군인들이 스스로에게 용기를 복돋우기 위해 부르는 '우린 전쟁 영웅(Hometown Hero's Ticker Tape Parade)' 등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 매력 넘치는 넘버가 가득하여
공연을 관람하는 횟수가 늘어갈수록 이 작품이 주옥 같은 넘버들로 채워진
수준 높은 뮤지컬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14인의 앙상블은 원캐스팅으로 첫공부터 막공까지 무대를 지켰다.
가슴골이 드러난 섹시한 의상으로 외박을 나온 쓰리B를 유혹하는 여인 역을 연기한
김수정 배우가 앙상블 중에서는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다.



라운지가수 역 김성훈, 로즈 엄마 역 유보영, 술집주인 역 임춘길, 웨이터 역 김정열 배우.
조연들의 감초 연기는 극에 재미를 더한다.



번스타인 역 선한국 배우.



볼랜드 역 이해준 배우.



로즈 역 양서윤 배우.
양서윤 배우는 뮤지컬 고래고래 이후 오랜만에 만나보았다.
안정적인 가창력으로 노래를 좋아하고 사랑을 꿈꾸는 히로인을 잘 표현했다.



가수 세븐으로 더 친숙한 최동욱 배우가 버드레이스를 연기했다.
최동욱 배우는 2015년에 엘리자벳으로 뮤지컬 데뷔했고 이번이 뮤지컬 두 번째 작품이다.
막공 때 커튼콜 무대인사에서 스스로를 신인배우라고 소개할 정도로 겸손한 자세를 보였지만
가수 경력이 있는 만큼 전혀 신인답지 않은 능숙한 연기와 노래로 배역을 소화했다.



객석에 손가락 하트를 날리는 최동욱 배우.




뮤지컬 도그파이트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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