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 2018/07/27 12:24 by 오오카미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에서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를 관람했다.
2주 전 첫 관람 때에는 신다은, 김주헌 배우 캐스팅이었다.
콘텐츠플래닝 제작, 이만희 작, 김지호 연출이고 공연시간은 90분이다.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는 1996년에 초연했고
박신양, 전도연 배우 주연의 영화 약속(1998),
이서진, 김정은 배우 주연의 드라마 연인(2006)으로 각색되어 제작되기도 했다.
이만희 작가의 최근 작품으로는 영화 인천상륙작전(2016)의 각본이 있다.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는 3장으로 구성된 2인극이다.
두 주인공의 마지막 만남을 1장에서 서술하고 있고
2장과 3장에서는 마지막 만남이 이루어지기 바로 이전의 만남을 그리고 있다.
시간적으로 뒷이야기를 앞에 놓았다는 점도 독특하지만
두 연인의 수많은 추억이 담긴 시간의 일기장 중에서 마지막 두 시점을 골랐다는 점 또한 개성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큰 특징은 2인극 같지 않은 느낌의 2인극이라는 것이다.
무대 위에는 공상두 역의 남자배우와 채희주 역의 여자배우만이 등장하지만
두 인물의 대화 속에서 최풍세, 엄기탁, 오강국, 영해 언니 등 다양한 이름들이 거론되어
관객에게는 3인극 이상의 무대처럼 느껴진다는 점이다.

1장의 무대는 어느 감옥의 면회실이다.
유리에 구멍이 뚫려 있는 답답한 면회실이 아니라
죄수와 면회자가 자유롭게 신체를 접촉할 수도 있는 특별면회실이다.
면회 온 수녀는 말한다. 아는 검사가 있어서 빽을 썼다고.
수녀의 세례명은 루시아. 수녀가 되기 전에는 채희주라는 이름이었고 직업은 의사였다.
수녀 앞에 있는 남자는 사형수다. 이름은 공상두이고 폭력조직 상두파의 두목이었다.
희주와 상두는 한때 연인이었다.



2장과 3장은 1장으로부터 이삼년 전의 과거이고 어느 시골에 있는 희주의 집이 배경이다.
2장이 시작되면 희주는 라디오의 볼륨을 켜서 음악을 듣고 있고 상두는 침대에서 자고 있다.
지명수배자가 되어 쫓기고 있던 상두가 이삼년 만에 불쑥 희주를 찾아왔다.
희주는 그 동안 아무 소식이 없다가 다짜고짜 찾아온 상두가 야속한 한편 반갑고 흥분되었다.
잠에서 깨어나면 그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상두가 먼저 말해 주길 기대했으나
그러질 않자 희주는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고 연인에게 쏘아붙이고 만다. 말 안 할 거냐고.
이리하여 두 연인은 서로 만나지 못했던 동안에 일어났던 일들을 상대방에게 털어놓고
더 나아가 함께했던 그 이전의 추억들을 되새기며 잠시나마 행복한 한때를 보낸다.

상두가 바람 쐬러 나갔다 오자고 말을 꺼내면서 2장이 종료되고
3장이 시작되면 상두는 팬티 차림으로 거실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고
화장실에선 희주가 샤워하는 물소리가 들려온다.
두 사람은 근처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고 돌아온 것이다. 춘사월에.
상두는 희주에게 고백한다.
사형 선고를 받을 만한 죄를 저질러서 도망다녔던 것이고 이제 자수할 생각이라고.
희주는 옷장에서 드레스를 꺼내와 입고는 상두의 팔짱을 끼고서 마당에서 둘만의 예식을 올린다.
자수하지 말고 함께 어딘가로 도망치자며 희주는 처음에는 연인을 말렸지만
그만 가 봐야겠다며 일어섰던 상두가 가지 말고 그냥 있을까 하며 주저하자
연인을 향해서 담담하게 말한다. "돌아서서 떠나라."

희주 역 신다은 배우는 TV를 통해 낯익은 배우이고 연기력 좋은 배우로 이전부터 인식하고 있었기에
기대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기대했던 대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2장 초반부에서 보여준 희주의 감정 연기가 특히 좋았다.
오랜만에 상두가 찾아와서 반가운 한편 그가 경찰에게 쫓기고 있는 몸이란 걸 알기에 불안한 마음을 잘 표현했다.
이 장면에서 신다은 희주는 한밤중인데도 흥겨운 음악을 틀어놓고 음악의 힘을 빌어서라도
마음에 안정을 찾으려고 애를 쓰지만 표정이 어둡고 초조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잠에서 깨어난 상두가 뭔가 이야기를 해주길 바라며 희주는 기다리지만
끝내 지명수배와 관련된 얘기가 나오지 않자 폭발하고야 만다.
그제서야 자신은 관계없다며 연인을 안심시키는 상두의 말에
희주의 표정은 분노와 걱정에서 환한 웃음으로 바뀌었고 상두의 품 안으로 달려들었다.
신다은 배우는 이러한 감정변화를 생생하게 살려내며 숙성된 연기로 여주인공 희주를 그려냈다.

상두 역 김주헌 배우의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연기도 좋았다.
조폭 두목과는 거리가 먼 옆집 삼촌 같은 친근함과 포용감이 있었다.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는 헤어지는 연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서글픈 작품이다.
조폭이 주인공이라는 설정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사형수를 주인공으로 삼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두 주인공의 대화만으로 그 밖의 등장인물들의 이미지를
관객의 머릿속에 떠올리게 만드는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일주일 전 두 번째 관람 때에는 전성민, 박정복 배우 캐스팅이었다.
이날 공연시간은 80분이었다.
같은 공연이라 하더라도 배우들의 합이나 당일 컨디션에 따라서 시간 차이가 난다.
연극이 살아있는 예술이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전성민 배우는 대작 연극 페리클레스에서 여주인공 마리나 역으로 만나봤었다.
전성민 희주는 인물에 대한 이해도와 대사전달력이 좋았고 맛깔나는 연기로 여주인공의 매력을 잘 살려냈다.
희주의 아버지가 군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여 종종 여장부다운 끼를 발휘하는 대목이 좋았다.

박정복 상두는 날카로운 눈빛 연기가 조폭 두목이라는 캐릭터와 잘 어울렸다.
강인함이 깃든 눈빛과 표정과는 달리 말투와 억양에선 차분함과 따스함이 느껴져서
이미지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다소 언밸런스한 분위기가 묘한 매력을 자아냈다.

그나저나 커튼콜 촬영 금지라는 점은 역시나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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